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부족에 ‘야구의 도시 군산’ 명성도 뿌리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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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부족에 ‘야구의 도시 군산’ 명성도 뿌리채 흔들린다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1.17 09:56
  • 기사수정 2024-01-18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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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급감 속 야구명문 중앙초 팀해체 등 초비상 가속
여타 인근 학교들, 야구팀원 20명 충원도 버거운 상황
군산은 물론 도내 중학교들 직격탄 …코로나 이후 더 심각
신입생 부족으로 최근 팀이 해체된 중앙초교/자료사진=투데이 군산
신입생 부족으로 최근 팀이 해체된 중앙초교/자료사진=투데이 군산

‘야구의 도시 군산’의 명성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군산 등 전북 전체가 저출산 여파에 따른 야구선수 충원에 비상이 걸렸을 뿐 아니라 팀을 해체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일종의 선수육성 체인망과 같은 ‘초등학교-중학교-고교-대학’으로 이어지는 상급학교의 가교(架橋)축이 붕괴, 역전의 명수라는 군산상일고의 신화는 물론 야구도시 군산의 위상도 급추락할 것이란 비관론까지 떠오르고 있다.

지역 야구계와 학교들에 따르면 중앙초 야구부가 작년 하반기 해체된데 이어 다른 학교들도 극심한 선수 충원 부족사태를 겪고 있어 힘겨운 해를 넘겨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1963년에 창단된 중앙초는 60년간 군산야구의 산실로 김성한과 정대현 등과 같은 유명 선수들을 배출한 전국적인 야구명문초등학교였다.

이런 전통학교의 야구부에 비상이 걸린 것은 90년대 이후 원도심 공동화에 따른 아파트 대단지 건축으로 생겨난 신도심권으로의 급격한 인구이동 때문이었다.

수십년간 계속된 학생수 감소와 저출산 여파는 중앙초로선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한창 땐 전교생이 4,000명을 넘나들었는데 90년대 들어 200~ 300명대로 추락하면서 침묵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야구부원 모집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매년 야구부원들을 보강하기도 역겨운 나날들을 보내야 했다. 이런 시련은 작년 5명으로 줄어들면서 학부모들의 마지막 선택은 다른 곳이나 인근 학교 등으로의 전학로 결국 60년 야구부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A학교도 20명 안팎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나가야 할 뿐 아니라 졸업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면 저학년 야구부원 모집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학기엔 사활을 건 부원 모집이 제1과제여서 동계훈련은 뒷일처럼 되어버린지 오래됐다.

B학교도 15명 안팎의 선수만으로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어 언제든지 팀 구성에 비상이 걸릴지 모른 위기감 속에 놓여 있다.

이에 따른 상급학교 야구부들도 저출산-학생수 급감-선수 수급난 등과 같은 빈곤의 악순환으로 팀 유지조차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공히 일어났다. 2014년 101개 초등야구부 수는 매년 줄어들어 작년에는 84개만 남았다. 이런 추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점에서 학교체육의 뿌리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군산과 전북이 더욱 그 악순환의 중심에 빠져들었단는 게 문제다.

이런 상황은 2개교 체제로 운영되는 지역중학교 야구부도 조마 조마하긴 마찬가지다.

엎친 데 덮친 것은 코로나 여파로 더 심각해졌다.

2020년 1월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이후 각종 대면행사와 비대면 수업 등으로 세상이 멈춘 듯했다. 이후 군산지역의 초중학교의 야구부 신입부원 모집은 더욱 어려워졌다.

급기야 중앙초 야구부 해체라는 최악의 현실을 맞게 된 것이다.

이 시기 약 3년간 집에서 생활하던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운동보단 다른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야구에 대한 취미 등이 후순위로 밀려버렸다.

원도심 학교는 학생수 급감 때문에 선수를 모집하기 어려운데, 신도심권 학교들은 학생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야구장을 만들 부지가 없어 야구부를 새로 운영할 수 없는 것도 고민거리다. 즉, 야구부를 운영할 수 없어 향후 군산야구의 한축이 재건되기 더더욱 어려운 구조 속에 놓여 있다.

A 초등학교의 한 지도자는 “코로나 상황은 그 어떤 것보다 야구부 등 운동부에게 엄청난 시련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로 군산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야구부 기피 또는 무관심으로 이어져 매년 신학기가 되면 피가 말릴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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