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걷다 #121] 군산동고의 개정동 시대 개막
상태바
[군산을 걷다 #121] 군산동고의 개정동 시대 개막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2.05 12:38
  • 기사수정 2024-02-05 1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2년 역사 동고 전국 무대로 잰걸음… 서승재 등 유명 체육인 배출
금동(62년 3월)→ 삼학동(64년 9월)→ 개정동 캠퍼스(92년6월)
매촌의숙 장학재단 1998년 4월 설립 … 농암 정찬홍 초대교장
삼학동 동고/사진=군산동고총동창회 제공
삼학동 동고/사진=군산동고총동창회 제공

‘금강의 맑은 정기 벽공에 솟아 / 우렁찬 종소리에 모여든 영재 / 이 강산 주추되고 힘이 되오리…중략… 장하다 ! 우리학교 군산의 동고.’- 김진태 작곡의 군산동고 교가다.

지금까지 군산동고의 성장은 어머니의 뱃속으로부터 나와 유아기·소년기·중장년기를 거쳐 60여년을 넘긴 인간의 성장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62년 역사의 군산동고는 오랜 전통과 화려함을 자랑하지 않지만 교가처럼 서서히 군산을 넘어 전북과 전국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잰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초대교장은 실질적인 학교설립자 역할을 한 농암(聾岩) 정찬홍 선생이다.

군산 관문에 위치한 군산동고는 본래 금동(62년 3월)에서 시작했다. 금동시절의 숨겨진 역사는 눈물겹다 못해 믿기 힘들 정도의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

설립 초기에는 학교건물을 짓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형편이어서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나서 자갈과 벽돌을 등에 지거나 리어카에 싣고 나르며 한층씩 쌓아 교실과 강당을 신축했다.

비록 '풍찬노숙'은 아니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노력으로 일궈낸 군산동고는 개교 약 2년후 삼학동으로 이전, 5년여 동안의 산고를 이겨내고 24학급(학년당 8학급)을 자랑하는 어엿한 장년학교로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80년대초 힘찬 전진을 하던 이 학교는 85년 전북도교육감과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설인수 교장이 부임하면서 일대의 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날리하면서 실의와 함께 침체의 길에 빠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후 분규에 휘말리면서 엄청난 위기를 맞는다.

개정동 군산동고
개정동 군산동고

군산동고는 이 과정을 슬기롭게 마치고 1998년 공립학교로 전환됐다.

여기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1만 수천명. 지성· 자율· 협조· 실천· 근검이란 교육목표 아래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군산과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어려운 과정을 겪은 탓에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다른 학교의 경우 대개 기수별 모임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재경, 재전주, 재대전 등 다양한 동문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웅변해주고 있다.

과거 기업과 의료계는 물론 관계에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한데 이어 기초자치단체장 등 선출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눈길을 끈 분야는 체육부문.

한국 배드민턴 복식의 강자 서승재(26·삼성생명)가 왕중왕전 우승으로 작년 한 해를 화려하게 마쳤다.

서승재/사진=배드민턴협회
서승재/사진=배드민턴협회

서승재는 2023년 세계선수권과 호주오픈,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서승재-강민혁 조(6위)는 올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톱 랭커를 격파하며 시즌 4승을 거뒀다.

서승재는 주니어 시절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2014년 대만 타이베이, 2015년 태국 방콕 등 아시아주니어 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물론 주니어 세계 선수권, 수디르만 컵, 유니버시아드, 아시아팀 선수권 등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다.

군산동고 재학시절인 2014년 태극마크를 따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서승재는 복식 전문 선수로 자리를 굳혔다.

작년 그의 잠재력이 폭발했다. 서승재는 지난해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혼합복식·남자복식)를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다.

배드민턴계의 주목을 받은 서승재는 연말 BWF 2023 올해의 남자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났다.

과거에는 88서울 올림픽 동메달· 90년 북경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4회 연속출전해 국가명예를 드높인 김태우 역도 국가대표감독(18회)이 유명했다.

한편, 매촌의숙 장학재단은 학교법인 동산학원(제일초· 군산동중· 동고· 군산중앙여중· 군산여상) 설립자 고(故) 매촌 정만채 선생을 기리는 장학재단이다. 매촌은 해방전후 김구 선생 등 당대 지도자와 교류할 정도로 전국적인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교육발전에 헌신한 교육지도자였다.

매촌의숙 장학재단은 1998년 4월 6일 설립된 후 지금까지 약 1,600명의 학생들에게 약 7억원의 장학금을 도내 출신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등 지역인재 양성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