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꿈나무 양성 위해 주민이 희사한 ‘구암초 연습장’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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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꿈나무 양성 위해 주민이 희사한 ‘구암초 연습장’ 철거 위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0.14 13:34
  • 기사수정 2022-10-17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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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축구명문가 일으킨 유성환(작고)옹 꿈나무 위해 희사
경암동 도시재생인정사업 추진 때문에 철거될 운명
주변에선 ‘고귀한 뜻 기리지 못해’ 아쉬움만 토로
경암동 소재 구암초 전천후 축구연습장이 동사무소 청사 신축 등으로 철거될 운명이다. / 사진=투데이군산
경암동 소재 구암초 전천후 축구연습장이 동사무소 청사 신축 등으로 철거될 운명이다. / 사진=투데이군산

지역 주민이 희사한 ‘구암초 전천후 축구연습장’이 동사무소 신축으로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구암초 축구연습장’ 은 수년 전 경암동에서 평생 살아온 고 유성환 옹이 구암초 학교 후배와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1억원을 쾌척해 지어졌다.

유 옹이 축구연습장 건립에 나선 것은 자신의 자녀들을 국가대표 축구선수와 지도자 등을 키우던 중 날씨 영향으로 제대로 연습할 수 없었던 경험를 되살려 사재를 턴 것이다. 

그의 자녀들은 국내 최초의 ‘5형제 축구선수’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했을 뿐 아니라 전국적인 축구명문가문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이 70·80년대 초 한국을 대표로 하는 차범근· 이영무· 박창선 등과 태극마크를 달고 녹색 그라운드를 누볐던 유동춘(전 군산제일고 감독: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선수를 비롯한 동관(전 포철 2군감독), 동우(전 우석대 감독), 동기(실업팀 선수로 활약), 동옥(구암초감독)씨 등이다.

특히 그의 자녀들의 다수가 초· 중 때 군산축구의 아버지격인 고 채금석 선생(군산 오토바이 불렸다)의 지도를 받았다. 이른바 애제자들이기도 하다.

이런 유명 축구집안답게 생전에 유옹은 자신의 자녀들의 모교이자 지역 원로로서 전천후 축구연습장 건립을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구암초 전천후 축구연습장이 헐리게 되면서 내부조차 을씨년스럽게 변해있다. / 사진=투데이군산
구암초 전천후 축구연습장이 헐리게 되면서 내부조차 을씨년스럽게 변해있다. / 사진=투데이군산

하지만 뜻하지 않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오래되고 낡은 현 경암동 청사의 신축문제가 주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군산시의 장소 물색 등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에 시는 주민센터 신청사 및 도시재생거점센터 건립(경암동 도시재생인정사업)의 일환으로 현청사 부지와 구암초 유휴부지를 활용한 복합생활 SOC조성에 주민총의를 모았다.

이에 따른 학교용지 분할측량 및 등기이전 등의 절차까지 지난해 9월 말 마무리한데 이어 조만간 공사 착수와 함께 오는 2023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런 행정절차 진행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것은 고귀한 희사자의 뜻을 기리지 못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이곳의 내부시설은 수개월째 이용되지 않아 잡초들로 뒤덮혀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설을 고철 등으로 애매하게 처리하는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여전한 고민이다.

뜻있는 주민들도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어쩔수없이 이곳이 헐리는 것만 쳐다봐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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