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③] 전국 짬뽕 호령…미식가들 감탄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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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음식을 브랜딩하자 ③] 전국 짬뽕 호령…미식가들 감탄 연발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10.0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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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급 중국요리집 즐비… 빈해원‧ 복성루‧ 지린성‧ 수송반점 등
각종 해산물‧ 야채 등 산해진미 레시피로 짬뽕 순례코스 등극
근대기부터 중국집으로부터 전수된 식감에 전라도 맛 가미 ‘새로운 음식’ 탄생
중(中) 식당만 약 170곳 성업… 짬뽕특화거리는 ‘로컬브랜딩’ 성공작

 

군산은 맛의 고장이다.

맛과 관련된 전국적인 이슈를 이끌만한 소재들을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지만 그중에서도 중화요리를 빼놓을 수 없으리라. 중화요리의 역사에 관한 한 서울과 인천 등에 버금갈 정도로 긴 역사는 물론 맛의 질적 수준도 전국 최고의 도시라 할 수 있다.

◇ 군/산/짬/뽕의 전국 평정

중화요리는 다양한 내용의 음식들이 있다. 자장면과 탕수욕, 깐풍기, 깐쇼새우 등 모두 10~ 20여 가지가 넘는다. 과거 베이붐 세대들의 졸업식 날이면 한 번쯤은 중국 음식을 먹었던 추억이 있을 테고, 최근 코로나 19여파가 불러온 비대면(언택트)시대의 대표 메뉴 중 하나가 중화요리다.

이들 요리 중에서도 왜 군산에서 유독 짬뽕만 더 강조되고 있는 걸까.

아마 짬뽕투어 관광객들이 선정한 전국 짬뽕 4대 천황 또는 5대 천황의 중화요리 유명세가 불러온 입소문(?)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지…

전국 반열의 복성루와 수송반점, 지린성, 쌍용반점 등이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오래된 중화요리집인 빈해원을 비롯한 홍영장, 영화원, 영빈각, 제일반점 등 중국집들까지 가세하면서 중화요리에 관한 한 전국 최고 수준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한마디로 블로그와 전통의 힘이 이끈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중화요리의 맛도 일품이지만 최근 인터넷과 각종 사회관계망(SNS) 등에서도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음식점들의 전국적인 지명도 때문에 전국짬뽕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을 정도로 군산의 입지는 확고하다.

이런 군산짬뽕의 유래는 어디에서 시작됐고 전국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비결은 뭘까.

아무래도 ‘지정학적인 측면과 자연환경이란 측면에 연유되지 않았을까’하는 추론으로 말미를 잡아 보아야겠다.

군산은 개항 이후 전국적인 경제도시이자, 전국 3대 항구도시로서 각광을 받아왔던 곳이었다. 이런 역사성과 함께 육지‧ 바다라는 공간을 끼고 있는 지리 및 자연환경은 해산물 등 풍부한 식재료를 활용하며 음식의 맛을 더했다.

여기에다 맛의 본향인 전라도의 손맛이 곁들여지면서 엄청난 풍미(豐味)를 자랑하게 됐다.

화교들로부터 전수된 짬뽕 맛을 일부 선도적인 장인들은 군산특유의 맛으로 발전시켜왔고 화교 세프들도 장인정신으로 무장, 반백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군산만의 독창적인 음식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물이 오늘날의 군산짬뽕.

군산사람은 중국집에 가면 과거나 지금이나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장고(?)를 거듭한다.

‘자장면이야, 짬뽕이야.’

이들 중화요리는 우리에게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그 음식들의 군산으로 전파된 시기는 개항기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으로 나뉠 수 있지만 초기 화교들의 군산집단이주와 긴밀한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화교(華僑)란 말의 연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높여서 표현한 ‘중화(中華)’란 말과 남의 집이나 타향에 임시로 머물러 사는 ‘교우(僑寓)’란 단어 의미에서 각각 따온 말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수천 년 이상 교류를 거듭해왔지만 근대기의 교류는 임오군란(1882년) 때 민씨 일가의 요청으로 청나라 군대가 조선에 진주했을 때였다.

◇ 화교의 군산 이주 … ‘듣보잡’ 음식 등장

이 시기에는 서울과 인천지역에 한정되었고 본격적인 화교들의 전북이주는 기록상으로 볼 때 군산개항(1899년) 때부터라 할 수 있다.

이후 인천과 원산에 거주하던 청나라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전국 항구들을 중심으로 이주해왔고 중국~ 인천, 인천~ 군산 등의 국내외 정기여객선 항로가 개설돼 빈번해졌다. 지리적인 여건에 따라 중국 산동반도 중국인들이 중심이 됐다.

화교의 본격 이주는 군산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120년 화교 이주 역사 중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 음식의 유입이라 할 수 있다.

# 중국 음식+ 지역특산품 합작품

해방 후 남아 있던 군산 거주 화교들은 다른 직업 대신 음식점 운영에 치중했다.

중국음식점의 맥은 빈해원과 국제반점, 신풍원, 영빈각, 영화원, 홍영장, 용문각(2005년 폐업) 등이다. 이곳의 세프들은 지역 중화요리업계를 주도했을 뿐 아니라 전라도 맛과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음식으로 거듭났다.

이곳의 주된 요리는 짬뽕‧ 자장면‧ 탕수욕 등이었다.

초기 화교들은 장미동 전북은행 군산지점 인근 주변에 하나둘씩 음식점을 개점하고 군산 안착에 들어갔다. 일제강점기에 문을 연 동해루(전북은행 군산지점 인근)는 카페 제직스의 옛 자리이고 청요리가 유명했단다. 옛 쌍성루는 서울자개 앞 양키시장 입구에, 옛 시청 뒤편 김비뇨기과 밑의 커피숍 자리에는 평화원이 있었단다.

# 대표 중국집 빈해원의 등장… 2018년 문화재 등록

본래 물짜장으로 유명했던 빈해원은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음식점. 이런 역사성 때문에 2018년 8월 등록문화재(제723호)가 됐다.

화교 왕근석씨가 1952년 장미동에서 개업한 뒤 1965년 현재 건물로 옮겨왔고 1970년대 중반 증축했다. 철근 콘크리트와 벽돌로 쌓은 2층 건물로 개방된 느낌이 강한 내부 구조가 특징이다.

특유의 개방감 때문에 2014년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 당시에는 불법 도박장으로 꾸며졌다. 보존 상태가 종은편인데다 지역생활사를 보여주는 곳이라 문화재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업 중인 식당이 문화재로 등록되기는 일제강점기 때 건립된 고창 조양식당을 제외하면 유일한 사례다.

빈해원의 창업자인 왕씨는 산동성 영성시에 태어나 청운의 꿈을 품고 본래 인천으로 이주, 그곳에서 음식점을 열었단다. 1.4 후퇴 때 인천에서 제주도로 피난 중에 타고 온 배가 고장 나는 바람에 군산에 안착, 전쟁 후에 인천에서 같이 일하던 요리사들까지 영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중식당은 만춘향.

화교였던 주인은 중식 뿐 아니라 한식과 일식, 양식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백화점을 만들어 군산의 음식문화를 선도했단다.

만춘향은 이곳의 주인이 별세하면서 안타깝게 문을 닫았다.

◇ 왜 군산 짬뽕인가… ‘로컬브랜딩’ 성공작?

이런 긴 역사 때문인지 몰라도 인구대비 짬뽕 음식점들의 성업은 다른 지역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그 수만도 약 170곳.

이는 인구 약 30만명 도시에서 엄청난 규모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집들은 세대를 달리하면서 맛을 전수해왔을 뿐 아니라 그 맛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게 지역민이나 미식 순례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면 군산짬뽕의 특징과 유래를 정리해서 스토리텔링을 해야 문화관광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로컬브랜딩’은 색다르다 하겠다. 이는 지역의 농‧ 수‧ 특산품뿐 아니라 지역에 산재해 있는 각종 문화관광자원을 발굴하고 끄집어내 ‘가장 지역다운 지역’을 만들어 내는 일에 대한 주목과 관심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짬뽕의 연원에 대한 설은 많지만, 군산에 유입 경로는 명확하지 않다. 일본 나가사키 등을 거쳐 발전했는지는 모르지만, 화교를 통해 유래됐던 것만은 정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군산짬뽕의 본향은 옛 중화요리집의 탄생지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장미동 등 원도심권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하겠다. 동령길 주변이 원류라 할 수 있다.

로컬브랜딩이란 의미에서 군산의 맛 DNA와 관광의 연계를 계획하는 군산시의 노력은 매우 시의적절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군산짬뽕거리 조성은 일종의 로컬브랜딩을 위한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군산짬뽕은 충분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중요한 4가지 요건을 갖췄다 할 수 있다.

첫째, 화교와 그들의 중화요리집 등을 시작한 골목이자 본향이란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다양한 짬뽕 맛은 마니아층들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해산물과 야채 등과 같은 지역특산품과 연계된다는 점은 다른 지역과 맛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특장을 지녔다.

셋째, 짬뽕이란 음식을 통해 다양한 관광 효과를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짬뽕을 만든 중화요리점은 산 문화재이자 오랜 음식점이어서 영화와 드라마 등 속에 군산의 살아 있는 홍보자산으로 한몫하고 있다.

넷째, 짬뽕의 역사성과 아이디어가 새로운 군산짬뽕라면을 탄생시켰고, 지역대표캐릭터로 성장한 ‘먹방이와 친구들’과 선구자들은 VR(증강현실)에 짬뽕을 접목, 군산짬뽕의 전국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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