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년 군산중·고, 서해안권 최고 명문교 성장… 정‧관‧재계 인물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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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100년 군산중·고, 서해안권 최고 명문교 성장… 정‧관‧재계 인물 산실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9.27 11:09
  • 기사수정 2023-09-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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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시작… 10월21~ 22일 모교교정 등서 대대적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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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입학식 사진/사진=군산중고총동창회
1942년 입학식 사진/사진=군산중고총동창회

군산중·고(개교 당시 군산중)는 나라를 잃고 암울했던 민족의 수난기인 1923년 개교, 어느덧 100주년을 맞았다.

군산중·고 총동창회 및 개교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사와 장학사업 등을 착착 준비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로 미래를 향하여’란 캐치프레이즈로 준비한 개교 100주년 행사는 오는 10월21~ 22일 이틀간 군산월명종합경기장과 모교 교정에서 원로 동문 등 선·후배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성대하게 열린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열릴 시민음악회에는 인기가수 장윤정을 비롯한 탤런트 김성환(42회), 김용임(가수) 등이 참석하고 시민 1만여명을 초청할 예정이다.

군산고는 1923년 3월 29일 일본인 교육기관이었던 5년제 군산중학교(도내 최초 일반중학교)를 모태로 출발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1951년 교육법 개정에 따라 분리되면서 ‘군산고등학교’가 탄생한 것. 이런 역사성 때문에 양교는 졸업생을 상호 동문으로 인정하는 흐름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9년 군산종합고등학교로 개편됐다가, 1975년 군산기계공고로 분리되면서 현재의 일반계 고교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옛 군고 교사/사진=군산 중고동창회
옛 군고 교사/사진=군산 중고동창회

1988년 본래 교사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군산고는 2003년엔 개교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고, 2007년 12월 개방형 자율학교로 지정돼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기도 했다.

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군산고가 일제강점기 아래에서 도내 유일의 일본인 일반학교로서 시작됐지만 차츰 소수의 한국인들을 받아들이면서 전국적인 명문학교 반열에 올랐다.

이 같은 이유는 인천· 목포 등과 함께 개항한 군산은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한 항구인데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을 위한 전진기지였기 때문이었으리라.

설립 당시 극소수의 한국인 학생들만이 입학이 허가되는 등 민족사의 아픔을 안고 출발한 군산고는 해방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이끌 동량을 배출, 군산은 물론 서해안권 전통명문학교로 입지를 굳혀왔다.

한국전쟁 때 전국 고교에서 가장 많은 전사자를 낸 군고(전국 학도병 전사자 1,976명 중 97명으로 전국 최다기록)는 꽃다운 청춘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화했다. 또한 온갖 근현대사의 시련 속에서도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인물의 산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개교 80주년 상징 희망의 문’은 80개의 기둥으로 엮어진 ‘희망의 문’은 각 기 수 동문과 개교 80주년을 일구어낸 삶과 희망의 터전을 표현했다. 조형의 상단부는 무한대(∞)를 뜻하는 형태를 띄우는데 모교의 영광을 무한히 염원하는 것으로 2003년 10월 준공됐다.

#학교를 빛낸 군산고의 동문들

농구부 후원의 밤에서 강현욱 전 장관
농구부 후원의 밤에서 강현욱 전 장관

군산고는 군산중학교와 출발이 같은 역사 때문에 양교를 분리해서 동문들을 나누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군산중·고의 졸업생들은 서로를 동문으로 예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문애가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한때 국회의원과 장관급 약 20명, 현역 및 예비역 장군 10~ 20명(육군, 해군 및 공군참모총장) 등을 배출해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인 명문학교로 위상을 드높여왔다.

특히 국회의원과 환경부장관 등을 거친 강현욱 전 지사(29회)와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25회· 전 한국경영인연합회 회장), 문동신 전 군산시장(30회· 작고), 강임준 군산시장(45회) 등은 이 학교를 빛낸 인물로 동문들과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군산고 출신으로 정계못지 않게 진출해있는 분야는 관계(또는 군인)와 학계, 재계(기업인 및 금융인) 등에서 맹활약해왔다.

대표적인 인물들은 김판술 전 보건사회부 장관(2회· 작고)을 비롯한 김봉욱 전 국회의원(작고· 22회)· 박판길 군산시향 초대 상임지휘자(22회· 작고), 강근호 전 군산시장(이상 25회· 작고), 강철선 전 국회의원(26회· 작고), 최동섭 전 건설부장관(27회), 이해구 전 국회의원(29회: 전내무부 장관), 강금식 전 국회의원(33회), 이긍규 전 국회의원(34회), 고홍길 전 국회의원(35회), 문충실 전 동작구청장(36회), 노철래 전 국회의원(43회), 이광철 전 국회의원(47회) 등이다. 한때 전북도의회의장· 군산시의장 등을 역임한 동문들이 다수여서 고향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작고했거나 현직에서 물러난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한때 현역 및 예비역 장성만도 10여명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여기에다 문학과 학계인사로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자주 오른 고은 민족시인(26회· 본명 고은태), 은병기 남강학원 이사장(27회), 이종훈 전 중앙대총장(28회), 이원희 대원외고 이사장(28회), 배병희 전 군산대총장(30회), 홍성근 전 한신대 이사장(32회), 채수일 전 한신대총장(43회), 두재균 전 전북대 총장(45회), 문용주 전 전북도교육감(45회), 김윤태 고대교수(55회) 등이 이곳 출신이다. 채규인 농학박사(21회)는 최고령 동문으로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다.

경찰· 군(軍)에서 활약한 인사로는 황호항 전 해양경찰청장(28회· 작고), 최환 변호사(34회), 조재토 예비역대장(38회· 군중 졸),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43회),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54회), 아덴만의 영웅 조영주 전 제독(55회· 준장) 등이다.

법조계 인사중에는 신상규 법무법인 동인변호사(41회· 전광주고검장· 군중졸)를 비롯한 김관용 수원지법 부장판사(65회), 강지식 법무법인 백송 대표변호사(58회· 전 평택지청장) 등 수십명이 활동 중이다.

언론계와 예능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은 김성환 탤런트(42회)를 비롯한 윤흥식 전 KBS 드라마제작국장(41회), 차만순 전 EBS 부사장(39회), 황이택 전 전북일보 편집국장(46회), 신호섭 조선일보 에디터· 정준모 전북도민일보 국장(이상 55회), 정지욱 영화감독 등이다.

또 은성수(52회) 전 금융위원장, 유광열 서울보증사장· 고영호 페이퍼코리아 전무· 이종혁 전군산시수도사업소장· 채효 군산시청 공보담당관(이상 55회), 정성주 김제시장(56회),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차관급·58회) 등도 여전히 현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재계인사로는 서원석(23회· 작고) 성원그룹회장, 고두모(30회) 대상그룹 고문, 송대평(32회) 전 코오롱그룹 부회장, 김충훈(36회) 전 대우일렉트로닉스 대표이사 사장, 최길선(37회)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동문들이다. 이종영(37회) 전 세아제강 대표, 안상근(40회) 동양기업 대표, 노형래(43회) 전 삼성전자 전무이사, 송진규(43회) SK네트웍스 사장 등도 지역을 넘어서 경제계의 주요 인물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전히 새롭게 떠오른 고향을 지키는 재계 인사는 채승석(56회) 군장건설 대표와 황수원(57회) 금도건설 대표, 윤인식 군산도시가스 대표(53회) 등도 있다.

의료계 인사 중 대표적인 인물은 MD 앤더슨 암센터 김의신 박사(33회· 군중졸).

그는 ‘암 방사면역 검출법의 개척자’이자, ‘세계적 핵의학 전문가’로 꼽히는 김 박사는 서울 의대에서 예방의학을 전공한 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핵의학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존스 홉킨스 병원 등에서 예방의학, 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전문의를 거친 그는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한국 의사 750여명이 연수받도록 지원해, 국내 암 치료 선진화를 이끈 대부(代父)로도 통한다.

또, 박동원 동남외과원장(31회), 임홍철 고대 의대 명예교수(41회), 백진현 전군산의료원장(45회), 김준현 서해의원 원장(51회), 문상식 군산예치과 대표원장(53회)· 이명곤 군산가정의학과원장(이상 53회), 양영순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문의(68회) 등 100~ 200명이 우리나라 의료계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교계 인사들 중에는 박종화 원로목사(12회: 서울경동교회), 민주화운동과 제2건국위원회 운동에 앞장선 김상근 목사(31회: 전 KBS이사장), 전병금 전 기장총회장 및 전국목회자협의회장(36회) 등이 있다.

야구. 권투와 군고의 대표 구기종목인 농구는 시기에 따라 부침은 있었으나 수많은 국가대표선수들을 배출했다. 이중 잘 알려진 인물로는 경희대 전감독인 최부영씨(45회)와 최철권(54회· 숭의여고 총감독)씨 등 농구분야의 전설도 있지만 이원석 프로권투 밴텀급 동양챔피언(36회), 서상영 전 권투선수(39회: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김성한 전 프로야구 기아감독(51회), 주훈 SKT T1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65회· 유명 프로게이머) 등이 있다.

강현욱 군산중·고 개교 100주년기념사업회장(전 전북지사)은 “군중·고 100년의 역사는 애환을 함께한 군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 그 자체다”며 “단순한 동문 행사를 뛰어넘어 모든 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합의 한마당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군고/사진=군산중고총동창회
현재 군고/사진=군산중고총동창회

# 모교발전의 활화산 군산중·고 총동창회 활동…고 김판술 전 장관 창립 앞장

“2023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향토애와 모교 사랑, 동문애를 새롭게 다지는 새로운 군산중·고인의 상을 정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열어 과거의 영광을 넘어 전북 최고의 학교를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취임한 강임준 군산중·고 총동창회장(45회· 군산시장)의 새로운 포부이다.

9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전통학교답게 군산중·고 총동창회도 전국적인 지역동창회 조직이 구성돼있고 내년 개교 100주년 준비와 장학금 모금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군산중·고는 초기 5년제로 시작된 중학교를 포함, 지금까지 올해로 제96회 졸업식과 함께 총 2만6,618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낸 학교답게 동창회의 뿌리 역시 깊다.

해방 직후인 1946년에 구성된 군산중·고 총동창회는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낸 김판술 동문(2회‧ 작고)이 1차 총회에서 초대동창회장으로 선임된 뒤 본격 활동에 들어간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총동창회는 이런 역사와 응집력을 바탕으로 학교발전의 견인차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기수별 동창회는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모금, 지원하는 등 전국적으로 동창회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역대 총동창회장을 역임한 이들의 이력은 전국적으로 내세울 만큼 화려하다. 그동안 전국구급 정치인, 시장, 국회의원, 대학총장, 기업인 등을 거친 인사들이 도맡아 모교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왔다. 그들의 명성만큼 졸업생들의 간판 역할을 해 온 명망가들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역대 회장단은 이렇다.(이하 직함 생략)

김판술(2회), 강석태(16회), 강근호(25회), 양희철(27회), 강현욱(29회), 배병희(30회), 김영동(31회), 문동신(30회), 서원석(23회), 이현호(41회), 김용화(35회),박종서(38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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