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②] 무한변신의 귀재 최고의 빵집 ‘이성당’
상태바
[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②] 무한변신의 귀재 최고의 빵집 ‘이성당’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8.26 16:32
  • 기사수정 2020-11-05 0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산 대표 브랜드이자 향토기업 우뚝…당시 조화당과 경쟁하며 75년 영업
1920년 이즈모야 과자점 출발 국내 최고이자 전국 3대 빵집 각광
롯데백화점 진출 이후 의식주 다 모은 편집숍(숍인숍 형태) 등 대변신
이성당의 후예들 동네빵집의 강자로 부상
이성당 내부./사진=군산시
이성당 내부./사진=군산시

 

군산을 대표하는 장소나 상징적인 것은 뭘까.

시민들로부터나 외부인들이 군산을 기억하는 말들을 종합하면 고교야구가 절정의 인기를 모을 땐 군산상고의 별칭인 ‘역전의 명수’가 지역의 대표브랜드였다 할 수 있다. 그 후 의사 등 의료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룹에게는 이영춘 박사(가옥), 새만금, ‘군산의 오토바이’로 불린 고(故) 채금석 선생과 금석배 축구대회 등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

2000년대 들어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군산이 새롭게 조명됐는데 지역의 다양한 음식들도 더불어 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 등에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독보적이라 만큼 군산을 널리 알린 곳은 아마도 ‘이성당’이 아닐까 싶다.

‘이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만든 집’이라는 이성당.

이성당은 중앙로 1가 옛 시청 건물 맞은편에 자리한 제과점이다. 1945년에 문을 연 이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기도 하다.

이성당의 뿌리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인이 운영하던 '이즈모야'라는 화과점에서 출발, 해방 후 적산가옥 불하 과정에서 이성당 창립자(이석우)가 이 건물의 절반을 불하받아 제과점을 시작한 게 오늘날의 이성당이다.

창업주 이석우(작고)의 조카인 고 조천형 사장을 거쳐 현재의 김현주 사장이 가업처럼 이어 3대째 75년을 지켜온 빵집이자 전국 3대 빵집으로 우뚝섰다.

본래 이 제과점의 이름은 일본 시네마현 이즈모시의 지명에서 따왔다고.

이성당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건 해방 직후로 사실상 이때 재창업한 셈.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군산기네스 등재에 이어 최근엔 백년가게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근대 군산사람들은 단순 밀가루 음식이나 전통 떡류를 먹었을 것이지만 당시로선 현대적인 서양식 빵류를 먹어보고 어떤 맛을 느꼈을까. 아마도 잘 알 수는 없었지만 그 맛에 놀라고 가격 면에서 기존 음식과 다른 비싼 가격에 아무나 먹을 수 없는 식품이었던 것 같다.

이런 근대적인 빵맛의 원조가 다름 아닌 군산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빵 맛에선 특미를 지닌 고장이라 자부할 수 있다.

미국 선교사에 의해 군산에 처음으로 서양식 빵이 알려진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군산만의 독특한 빵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이런 유명세와 명성 때문에 군산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누구라도 단팥빵과 야채빵 등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순 없었으리라.

이성당이 만들고 있는 제품은 빵과 과자, 케이크, 빙과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중 가장 사랑받고 있는 것은 단팥빵과 야채빵, 크로켓(일명 고르게) 등 전통의 아이템이다.

제과 관련 드라마와 함께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등으로 군산이 알려지면서 이들 제빵류는 날개를 단 듯 팔리고 있다. 그 시발점이자 촉발은 2006년.

이후 군산은 관광객들의 단골 방문지로 급부상, 엄청난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백화점 납품 등을 통해 200~ 2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성당은 이 과정에서 엄청난 변신을 해왔다.

2014년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 입점에 앞서 팝업 스토어를 통해 인지도를 넓힌 뒤 정식매장에서 판매됐고 김포공항점 편집숍 시시호시(매일매일 좋은 날을 의미: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디저트 카페(2020년 4월), 햇쌀마루 등의 형태로 거듭났다.

과거 서울에서 지방으로 진출하던 방식이 아닌, 역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진출하는 형태로 몸집을 불리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카카오내비(카카오 모빌리티(카카오의 교통서비스 자회사))에서 수년째 음식점· 카페 검색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군산에 이성당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이성당과 자웅을 겨루던 군산의 2대 빵집인 조화당(또는 태극당)은 안타깝게 문을 닫았지만 이곳에서 기술을 전수받은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지역의 한 빵집이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곳이 영국빵집.

대형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맛있던 동네빵집도 프랜차이즈로 바꾸고 있는 상황 속에 군산에서 오래된 골목빵집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견실한 맛집 빵집이다. 1970~ 1980년대 이성당과 함께 2대 빵집으로 불렸던 조화당에서 기술을 습득, 1984년 문을 열어 토종 빵집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이성당의 역사만큼 군산지역 제과점들은 부침을 계속해왔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토종의 힘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그 후예들이 영국빵집과 오남매빵집 등이다.

이성당만큼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지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토종 제과점들은 다른 지역과 차별하며 새로운 기술로 무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