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①] 다채로운 맛 DNA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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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①] 다채로운 맛 DNA 군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8.20 11:45
  • 기사수정 2020-08-20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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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동·서양 콘텐츠 … 글로컬시대 이끌 다국적 음식들 즐비
빵· 소바‧ 냉면· 짬뽕· 떡갈비· 호떡 등 전국적인 음식 등장
단순한 지역 유명맛집 넘어 신조어 카슐랭(카카오 내비+ 미슐랭) 탄생
생선회
생선회
떡갈비
떡갈비
꽃게장
꽃게장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상징화하는 브랜딩(Branding)에 발빠르게 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도시 브랜딩을 통해 고유 정체성을 표현하고 이미지를 알려 지역발전을 꾀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로컬브랜딩’은 지역 특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례이자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촉매제라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지역의 대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투데이군산은 지역의 이미지를 살릴 음식과 관련된 브랜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군산의 맛대첩’ 시리즈를 30여 차례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이에 여기에서 스토리텔링할 만한 음식을 놓고 ‘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라는 시리즈물을 8차례에 걸쳐 시작한다. <편집자 주>

군산은 물의 도시다. 다른 지역과 달리 바다와 두 개의 강, 호수 등을 낀 매우 특색이 있는 물과 관련이 깊은 곳이다.

군산지역은 바다를 통해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를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군산은 바다와 육로 등을 통해 다른 지역이나 외국과의 교류, 자연스럽게 각종 음식들이 유입되어 왔고 그 음식들을 받아들여 토착화 과정을 거쳐 전국적인 맛의 고장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군산의 음식에 가장 큰 변화하게 한 대사건 중 하나는 1899년 개항.

개항은 군산 역사상 격동기적인 음식문화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일본과 중국(청나라) 등의 국제적인 음식들은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이국적인 음식과 토착적인 식감들이 결합하면서 군산적인, 아니 새로운 한국음식으로 태어났다. 물론 이들 국가의 음식 특성을 지닌 채 들어왔지만 육지와 바다, 강 등을 낀 군산지역의 특성과 어우러져 전혀 다른 맛을 지닌 오늘의 군산 대표음식을 만들어냈다.

이들 음식은 소바와 빵, 커피, 회 등의 일본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었거나 해안도시인 군산의 특성과 어우러진 것이었고 중국 음식 중 토착화된 것도 적지 않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짬뽕과 짜장 등 중화요리, 호떡 등이다.

근대기의 선교사 등 서구문물과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엄청나게 유입된 군산은 과거와 전혀 다른 개방성을 바탕으로 도내 대표적인 신문물도시였을 뿐 아니라 서해안 거점도시 중 하나로 성장해왔다.

당시 일본인들은 기존의 어류를 끓여 먹던 탕(湯) 중심의 우리나라 전통음식에다 회 문화를 접목시켰을 뿐 아니라 소바와 빵 등의 음식을 들여와 지역 음식에 큰 변화를 줬다.

이런 음식의 유입은 선주민이든 지금의 주민들이든 토착화 단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유형의 맛과 음식의 탄생을 가져왔다 할 수 있다.

이들 음식의 후예들이 지금의 각종 횟집과 생선탕, 초밥 등이라 할 수 있고 군산의 빵 또한 그렇다.

이들 빵을 만든 장인들은 일본인들로부터 전수받거나 종업원으로 근무하다 해방을 맞자 일본인들이 남겨둔 곳을 도맡아 오늘에 이른 것도 있고 일부 장인들은 장기간 지역민들의 맛을 사로잡다가 그 후예들에게 바통을 넘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이성당이다.

이와 달리 우리 고유의 음식이지만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더욱 발전해온 음식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떡갈비다.

한국전쟁기에는 피난 온 북한지역의 서북쪽 주민들이 집단 이주해와 새로운 맛을 더했다. 이들로부터 들여온 음식들로는 온반과 냉면 등 북한 음식들이고 이 음식들의 조리법은 이미 토착화된 지 오래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토착화된 음식 중에는 미군비행장 주변의 음식인 부대찌개와 햄버거 등도 있지만 근대기에 들여온 커피 등의 양식(洋食)들도 변화과정을 거쳤다.

최근에는 꽃게장 등 고유 음식들이 진화과정을 거쳐 다양한 요리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결혼 여파로 군산에는 다문화인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 영향을 받아 새롭게 군산에 들여오는 인도 커리와 베트남 칼국수 등 각국의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 음식들이 토착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전국적인 '맛의 보고'라는 특성이 알려지면서 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과 맛 기행 등으로 군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이런 지역적 특색에 따라 맛 또한, ‘전통식- 일식- 중국식- 양식- 각국 음식’ 등의 다양한 특징을 지닌 고장으로 우뚝 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최근 카카오내비 전국 맛집 1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군산에 가선 맛 자랑을 함부로 하지 마라’는 우스갯소리가 새로 만들어질 정도다.

한편, 브랜딩이란 소비자가 상품과 브랜드의 이미지만으로도 해당 상품과 회사를 쉽게 알 수 있게 하는 마케팅의 한 방법이다.

특히 지역을 브랜딩하는 로컬 브랜딩은 지역의 고요 음식은 물론 농‧ 수‧ 특산품 뿐 아니라 지역에 산재해 있는 각종 문화관광자원을 발굴하고 끄집어내 ‘가장 지역다운 지역’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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