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수학여행'에 담긴 1960년대 선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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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영화 이야기] 영화 '수학여행'에 담긴 1960년대 선유도
  • 투데이 군산
  • 승인 2020.08.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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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보낸 누구에게나 수학여행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70년대 초등학교 시절 전주로 수학여행을 갔다. 팔복동에 있는 문화연필 공장에서는 연필 한 자루씩 선물 받고, 코카콜라 공장에서는 줄줄이 이어 담기는 콜라병을 보며 신기해했고, 담배를 제조하는 공장, 덕진공원과 박물관 등 처음으로 접하는 신기술과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였다.

어쩌면 당시 수학여행은 나에게 있어서 집을 떠나 처음으로 타지에서 1박 2일을 보낸 잊지 못한 사건이었다.

70년대 초등학창시절을 보낸 나에게도 타지로 떠나는 수학여행은 엄청난 이벤트였는데, 60년대 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서울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1969년 고군산군도에 있는 선유도초등학교는 서울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자동차나 기차는 물론이고 바퀴 달린 것이라고는 구경조차 해본 적인 없는 선유도 아이들은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군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갔다 고향인 선유도로 무사히 돌아온다.

믿기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이며 그 내용은 고스란히 필름에 담겨 있다.

바로 1969년 유현목 감독이 제작한 영화 '수학여행' 이야기다.

영화 '수학여행'은 수학여행이 수학 공부를 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순박한 섬 아이들의 서울 상경기다.

선유도 시골 분교에 부임하게 된 김선생(구봉서)는 현대 문명에서 고립된 아이들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하루하루 삶에 묻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 못한다.

그래서 김선생은 서울로 가는 수학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부모들은 수학여행을 보낼 비용을 마련할 수도 없고, 아이들이 떠나면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김선생은 부모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아이들과 함께 방과 후 갯지렁이를 잡아 파는 등의 노력으로 여행 경비를 마련한다.

마침내 아이들은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리어카도 자전거도 없는 낙도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서울은 별천지이다. 아이들은 김선생의 사범학교 동창 교사(황해)가 부임하고 있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아이들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아이들은 창경원, 남산 그리고 방송국을 방문하고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가정용품을 접하며 신기함과 놀라움에 젖기도 한다.

낯선 도시 생활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빈번히 발생한다. 마지막 날 서울 학교 아이들로부터 리어카를 선물 받은 낙도 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 선유도를 서울처럼 잘 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섬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오른다.

이 영화를 만든 유현목 감독은 어둡고 절망적인 사회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한국 영화계의 사회적 리얼리즘의 거장이다. 그는 영화 '수학여행'에서도 1960년대 현대 문명과 단절되어있는 선유도라는 공간과 삶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담았다.

이 영화는 제4회 백마상, 제6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하여 제4회 테헤란국제아동영화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주연으로 구봉서, 문희 및 황해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이 영화를 통해 유현목 감독은 우리들에게 참다운 스승의 길이란 무엇이며, 사제간의 정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은 어떠해야 하는지 더욱이 사제지간에 더 크고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희망의 메신저는 이론이 아닌 실천에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서해안 대표 해양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고군산군도의 선유도에서 영화 '수학여행'을 볼 수 있다면 선유도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될 것이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테이터베이스(www.kmdb.or.kr)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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