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군산을 빛낸 역전의 명수들(나창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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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군산을 빛낸 역전의 명수들(나창기④)
  • 조종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승인 2020.07.16 08:38
  • 기사수정 2022-01-1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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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봉황대기 우승으로 장재근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지도상 받는 나창기 감독./사진=군산야구 100년사
1996년 봉황대기 우승으로 장재근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지도상 받는 나창기 감독./사진=군산야구 100년사

 

봉황대기와 황금사자기 우승, 최관수 감독의 '조언'이 원동력

나창기 감독은 부임하던 해(1991) 가을 전국체전 3위를 시작으로 1992년 화랑기대회와 1993년 청룡기대회, 1993년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 옛 명성 되찾기에 불씨를 당긴다.

1996년에는 봉황대기대회 우승기를 거머쥐며 10년 만에 모교에 영광을 안긴다.

이어 군산상고는 1998년 전국체전과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제3의 전성기를 맞는다.

“제가 제일은행 소속일 때 최관수 감독님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김봉연, 김준환, 김성한 등 군산상고 후배들과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1년에 몇 차례씩 뵈었죠."

"모교 감독으로 부임해서도 최 감독님을 자주 뵈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운동장에 자주 나오셨거든요. 하루는 운동장 바닥에 ‘찬스 때 대타 활용을 잘하라!’라고 쓰시는데 울컥 눈물이 나오면서 힘이 솟더군요."

"결국 1996년 봉황대기대회 우승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1996년 9월 추석 명절을 앞둔 어느 날.

제26회 봉황대기대회 우승기를 거머쥔 군산상고 선수들과 나창기 감독이 투병 중이던 최관수 감독 집을 찾아가 인사드리는 모습이 담긴 1시간짜리 TV 프로그램이 방영되어 군산 시민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1999년 9월 6일 오후 2시 동대문야구장.

그해 고교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제5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군산상고-부산상고)이 열렸다.

경기가 TV로 생중계된 그날 군산 시내와 학교는 축제 분위기. 단체로 상경한 군산상고 재학생 500여 명은 사물놀이를 앞세워 응원전을 펼쳤고, 동문 600여 명도 1루쪽 관중석에 모여 자체 응원에 열을 올렸다.

2회전부터 3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둔 군산상고는 청소년대표 왼손 에이스 이승호의 완투를 앞세워 부산상고를 11-3으로 누르고 13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군산상고는 1회 톱타자 이대수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간 뒤 박원대의 희생번트 때 부산상고 투수의 송구 실책으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김상현의 2루타로 두 점을 선취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8회에는 네 개의 안타와 4사구 두 개를 묶어 5득점, 승부를 갈랐다. 이승호는 9회까지 4안타 3실점(2자책)으로 완투하며 승리를 견인하였다.

초고교급 투수로 인정받으며 쌍방울과 입단을 교섭중이던 이승호는 혼자서 5승(4완투승)을 모두 따내며 우수투수상을 받는다.

결승전에서 4타점(1점 홈런 포함)을 올린 한동희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며 김선국(0.529) 타격상, 유재건(9타점) 타점상, 감독상 나창기, 지도상 임영무 야구부장, 공로상 고석정 교장 등 개인상 부문도 군산상고가 싹쓸이하였다.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하고, 카퍼레이드 펼치는 군산상고 선수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하고, 카퍼레이드 펼치는 군산상고 선수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군산상고 황금사자기 '포옹'> <군산상 우승 포효 "13년만이야"> <群山상고 황금사자기 입맞춤> <군산 온통 축제 도가니> <群山상고 釜山상고에 융단폭격···11-3 우승>

<역시 군산상고··· '야구 명가' 우뚝> <13년만에 정상 탈환 '감격'> <황금사자는 군산商을 택했다>

1999년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군산상고 우승을 알리는 중앙지와 지방지 신문 기사 제목들이다.

LG트윈스 이진영을 비롯해 이대수(한화), 정대현(롯데), 이승호(SK), 문규현(롯데), 김상현(SK), 신경현(전 한화) 등을 길러낸 나 감독은 2002년 김용남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고 2003년 창단한 호원대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해 오늘에 이른다.

그의 현재 직책은 호원대 야구부 감독겸 스포츠 레저학부 전임교수.

그는 “야구밖에 모르고 살아왔지만, 너무도 멋진 인생이었다”며 자신의 야구 철학을 소개했다.

“야구는 9회를 치르는 동안 한두 번, 두세 번은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그 기회를 잘 이용하면 승리하죠. 우리네 인생도 짧든 길든 위기가 따르기 마련인데요."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슬기롭게 넘기면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계속)

※ 군산상고 출신 프로팀 선수 소속은 2013~2014년 기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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