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걷다 #122] 개정동과 개정면의 또 다른 기억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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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을 걷다 #122] 개정동과 개정면의 또 다른 기억물들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2.19 11:59
  • 기사수정 2024-02-19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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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경기장 주변 옛 농원…고교 시절 입시지옥의 쉼터 역할
‘개정수페리체’ 공사재개 여부 궁금 2심 판결 결과가 좌우
옛 일양약품 공장부지 개발 계획 무성했으나 가격문제로 답보
장군봉에서 본 개정 들녁. / 사진=투데이군산
장군봉에서 본 개정 들녁. / 사진=투데이군산

개정지역은 필자에게 남다른 추억이 있고 전편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물도 있다.

고교시절 주말이면 입시생들의 작은 휴식공간 역할을 곳이자 지친 입시생들의 수박 서리(?)를 했던 밭과도 가까운 동네들이기도 하다.

꿈많던 고교시절의 아련한 추억들도 수십년이 흘러가고 있는 군봉공원 뒷산과 월명종합경기장의 한 공간…

개정지역의 여러 내용들을 비교적 소상하게 다뤘지만 제외된 곳이 이종훈 가옥과 ‘개정수페리체’ 일양약품 공장 부지 등이다.

# 고교 시절의 추억… 아름다운 청춘 일기(?)

1981년의 추억들이다.

고3이 되자 기숙사 생활은 아침 6시에 일어나 체조와 간단한 운동을 하는 일로부터 시작, 수업시간, 저녁 도서관 자습, 오후 10시 이후 기숙사 도서관 공부 등으로 진행하는 쳇바퀴생활이었다. 문제는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먹는 것도 삶도 고3은 고행이어서 그렀을까.

한 달에 한차례만 집에 갈 수 있었고 주말이면 공부하다 장군봉을 오가거나 학교에서 산을 넘으면 있는 월명종합경기장 인근에 있는 (꽃)정원을 구경하는 일과였다. 집에서 올 때는 약간의 용돈과 필수품을 가지고 오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개정역에서 춘포(옛 대장)역으로 가는 미니 열차(당시는 동차라고 불리는 3칸 규모)를 오갔다.

기숙사의 호실은 2층 국기봉을 꼽는 곳에 위치했는데 6명의 동기들이 잠을 자는 방이었다. 생각나는 이는 장병수, 한0욱. 김0원, 김0종 등이었다. 다 생각나지 않은 것은 몇 차례 바뀌면서 기억이 지워졌던 따른 것이다.

기숙사 생활을 생각하면 병수 어머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분은 큰아들 친구라며 무척 우리를 아껴주셨는데 오실 때면 맛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오셨다. 물만 먹어도 큰다는 그 시절이라면 그 음식에 우리는 키는 크질 않았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컸다.

왜냐 그 우정을 갖고 장병수 사장(문학박사)과 깊은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군산에 도내 일간지 기자로 발령났을 때 우리 부부를 자신의 집에 초청, 사슴 피와 삼계탕 등을 융숭하게 대접할 정도로 다정다감한 그런 친구다.

그해 7월 토마토가 나오는 어느 저녁에 병수 친구 등 몇몇이서 마대자루에 토마토를 서리해왔는데 익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밭주인 분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 시절은 그래도 통용됐던 때였다.

그렇다고 무죄는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그 농민분께 미안함과 사죄를 구한다. 엊그제 그 얘기를 하면서 장 사장과 옛 얘기를 하며 추억들을 쏟아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추억을 나누는 일은 지금도 하루 밤 정도는 걸린다. 자주 만나면 더 많은 기억들로 즐거워할 정도니.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 공공건설임대아파트 ‘개정수페리체’ 공사재개 언제되나… 2심판결 후

‘개정수페리체’는 군산시 등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대규모 집단민원을 해결했지만 수년째 계속되는 소유권 다툼으로 거리의 흉물로 변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개정면 통사리 전군도로변에 거의 80%에 가까운 공정률을 기록한 총 492세대의 공공건설임대(10년)아파트다.

이곳은 조만간 공사가 진행될 군산전북대병원의 예정부지와 인접한데다 시내권과 가까워 임대아파트 예정자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당시 임대계약에 나선 계약자만도 448세대(91%)에 달했을 정도였다.

2015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이 아파트는 승인(2012년 12월)에서 착공, 모집(2016년 6월) 등을 거쳐 2018년 8월 준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사업주체였던 군산소재 J건설의 자금난이 준공을 앞두고 발목을 잡았다.

자금난으로 공사진행과 지연 등을 거듭하다가 2019년 12월 말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종국에는 임대보증사고사업장으로 처리된 것.

이 아파트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종 사고사업장으로 처리하기 전에 공시했던 2019년 말 기준 공정률은 85.62%였다.

현행 규정상 보증사고 발생 시점에 따른 기준에 따르면 이와 같은 공정률이면 환급조차 불가능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

이에 수페리체 사태는 입주지연‧ 보증사고는 물론 감리 태만, 부당공사대금 지급 등 책임소재를 놓고 수백억원대 소송전으로 비화될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

이런 최악의 집단민원을 해결사는 군산시였다.

시 관계자는 2020년 초 그동안 작성됐던 수페리체 공정률 관련 서류를 원점에서 재검토를 거듭한 끝에 결정적인 문제를 찾아냈다. 이른바 ‘공정률 뻥튀기’였다.

시는 자체검증단을 꾸려 실제 현장을 둘러봤고 공정률을 재측정한 결과, 78.85%라고 밝혀내 반전을 이뤄냈고 HUG도 이를 받아들여 민원인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환급받게 됐다. 환급 금액만도 229억원에 이르렀다.

대규모 민원사태는 막았지만 이 아파트 사태는 수년째 현재진행형이다.

HUG가 소유권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밟자 옛 사업주체였던 J건설이 각종 소송전을 전개함으로써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소송문제가 해결돼도 공사재개나 미분양 문제는 사회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 관계자는 “장기화된 소송전은 조만간 어떤 식이든,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면서 조심스럽게 공사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 옛 일양약품 공장부지 개발 ‘오리무중’… 토지주 매각여부 좌우될 듯

옛 일양약품 공장 부지. / 사진=투데이군산
옛 일양약품 공장 부지. / 사진=투데이군산

한때 20여년 째 방치돼 왔던 개정면의 옛 일양약품 군산공장 부지 개발 계획이 회자된 적이 있으나 수년 째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국가공모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선 토지 확보가 이뤄져야 하지만 여전히 토지주와의 매각대금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해 오리무중인 상태다.

옛 일양약품 군산공장 부지는 IMF사태 영향을 받아 인원을 감축하면서 지난 1999년 공장 가동 중단 이후 방치돼 왔다.

시는 수년전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해 시립미술관이나 문학관, 문화체험 캠프장 등 복합문화체험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시의회도 해당 부지를 사들여 지역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미술관 건립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워왔다.

하지만 이곳은 2019년 8월 인수한 식품회사 ㈜핀브레드와 매각대금문제가 이견을 보임에 따라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핀브레드는 지난 2015년에 설립한 케이크 및 빵류 제조업체로 탐앤탐스, 커피빈코리아, 세븐일레븐 등에 제품 납품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계열사인 핀컴퍼니는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움쿠헨 전문제조 브랜드로 디저트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 운회리 와룡 마을의 이종훈 가옥(군산시 향토문화유산 제15호)

이종훈 가옥 전경. /사진= 개정면사무소 제공
이종훈 가옥 전경. /사진= 개정면사무소 제공
이종훈가옥 본채. / 사진= 개정면사무소 제공
이종훈가옥 본채. / 사진= 개정면사무소 제공

이종훈 가옥은 개정면 운회리 전의 이씨 집성촌인 와룡(臥龍)마을에 있다. 이 가옥은 2007년 12월 20일 군산시 향토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됐다. (일부 내용은 하은농장의 글 등을 인용)

이종훈 가옥은 많은 전통가옥들이 멸실된 오늘날 흔치 않은 조선시대 후기의 규모가 큰 전통한옥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1880년대 말에 건립된 이종훈 주택은 안채와 부속채로 구성된 주택이다. 전면 5칸, 측면 2칸의 목조 기와 건물.

안채는 전면 5칸의 ‘一자’형 건물로 평면은 좌측부터 부엌 2칸· 안방 2칸· 건넌방 1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는 낮은 시멘트 기단에 자연석 초석을 앉히고 민흘림 사각 기둥을 세운 후 장여수장에 팔작지붕을 올렸다.

목조 가구는 2고주(주로 대청마루의 한가운데에 다른 기둥보다 높게 세운 기둥) 5량가(五樑家)다.

안방과 건넌방의 앞쪽에는 툇마루를 두었고, 안방 뒤쪽에 마루광을 두고 건넌방 뒤쪽에 고방을 둔 전후 툇간형의 평면이다. 부엌 내부에서 별도의 광을 두어 수장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안방과 건넌방 모두 여닫이 굽널띠살문을 달았다. 안방의 좌측 띠살문 옆에는 호령창이 설치되어 있다.

대청을 따로 두지 않고 넓은 안방과 넓은 부엌, 수장 공간으로 평면을 구성하여 농가 주택의 기능적인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 이종훈 주택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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