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수상태양광사업 오얏나무 아래 갓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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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수상태양광사업 오얏나무 아래 갓끈인가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3.12 13:32
  • 기사수정 2022-01-1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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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생 무력화 한수원 300㎿ 입찰을 놓고 민관협 민간위원 반발 속 사건 증폭
각종 특혜의혹에 이어 새만금개발청 직원 관련업체와 부적절한 골프 만남까지
이젠 읍참마속해야 할 때다
수상태양광발전소./사진=군산시
수상태양광발전소./사진=군산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은 문재인 정부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그야말로 메가톤급 위력을 더해 가고 있다. 적어도 LH 사태급은 아니지만 군산과 전북에도 새만금수상태양광발전사업이 이 같은 닮은꼴과 유사한 궤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만 커지고 있다.

LH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더한 이유는 뭘까.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요”라며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썼는가 하면, 배 아프면 공부 잘해서 시험보고 (자신의 회사에)들어오란 글까지 쏟아냈다. 지난해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도 이런 경박한 말들이 나왔었다.

우리 사회가 본질을 제대로 접근하지 않고 너희가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아 배 아파서 그런 것이라 치부하는 유아독존식 접근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성찰하고 그 해법을 찾지 않은 채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된다는 어설픈 도덕적인 해이와 출세주의, 졸부 근성이 빚은 괴물(?)에 불과할 뿐이다.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 새만금그린뉴딜정책으로 추진되는 수상태양광발전사업이 LH투기의혹과 같은 거창한 사회적인 문제처럼 확대되고 있는 것을 논리의 비약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우리 군산과 전북에서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여기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쏟아내는 이유는 전북의 수십 년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30년 동안 역대정권들은 전북 발전의 희망봉이요, 대선공약으로 닳고 닳아 빠지도록 우려먹어왔던 지역의 눈물과 같은 사업이 ‘새만금개발사업’이었다.

국가적인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설립도 안 된 회사와 주주협약을 체결하고 전체 수상 태양광발전사업 물량의 33%를 이 회사에 배정하는 등 온갖 특혜의 실험장으로 활용해온 민낯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한수원은 2019년 2월 현대글로벌과 주주협약을 맺었지만 정작 현대글로벌회사는 두 달 뒤인 4월에야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유령회사와 협약을 체결했다는 의구심까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각본을 치밀하게 짜고 했다는 말 말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수상태양광 공사입찰을 앞두고 관리 및 감독기관의 공직자와 사업수행 공공기관 직원이 이 과정에서 업체 관계자와 수차례에 걸쳐 골프 회동을 했다는 것이다. 누가 돈을 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 그런 만남을 서슴없이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요, 본질이다.

새만금수상태양광 등 새만금개발사업이 외지업체와 대기업들의 잔치가 되고 있는 현실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인 한수원이 이런 접근을 하고 있는데다 감독‧ 관리기관인 새만금개발청까지 LH식 접근을 한다면 자체 감사가 아닌 감사원 감사와 검경의 수사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런 시기에 새만금재생에너지 민관협의회 민간위원(이하 민간위원)측이 한수원의 수상태양광사업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시의적절한 행동이다.

그동안 민간위원들은 한수원의 불공정하고 반환경적인 공고 중지와 재공고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지난 9일 한화 컨소시엄으로 입찰우선대상자로 선정했다면서 강력히 반발해왔다.

불공정한 계약과 입찰의 결과는 고스란히 도민과 국민의 몫으로 향한다는 점은 여러 사례에서 충분히 경험한 만큼 민간위원들의 이런 지적은 백번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하겠다.

국가적이고 전북의 숙원사업을 하면서도 한수원도 심각한 문제지만 가장 웃긴 처사는 새만금개발청과 그 공직자들의 처신이다.

골프 만남을 각자의 비용으로 냈다는 어설픈 방식으로 호도하고 있는 점은 웃기고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더욱 더 씁쓸함만 가득하다.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고 ‘참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경구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젠, 이 말도 이미 넘어선 만큼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자신의 측근 중 측근을 단죄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이 필요한 때다. 한수원과 새만금개발청의 앞으로 행보에 주목하고 그 결과 처리에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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