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비안도의 풍어제 '시숫배놀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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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비안도의 풍어제 '시숫배놀이'를 아시나요?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2.26 16:03
  • 기사수정 2024-02-2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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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배에 풍어와 안녕의 기원을 담아
바다로 띄워 보내는 독특한 지역 문화 행사’
정월 초사흘날부터 보름날까지 진행
비안도 시숫배놀이의 하이라이트. / 사진= 독자 제공
비안도 시숫배놀이의 하이라이트. / 사진= 독자 제공

도내 서해안 지역의 풍어제 중 이색적인 것이 옥도면 비안도의 시숫배놀이다.

‘시숫배놀이’는 작은 모형 배에 풍어와 안녕의 기원을 담아 바다로 띄워 보내는 독특한 지역문화행사다. 부안군 위도의 띠뱃놀이와 매우 유사한 풍어제다.

비안도 어촌 뉴딜 300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용철, 사무장 이미자)는 지난 24일 저녁 비안도 앞바다에서 마을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안도 정월대보름 시숫배놀이를 개최하고 마을 안녕은 물론 무사항해와 풍어를 기원했다.

최용철 위원장·이미자 사무장은 “마을주민 모두가 합심해서 이번 행사를 무사히 끝날 수 있게 돼서 감사드린다”면서  “오랜 우리의 전통풍물을 보존해서 새로운 관광테마로 전승발전시켜 나게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안도 시숫배놀이는 이색적인데 당제절차를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이색적인 비안도 시숫배놀이는?

제일(祭日)은 음력 정월 초사흗날이지만 그 전에 준비하는 일이 많고도 엄숙하다. 먼저 섣달 하순경에 마을총회를 소집하여 생기복덕을 따져서 깨끗하고 손없는 사람 4명을 선정하여 당제 일체를 진행케 하는데 이들을 ‘화주(化主)’라고 부른다.

화주는 몸을 정갈하게 한 뒤 섣달 그믐날에는 메굿을 친다.

메굿은 집집이 지신밟기를 하면서 동네 한바퀴를 도는 풍물굿.

비안도의 풍물굿은 대단히 화려헀다. 풍물굿의 꽃은 무등이라고 한다. 각시와 중(僧)으로 분장한 뒷패를 무등태우고 노는 과정이다.

초사흗날 새벽이 되면 당골애미와 고인이 당으로 올라감으로써 당제가 시작된다. 당골이 고인의 반주에 맞춰 젯상 앞에서 일년 동안의 마을 안녕과 무사고, 그리고 풍어를 기원하는 당산굿을 시작하는 것.

당산굿 순서는 산신굿을 시작으로 당산굿, 칠성풀이, 조상굿, 지신풀이, 장자풀이, 오구풀이, 씻금 등으로 진행한다.

초사흗날 당골과 주민들은 다음날 다시 선창에 모여 선창굿(일종의 용왕굿)을 진행한다.

바다를 관장한다고 믿는 용왕님께 무사 항해와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굿’은 배를 소유하고 있는 선주와 각 가정을 중심으로 의례가 펼쳐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날 선주들은 오색으로 치장된 뱃기를 들고 나와서 선창가에 길게 세워 놓는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는 정성스럽게 마련한 고삿상을 들고 나오서 역시 선창가에 길게 차려 놓는다. 당골이 선창에 차려진 제단에서 용왕굿을 펼치고, 이어서 각 가정에서 마련한 고삿상마다 차례로 돌면서 축원과 소지를 올려준다.

용왕굿이 끝나면 선주들은 뱃기를 들고 경쟁적으로 자기 배에다 기(旗)를 박는다. 드디어 일년 고기잡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용왕굿의 대미는 ‘시숫배띄우기’로 장식한다. 시숫배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다. 시숫배띄우기는 위도의 띠뱃놀이를 연상하면 된다. 소나무로 배의 골격을 만들고, 짚이나 띠풀을 엮어 몸체를 만든 후, 가마니로 돛대를 달고, 허수아비로 선원을 만든다.

시숫배 안에는 떡이며 밥이며 집집에서 마련한 음식을 몽땅 싣고서 망망한 창해로 띄워 보내는 의례이다. 모든 액운을 실어 보내는 상징적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선창굿을 마치면 다음날인 초닷세부터 정월대보름날까지는 건립굿을 친다. 이때는 대포수의 인도에 따라 집집마다 돌면서 성주굿· 조왕굿· 천륭굿· 터굿 등 마당밟이를 하면서 형편에 따라 자발적으로 마을공동자금을 모금하는 의식이다.

# 비안도는

고군산군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옥도면 비안도는 고려 말부터 귀양지로 정착하였으나, 조선 중기부터는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집단촌락을 형성했다.

멀리 떨어져서 보면 날아가는 기러기 모양과 같다고 해서 비안도라 불린다.

본래 전남 지도군 고군산면 소속이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전북 옥구군에 편입됐다. 1995년에 옥구군과 군산시가 통합되면서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리가 됐다. 취락은 섬의 동쪽 해안 중앙부에 집중해 있다.

최고점은 북쪽의 노비봉(191m). 남쪽에 높이 170m의 산이 솟아 있고, 그 사이는 낮은 평지로 되어 있다. 동쪽 해안에는 간석지가 발달하였으며 서쪽해안에는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파식대지가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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