[군산 '맛' 대첩] 토종 치킨의 전설 ‘영화통닭’(2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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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맛' 대첩] 토종 치킨의 전설 ‘영화통닭’(21B)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5.28 16:13
  • 기사수정 2022-01-14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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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비행장 앞 프라이드치킨과 역사 엇비슷 지역최고 통닭집
첫 주인 군산 대표 통닭으로 키운 뒤 여러 업주들로 바뀌어
군산 통닭의 쌍두마차 ‘미원통닭’… 2호점 내고 영업망 확대
영화통닭
영화통닭

 

우리나라에 통닭이 등장한 건 언제쯤일까.

통닭은 본래 조리되지 않은 닭 자체를 뜻했지만 이젠 누구나 그러하듯 닭 한 마리를 튀겨낸 것을 뜻한다.

통닭과 튀긴 닭을 서로 구별해야 한다면 튀김통닭이 맞는 말이겠지만 이제 통닭은 튀김통닭을 말하고 생닭은 생통닭을 의미하는 단어로 됐다.

이 통닭의 시작은 서울의 명동영양센터를 원조로 보는 듯하다.

명동영양센터는 서울에선 매우 유명했던 곳으로 1961년 영업을 시작한 곳이다.

1990년대 들어서 이곳을 가본 사람들은 엄청났지만 이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가 되어서인지 그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것 같지 않다는 게 고객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일반적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치킨의 발전 및 흐름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통닭과 관련된 역사를 다뤘다.

◇ 치킨의 역사… 국내 치킨전쟁의 서막, 그리고 군산

우리나라에서 오늘날 후(프)라이드 치킨이 처음 알려진 사례는 1950년대 한국 전쟁이후 미군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60년대 들어 오늘날 치킨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전기구이통닭이라는 닭구이요리가 등장, 명동의 영양센터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맞은 것.

1970년대와 1980년대 들어 획기적인 닭 요리법들이 개발돼 본격화됐다.

해표 식용유가 1971년 등장하면서 닭을 통째로 튀긴 통닭의 인기가 엄청났다.

튀김통닭은 재래시장의 닭집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고 1977년 림스 치킨이라는 첫 체인점이 설립, 국내 첫 치킨을 조각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1980년대 엄청난 상황이 발생했다.

페리카나 치킨, 멕시칸 치킨 등 양념치킨이 국내에 본격 등장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부르는 튀김가루를 발라 튀긴 튀김통닭은 이 시기에 모습을 드러냈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도 이런 치킨의 형태에 관한한 유사한 흐름을 이어왔을 것이다.

다만 시차를 갖고 서울과 대도시 등을 거쳐 자연스럽게 군산에도 상륙,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 군산의 통닭 역사는 누가 원조일까.

# 군산 통닭의 살아 있는 전설 …영화통닭‧ 미원통닭 전성시대 활짝

아마도 군산에서는 영화통닭을 그 원조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이른 바 최고 통닭집이었다.

1975년 3월 영화동 시장통 인근 길모퉁이에 군산에서는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통닭집이 생겼다.

지역에서 한때 유명변호사로 활동한 그의 부친이 시작한 이래 수십 년을 장사하다 다른 이에게 넘겼는데 그의 집에 우환이 생겨 수년 전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미원통닭 포장 봉투
미원통닭 포장 봉투

그래도 역사와 전통을 아쉬워 한 다른 업주에게 넘겨져 명맥을 유지하면서 영업을 재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자칫 이곳을 이용한 단골들은 아쉬움과 추억 속에서나 그 맛을 기억해야 할 뻔했다.

다행히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외형을 변화시키고 활발한 영업을 재개했단다.

시장 통닭을 만든 통닭집으로 수십 년 동안 비닐봉지 대신 특징적인 종이봉투로 포장돼 군산 통닭 애호가들의 야식을 책임졌었다.

특히 옛 군산시청사와 인접해 있는 까닭에 야간 근무를 하는 그 당시 시청공무원들의 입을 즐겁게 했던 곳이었고 그 시절의 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추억의 음식이었다.

아마도 종이봉투를 한 것은 당시 종이 가격이 싸서 선택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닭의 일정한 온도는 물론 닭에서 나온 기름을 나름 처리할 수 있어 만들었지 않았을까.

최근 맛을 본 인사들은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달콤하고 새콤하다’고 맛 품평회를 하고 있는 등 그 중독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과거 맛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그 후예들이 하나둘씩 영업을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렀고 군산지역이 오늘날 통닭의 역사처럼 내세운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영업했던 원래 주인의 영화통닭은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 반반치킨, 모래주머니, 부위 등을 팔았었다.

지금도 온라인 상 그 당시의 영화를 자랑하듯 각종 블로그의 페이지들을 채우고 있을 정도란다.

호사가들은 영화통닭과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미원통닭(공부상 2005년 6월 개업)을 군산(토종) 쌍두마차라고도 칭했을 정도다.

실제로 1992년 개업한 미원통닭도 영화통닭의 전통처럼 종이로 만든 누런봉투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 사장님의 아들이 수송동에 미원통닭 2호점을 낼 정도로 활발한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을 애용했던 한 60대 고객은 “어렸을 때 자주 갔던 영화통닭이었고 그 시절 통닭을 먹고 싶을 때면 주인집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그 당시를 즐겁게 술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월명동의 올리브(2015년 7월 개업)란 수제 튀김집에서 만든 통닭 맛도 일품이어서 최근 핫한 원도심 통닭을 만든 요리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 통닭도 주목받고 있다. 삼학동에 홀을 갖춰 운영하던 군산통닭은 얼마전 명산동으로 자리를 옮겨 배달중심으로 영업중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영화동에 '맛나 통닭'이라는 곳도 있었다.

군산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 곳을 '카레 통닭'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군산 미군비행장에 다니던 주인장이 군산에서 처음으로 통닭 반죽에 카레를 넣은 것으로 소문 나 있다.  

이 때문에 군산 미군들의 외출시 단골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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