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④] "타의 추종 불허"…‘전국 맛 평정한 계곡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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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④] "타의 추종 불허"…‘전국 맛 평정한 계곡가든’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10.15 10:40
  • 기사수정 2020-11-05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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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음식…비리지도 짜지도 않은 꽃게 맛 매료
계곡가든, 한주옥 꽃게장 등 ‘맛 전쟁’ …김철호 사장 ‘산업화 일등공신’
꽃게장 부문 첫 특허‧ 국내 첫 홈쇼핑 진출 등 신화 창조
계곡가든, 해썹에 이어 첨단 스마트공장 기법까지 ‘첫선’

 

서해안에서 포획한 꽃게는 맛이 일품이다. 그중에서 군산에서 만든 꽃게 맛은 지역을 훌쩍 넘어 전국적인 요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오늘날 군산의 꽃게장 맛이 전국을 호령하게 된 것은 조상들의 맛 비법과 이를 연구하는 요리선구자들의 덕분이다.

간장게장은 양념간장이 스민 속살을 회처럼 맛볼 수 있어 좋고 양념게장은 매콤달콤한 양념맛과 다양한 맛들이 더해져 좋다.

‘비리지도 짜지도 않은’ 꽃게 맛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전주는 한옥마을이란 랜드마크와 함께 전국의 음식 맛을 대표하는 고장이다. 이 때문에 전국의 식당들이 ‘전주~’라는 음식점 간판을 선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그 이름( ‘전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단다.

이런 전주의 음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곳이 있다.

역전의 명수로 알려진 군산이다. 최근에 다양한 음식에서 전주와 음식 맛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군산사람이거나 군산을 다녀간 사람들은 맛의 고장에 관해선 단연코 전주보다 군산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지역에서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지 군산의 음식 맛을 보면 수긍한다.

군산의 어느 음식점이든지, 가보라. 그리고 그 맛을 보면 아마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좋은 예는 여러 음식에서 확인되겠지만 꽃게가 그 중에도 대표 음식이다.

왜 군산의 음식이 전국적인 수준에 오르고 있는 걸까.

군산의 해산물과 풍부한 민물고기, 풍족한 농작물 등을 요리한 옛날 옛날 할머니에서부터 어머니에 그 어머니 등으로부터 전수받은 솜씨가 그 비결의 출발점이 아닐까.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한 맛집을 찾는 미식가들의 발길도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맛의 지표 같은 미슐랭 요리와 합성어라 할 수 있는 ‘카슐랭(카(Car) + 미슐랭: 미쉐린 가이드)’ 맛집 전국 1위를 차지하거나 미식가들의 집중적인 순례 물결이 있는 곳을 꼽으라 하면 단연 ‘군산’은 그 상단 중 상단을 차지할 것이다.

앞에서 다뤘을 듯이 군산의 음식류 중 전국구급이라 할 수 있는 맛의 대명사는 이성당 빵, 짬뽕, 꽃게장, 떡갈비, 냉면, 군산해장국 등이다.

이를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자칭 ‘군산의 6味’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꽃게장이다.

그래서 군산에서 ‘음식 솜씨가 없는 사람이 절대 피해야 할 직업이 음식점’이라는 속설도 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원조들에게 배운 실력과 비법(?)을 이어받은 2대, 3대를 잇는 30년, 50년된 식당들이 다수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누구는 바다와 민물, 평야가 있어 그렇다고 설명하곤 한다. 즉 풍요로운 환경에다 특산물과 손맛의 오묘한 결합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군산의 음식 맛에 반해 수없이 오가는 전국 미식가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왜 꽃게를 로컬브랜딩의 대표로 관심을 가져야 할지를 살펴보자.

 

군산꽃게장 맛의 전국 제패… 산업화의 첫 신호탄

서해안을 끼고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꽃게가 나오는데 유독 군산의 꽃게장이 유명해진 이유는 뭘까.

본래 꽃게 보관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살아있는 꽃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살을 파먹기 때문. 냉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야 싱싱한 꽃게를 바로 얼려 보관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과거에는 전혀 가능하지 않았다.

본래 꽃게는 꽃게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것이 전부였다. 이런 염장한 꽃게는 다른 젓갈류처럼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는 있지만 꽃게살의 보드라우면서 담백한 맛이 소금의 짠맛에 가려졌다.

이 고민에서 전국민의 밥도둑 간장게장이 탄생하게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간장에 꽃게를 절이니 보존기간이 늘어남은 물론 간장과 꽃게살의 조화도 이뤄졌다. 신선한 꽃게에 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간장을 식혀서 부어주고 골고루 양념이 스미도록 꽃게가 완전히 잠길 때까지 붓는다. 그리고 꽃게 속살에 간장양념이 어느 정도 배었다 싶으면 간장을 따라낸 후 다시 간장을 끓여 식힌 뒤 붓는다. 간장게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걸 세 번 반복하는 것을 ‘삼벌장’이라고 한다. 군산의 꽃게장은 삼벌장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비법을 빨리 터득한 곳이 군산이었을 것이다.

이유를 찾으라면 만경강과 금강을 끼고 있는 넓은 평야와 전라도의 풍요로운 맛 등과 결합한 지리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더 맛있게 먹는 법을 고민하던 어느 어부의 아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게는 꽃게, 농게, 칠게, 바다참게 등 바다에서 나는 것과 민물에서 나는 것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 게들은 탕, 찜, 볶음, 장 등의 요리에 폭넓게 이용된다.

게 요리 중에서 으뜸은 게장이다.

밥 한 그릇을 너끈히 먹어 치울 수 있을 만큼 입맛을 돋게 하는 음식이 게장이다. 옛날부터 게장은 서민에서부터 고관대작에 이르기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다.

과거 게장은 간장에 오래 삭혀야 특유의 감칠맛이 나서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짜게 담그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짠 음식은 고혈압 등에 문제가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맛의 변화를 꾀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음식연구가들은 훨씬 좋은 맛과 덜 짠 음식을 만드는데 골몰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이 분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곳이 군산이었다.

 

꽃게 선구자 김철호 대표 외길 연구…꽃게장 특허 1호 탄생

그중에서도 과거, 아니 전통 답습을 뛰어넘을 노력을 시작한 선도적인 군산의 세프가 있었다. 그 세프가 김철호 계곡가든 및 (유)내고향시푸드 대표.

과거 어머니 손맛에 의지해 집집마다 소규모로 담가 먹었지만 영세한 규모와 짠맛을 극복하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계곡가든의 문을 연 김 대표는 1997년 내고향꽃게장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2002년 독특한 게장과 소스 제조 방법으로 국내 최초로 꽃게장 특허를 받기도 했다.

2005년 (유)내고향시푸드로 법인명을 바꾼데 이어 2007년 대한명인협회로부터 ‘꽃게장 명인’, 해양수산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각각 선정되기도 했다. 꽃게장 연구의 현대화와 산업화 공로로 대통령 산업포장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꽃게장 명인으로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계곡가든 꽃게장의 체인점이 전국으로 퍼져나갔을 뿐 아니라 군산꽃게장의 입지를 확고히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군산에 계곡가든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계곡가든의 흐름을 적극 언급하는 것은 김철호 대표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때문인데, 최근에는 중소업체에서 생소한 실험을 다시 시작했다.

지역중소식품업체 최초로 최근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AI(인공시스템)를 꽃게장 제조과정에 도입함으로써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을 만들어 전국적인 선도기업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군산 꽃게장, 홈쇼핑 방송 첫 진출… 꽃게의 세계화 도전

1998년 국내 최초로 홈쇼핑방송에 센세이션할 일이 발생했다.

첫 방송에서 50분 만에 무려 1억3000만원 어치의 꽃게 판매되는 엄청난 상황에 서해안 곳곳이 꽃게 음식으로 수놓게 된 시발점이 됐다는 게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노력이 빛을 냈다.

2008년 뉴욕에서 개최된 한식요리경연대회에서 황금무궁화외식산업대상을 수상했고 2013년미국 LA에서 개최된 미주한의 날 축제마당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꽃게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이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전문꽃게장 맛집들로는 계곡가든(1991년 1월개업)을 비롯한 유성(가든)꽃게장(1992년 4월 개업), 한주옥(2003년 10월 개업), 대가(2000년 10월) 등 10여 곳에 달하며 꽃게장을 판매하거나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수두룩하다. 군산의 여느 음식점에 가면 밑반찬으로 꽃게 무침이 나왔는데 비싼 원재료 때문에 서서히 종적을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선도적인 군산에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꽃게 원료 확보 문제와 꽃게요리의 이벤트 등에는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다.

김철호 (유)내고향시푸드 대표는 “군산의 꽃게장 맛을 현대화하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전국적인 꽃게장 선도지역이 되기 위해선 전국 꽃게요리 경연대회 등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또 다른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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