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을 쓰고도 새만금호 수질이 더 악화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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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을 쓰고도 새만금호 수질이 더 악화되는 이유는 뭘까?'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0.07.06 20:47
  • 기사수정 2021-03-10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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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군산시
/사진=군산시

 

20년간 4조원을 들이고도 6급수 새만금호 수질이 갈수록 악화되는 이유는 뭘까?

최근 5년간(2016~2020년 6월) 새만금호의 수질을 조사해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조사단)이 이 같은 질문에 “새만금호는 계속 썩어가고 있으며, 겨울이 짧아져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조사 결과, 물속에 층이 생겨 순환이 안 되고 바닥부터 썩어가는 현상이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나타나는데 겨울이 따뜻할 경우엔 이 현상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새만금 지역 환경과 문화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시민들 모임이다.

조사단은 새만금호 곳곳에서 수심별 수온과 염도의 변화,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용존산소량), 바닥층의 상태 등을 조사해왔다.

조사를 통해 최근 5년간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수심 3m 밑으로 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구역, 데드존(Dead Zone)이 만들어져 집단 폐사가 발생하며, 바닥층은 시커멓게 썩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 6월 5일과 10일 새만금 만경강 수역의 수심별 용존산소량(DO) 조사에서도 수심 3m 밑으로 죽음의 구역이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표층수의 경우 물 1리터 당 5mg 이상의 산소가 녹아 있어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지만 수심이 3m 이상 깊어지면 용존산소량이 급격히 줄어 생물이 폐사하는 빈산소층으로 변한다는 설명이다.

또 바닥층에 가까워질수록 산소 농도가 0.5mg/l 이하인 무산소층으로 바뀌어 썩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다.

물에 층이 형성되는 것을 성층화라고 하는데 새만금호에서 발생하는 성층화는 염분의 영향이 커서 염분 성층화라 칭한다.

민물에 가까운 표층수와 염분이 많아 무거운 저층의 물이 섞이지 않고 저층은 산소가 고갈됨에 따라 계속 썩어가 생물의 대량 폐사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새만금 수질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새만금호의 염분 성층화는 봄~가을(4~11월 정도)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정부의 2017년~2018년 조사결과를 봐도 수심 3~5m 사이에서 용존산소량이 크게 감소하는 염분 성층화가 2018년 1월만 제외하고는 매번 일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조사단은 지난해 4월에도 염분 성층화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날이 추워 표층수가 차가워지면 밀도가 높아져 밑으로 가라앉아 심층까지 용존산소량이 5mg/l 이상이 되어 생물이 살 수 있게 된다.

조사단의 2018년 12월 조사결과에서도 그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과 달리 유난히 따뜻했던 지난해 12월에는 봄부터 발생한 염분 성층화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 다른 계절보다(3m) 수심이 더 깊은 곳(6m)에서부터 성층화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염분 성층화가 겨울에도 지속된다면 바닥부터 썩는 기간도 길어지게 돼 새만금호의 수질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은 이미 기상관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 염분 성층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새만금의 수질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 조사단의 판단이다.

일반적인 바다와 민물에서는 표층과 저층의 밀도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온도에 의한 성층화가 일시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새만금호에서 일어나는 염분에 의한 성층화는 그보다 훨씬 강력하게 층을 형성하게 된다.

새만금호와 같이 수심이 깊고 넓은 곳에서는 염분 성층화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결국 해수유통이라는 자연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조사단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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