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국외 출장 다녀 온 시의회…뒤통수 따갑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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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국외 출장 다녀 온 시의회…뒤통수 따갑지 않으려면?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3.05.31 11:53
  • 기사수정 2023-05-31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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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사진=군산시의회
본회의장./사진=군산시의회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이 늘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은 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데 비해 의정활동에 출장 성과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이런 데에는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과 관련한 특권 의식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심리도 어느 정도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을 부정하거나 금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어진 예산에서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 결과가 의정활동에 잘 녹아나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그 만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꺼번에 일부 상임위 국외 출장…난감했던 문화도시센터

예비문화도시사업을 추진 중인 군산문화도시센터는 얼마 전 시의회 국외출장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군산문화도시센터는 군산대 산학협력단이 군산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시로부터 위탁을 받은 사업 추진 단체가 시의회의 국외출장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저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국외 출장을 이유로 '문화 다양성 주간'을 기념하는 모든 행사에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불참한 데 따른 것이다. 

문화 다양성으로부터 시작하는 문화도시사업 추진과 시민-문화도시센터-시·시의회 간 거번너스 구성이 필요한 시점에 시의회의 이런 태도는 예비문화도시사업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작년에 문화도시 선정에서 탈락한 시는 문화도시센터와 함께 다양한 예비문화도시사업을 통해 '절치부심' 재도전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이 단체가 이렇게까지 짚고 나선 이유는 여럿일 수 있겠지만 시의회의 해외연수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은 고개를 끄덕끄덕이게 하는 대목이다. 

앞으로 시의원 국외 출장 방식이 개선되지 않은 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어서다. 

# 시의회 국외 여비 연간 1인 당 약 350만원 반영

현행 군산시의회 국외출장 예산은 의원 1인당 한도가 일괄 편성된다. 의회 경비 총액 내에서 의원 1인 당 의원 국외여비 한도를 의회가 자체적으로 편성하는 방식이다. 

시의회 국외 여비는 올해 기준 연간 1인당 약 350만원이 반영됐다. 

이번에 싱가폴과 라오스를 다녀온 행정복지위원회(의원 11명, 직원 7명)는 1인 당 281만2,690원이 들었다.

또 대만을 둘러본 경제건설위원회 1팀(시의원 4명, 직원 2명)과 2팀(시의원 7명, 직원 3명)은 각각 195만4,400원, 215만4,400원에 달했다. 

향후 국외출장 시 국외여비 3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시의원이 나머지를 부담해야 한다. 

시의원들의 국외 여비는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의회운영 업무추진비, 의원역량개발비 등 3가지 항목과 총액으로 묶여져 있다.

시의원 국외 여비 액수를 높이거나 낮추면 다른 세 항목은 줄이거나 늘려야만 하는 구조다. 

# "시의원 국외출장 '프로젝트'식 방식으로 바뀌어야"

앞서 군산문화도시센터의 지적을 되돌아보면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시의원들이 한꺼번에 해외출장을 떠난 탓에 시급한 지역 현안문제를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읽혀진다. 

이렇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그 때마다 시의회의 무관심과 의지 부족 등으로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특히 상임위 중심의 단체 유람식 국외출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지양하는 편이지만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는 의원끼리 팀을 꾸려 지역 현안에 도움이 될 만 한 곳을 스스로 정하는 프로젝트식 국외 출장 방식으로 바뀌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 가성비를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의원 전원 또는 1명으로 공무국외출장을 계획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원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참고로 시는 올해부터 고교생 1~2학년 대상 '글로벌 문화탐방'의 경우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 자기 만의 탐방목적이 담긴 계획을 수립할 경우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어린 학생들도 이렇게 하는데 시의원들이 못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게 된 셈이다. 

경제건설위원회가 이번에 두 팀으로 나눠 국외출장을 다녀온 것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시의회가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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