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평화의 소녀상' 이전 난항…동국사 반대로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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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평화의 소녀상' 이전 난항…동국사 반대로 장기화 가능성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1.08.17 13:21
  • 기사수정 2023-08-1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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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사내 군산 평화의 소녀상
동국사내 군산 평화의 소녀상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동국사측이 이전에 적극 반대하는데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내에서 조차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 이전은 서동완 의원의 5분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는 지난 2월 시의회 제235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도내 최초의 평화의 소녀상 이전의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보고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국사안에 있어 그 숭고한 의미에 대한 확장성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서 의원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따라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 이전에 속도가 붙었다.

한달 뒤 지난 3월에는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전제로 한 조례가 시의회에서 원안가결됐다.

이 조례는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되지 않고 보호·관리될 수 있도록 '군산시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공공조형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군산 평화의 소녀상이 사유지인 동국사에 개인과 단체, 기업 등의 모금으로 건립된 탓에 공공조형물로 지정받을 수 없었다.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공공조형물의 정의를 공공시설안에 설치하는 조형시설물로서 군산시가 관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례 제정으로 군산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위한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이 때까지만해도 평화의 소녀상 이전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근대역사박물관과 옛 시청 광장 등 이전 후보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동국사측이 평화의 소녀상 이전에 반대하면서 이 문제가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동국사의 이미지가 되다시피한 평화의 소녀상을 옮기는 것을 동국사 내부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동국사 재안 주지 스님은 17일 <투데이 군산>과의 통화에서 "종단쪽도 그렇고, 사암연합회도 옮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옮기려면 일찍 옮겼어야했는데 벌써 (평화의 소녀상이 동국사에 세워진지) 햇수로 7년째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평화의 소녀상을) 하나 더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추진위 내부에서도 이전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사가 지금껏 보호관리를 잘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굳이 종교 등 다른 이유로 옮기는 것이 마땅한 지에 대해 물음표를 찍고 있는 것이다.

시는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평화의 소녀상을 동국사에 세운 만큼 법적으로 이전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는 이전을 둘러싸고 동국사측과 갈등을 빚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

따라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동국사측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협의를 벌여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송미숙 의원도 "평화의 소녀상의 경우 추진위원회 소유가 명백하기에 법적으로는 옮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조금 시간을 갖고 (추진)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이전을 대비해) 이번 본예산에 이전비용을 마련해 놓을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전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자칫 유야무야(有耶無耶)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군산의 평화의 소녀상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2015년 8월12일 건립됐다.

당시 지역의 시민과 단체, 기업 등이 5,000만원을 모금해 전북 출신 고광국 작가가 군산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도내에서는 첫 번째이자 전국적으로는 열 한번째다.

이 소녀상은 맨발의 한복차림으로 고국을 그리워하며 77개의 검은 타일로 형성화한 대한해협 건너편에 있는 고국을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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