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옥 작가의 단편소설] #플라스틱 제조공장 10-7
상태바
[김선옥 작가의 단편소설] #플라스틱 제조공장 10-7
  • 김선옥
  • 승인 2023.09.18 07:48
  • 기사수정 2023-09-18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지그림/joana(작가의 딸)
표지그림/joana(작가의 딸)

(#10-6에 이어) 식사가 끝나고, 오 언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윤숙이 입원한 병원은 작은 종합병원으로 산재 전문병원이었다. 우리는 간호사실에 들러 호실을 알아내었다. 정형외과 병동 301호실이었다. 잘린 손가락을 접합했고, 수술을 잘 끝내 경과가 좋다고 간호사가 상태를 설명해 주었다.

병실에 들어갔을 때 침대에 누운 윤숙은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고통의 기색이 없어 보여 한결 마음이 놓였다. 면회 온 공원들 몇이 병실에 있었는데, 그중엔 명자와 사귄다고 소문난 최한상도 있었다. 그의 눈은 울었는지, 술을 마셨는지 눈이 새빨갛다.

“수술도 잘 되고, 괜찮다면서?"

“손가락이 끊어졌는데, 괜찮기는 뭐가 괜찮겠어요?"

걱정스럽지만 조금은 안심이라는 오 언니 말에 최가 핏발선 커다란 눈을 굴리며 반말로 퉁명스럽게 뱉어 냈다. 최는 윤숙을 다치게 한 장본인이 언니인 듯 사납게 노려봤다. 언니는 그런  최를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직은 모르겠어요. 더 봐야 안데요. 그리고 한상이 오빠는 왜 그렇게 말해? 언니한테 그렇게 말하면 뭐가 달라져? 미안하게, 왜 그래?"

명자는 민망한지 최를 돌아보며 오 언니를 거들었다.

"신경질이 나서 그런다. 그러게 내가 조심하라고 그렇게 일렀는데도 정신을 어디다 두었던 거야? 나 손가락 잘린 거 보고도 니들은 내 말을 그냥 먹어 버리지?"

"할머니가 요즘 더 많이 아프데, 며칠째 야근한 거 오빠도 알잖아. 어제도 동생한테서 편지 받고 윤숙이가 많이 울었어. 나도 걱정이 되더라고, 돈은 필요한데 가불도 안 되고, 지난번에도 가불해 갔잖아. 이젠 손까지 다쳤으니 더 큰일이네."

명자와 최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 민망했다. 그 자리에 있던 공원들도 다들 말이 없었다.

"언니가 김 언니한테 한번 말해 주세요. 일 못하니 더 어렵겠지만 언니가 부탁하면 혹시 김 언니가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안 될까요?”

명자가 오 언니를 보며 떼를 쓰듯 사정했다.

오 언니는 명자의 시선을 외면하며 글쎄, 하고 말끝을 흐렸다. 최가 그런 오 언니를 힐끗 쳐다보며 비웃듯 입을 비죽거렸다. (계속)

김선옥 작가는?

김선옥 작가
김선옥 작가

ㆍ군산 출생

ㆍ개정간호대학(현 군산간호대학교) 졸업

ㆍ1981/1987/1991년 간호문학상(단편소설)

ㆍ1991년 청구문학상(단편소설)

ㆍ2000년 전주일보 신춘문예(단편소설) 당선

ㆍ2018년 채만식 문학상 운영위원

ㆍ現 한국소설가협회-전북소설가협회-전북문인협회-소설문학 회원

ㆍ現 논산 행복한 요양병원 근무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