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창업' 15] "함부로 사업 확장 생각 마세요" ‘등록망촉’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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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창업' 15] "함부로 사업 확장 생각 마세요" ‘등록망촉’의 교훈
  • 김철호 계곡가든 대표
  • 승인 2021.10.28 08:24
  • 기사수정 2022-01-1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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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계곡가든 대표
김철호 계곡가든 대표

창업자들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 잘 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고객들이 이토록 많이 찾아주고 맛있게 먹어주는데, 프랜차이즈를 시도해볼까?’라는 욕심이다. 이 시기엔 공교롭게도 주변에서 설탕발린 말이 연이어 들려온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 내실을 생각 치 않고 무리하게 프랜차이즈로 발전시키면 잃는 것은 돈 뿐만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별미로 자주 먹는 아귀는 입이 크다. 그 커다란 입으로 많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다. 그들을 잡아 요리할 때 배를 갈라보면 가관이 아니다. 아직 소화시키지 못한 작은 물고기들이 태반이다. 무리하게 먹어 몸이 둔해진 녀석들은 낚기 쉽고 건지기 쉽다. 그들이 자신이 소화시킬 정도만 적당히 먹고 날쌔게 움직였으면 살 확률이 조금이나마 올라갔을 것이다.

외식 창업자들이 자신의 점포 성공 이후 프랜차이즈를 꿈꿀 때 반드시 아귀의 배 속 소화 안된 물고기들을 생각하여야 한다.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을 먹게 되면 아귀처럼 꼼짝없이 덫에 걸려들어 낭패를 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교훈은 등록망촉(得隴望蜀) 고사성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후한서》 헌제기(獻帝紀)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촉(蜀)을 차지한 유비(劉備)가 오(吳)의 손권(孫權)과 다투고 있는 틈을 노려 위(魏)의 조조(曺操)는 단숨에 한중(漢中)을 점령하고 농을 손에 넣었다. 그러자 명장 사마 의(司馬懿)가 조조에게 말하였다. “이 기회에 촉의 유비를 치면 쉽게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조조는 이렇게 말하면서 진격을 멈추었다. “사람이란 만족을 모른다고 하지만, 이미 농을 얻었으니 촉까지는 바라지 않소.” 실은 당시의 조조군으로 촉을 토벌하기에는 힘이 부쳤던 것이다. 등록망촉(得隴望蜀)이란 하나를 이루면 그 다음이 욕심난다는 뜻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속성을 드러내는 말이다. 평롱망촉(平隴望蜀)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욕심을 부려 자신이 해오던 철학을 벗어나 운영을 하게 되면, 그 전에 해 왔던 모든 것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필자 역시 잘 운영하던 식당을 프랜차이즈로 바꾸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던 지난날이 있다. 결국 시간 버리고 돈을 버리고 건강까지 잃게 되는 악재가 찾아왔다. 그렇기에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식당 창업주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이고, 욕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좋은 가게 하나를 이루어 오랜 시간 잘 운영 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백년가게로 지정돼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것도 커다란 성공 중 하나다. 프랜차이즈를 일궈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은 성공을 하나의 잣대로만 본다. 바로 돈이다. 더욱 많은 돈을 벌고 싶어 무리하게 확장하다 보면 초심도, 철학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김철호 대표는?

식품의약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이며 대한민국명인·수산신지식인·전 호원대학교 우석대학교 초당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호텔조리학과에서 쉐프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소비자경제신문. 지방신문에 “맛있는 창업”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산물 제조업체 내고향 시푸드와 전라북도 향토전통식품업소이며 군산시 맛집 계곡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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