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二重苦에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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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二重苦에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시름’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9.25 10:24
  • 기사수정 2023-09-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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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새만금 사업 원점 재검토 방침 발표 후 관련업계 ‘ 대혼란’
2차전지 니켈ㆍ리튬ㆍ코발트 등 광물 가격 하락 ‘영업수익’ 불투명
관련 업계, 정부차원의 대책이나 안정책 마련 촉구
새만금산업단지
새만금산업단지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새만금 2차전지 특화단지가 이중고(二重苦)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하나는 정부의 새만금사업 원점 재검토 방침 발표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2차전지 주요광물들의 가격 하락으로 해당업체들의 영업수익이 불투명해진데 따른 것이다.

새만금산단이 7월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 불과 2개월만의 일이다.

새만금 산단(18.5㎢)은 분당 신도시(19.6㎢)와 유사한 규모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2차전지 소재산업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입주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있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 발표와 홍보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새만금잼버리 사태 이후 정부는 새만금사업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새만금에 입주한 이차전지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항만· 도로 등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 미뤄지거나 축소될 경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새만금 SOC사업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새만금기본계획을 다시 짜는 것에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을 78% 삭감했다. 국제공항(580억→66억원)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1191억→334억원), 신항만(1677억→438억원) 등의 예산이 모두 크게 줄었다.

이미 진행 중인 SOC 사업은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에 공사의 진행여부에 의문부호만 커지고 있다.

새만금에 ‘통 큰 투자’를 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근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새만금은 청주· 포항· 울산과 함께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그동안 새만금이 지금까지 유치한 이차전지 관련 투자는 총 8조를 넘어 10조를 노크하고 있는 상황.

LG화학, SK온, LS,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들부터 각종 제련·장비 관련 중소기업들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신항만을 통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수입하고, 새만금에서 만든 제품을 고속도로를 통해 신속하게 전국 각지에 납품한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원점 재검토’의 정확한 공식 방침이 거의 나온 게 없어 현장의 혼란은 더욱 심각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차전지 주요 광물들(니켈, 리튬, 코발트)의 가격 하락이 새만금 산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들 광물을 활용하는 2차전지 기업들의 특성상 과거 고가에 매입한 재고(在庫)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놓여 있다.

또한 2차전지의 상수와 같은 문제라 할 수 있는 미중갈등도 문제다. 양국의 고조로 인해 중국 기반 공급망 불안정성이 확대된 데다, 전기차 업체들이 비용 문제로 인해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전지를 더욱 찾기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2차전지 수요마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신용평가전문기관들은 “양산차 시장은 가격과 경기 변동에 민감한 시장인데, 내연기관차 대비 상대적으로 고가인 전기차 가격과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을 감안하면 전기차 판매의 증가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2차전지 기업의 주가가 최근 급격히 내려가는 이유로는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만금 원점 재검토’의 범위와 수준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이차전지 특화단지인 만큼 그에 걸맞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얼마 전, 새만금에서 진행한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서 “더 많은 첨단기업이 새만금 플랫폼에 모여들고 외국 기업의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천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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