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십년 전통 간직 노포(老鋪) 조차 代 이을 사람 없어 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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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 전통 간직 노포(老鋪) 조차 代 이을 사람 없어 긴 한숨'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2.26 11:27
  • 기사수정 2022-12-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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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많아 일많은’ 음식점들은 사람구하기 더 어려워
일부 음식점은 거리두기 풀린 후에도 일할 사람도 없어
주말근무 등 아예 ‘뚝’ … 구인난에 운영난 ‘이중고’ 파고

군산지역의 음식점들이 구인난에 이어 대 이을 사람도 없어 아예 문을 닫거나 시한부 영업을 예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지역 유명음식점들이라 할 수 있는 ‘노포(老鋪)’들 조차 직원은 물론 그 가게를 이를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서 군산의 맛 전통을 잇지 못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일반적인 의미로 ‘노포’의 기준은 최소한 30년을 넘어야 하고 2대 이상 유지하는 음식점과 일반 가게라 할 수 있다.

한때 지역 복요리의 대명사이자 유명 맛집이었던 K음식점은 수십년 전통의 음식점이었지만 이을 가족과 물려 받을 쉐프가 없어 문을 닫는 안타까운 사례도 상당하다.

또다른 사례도 있다.

원도심의 P음식점도 어머니- 아들(또는 며느리)까지 이어진 ‘노포’였지만 힘든 음식점 장사를 하는 것 때문에 그동안 도와줬던 3대의 손녀조차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시한부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힘든 영업과 고된 일 등을 이유로 대를 잇지 못하겠다는 의지여서 이곳을 꿋꿋하게 지켜왔던 A사장도 더 강권(?)하지 못해 여주인의 선택과 노동력이 한계에 부딪칠 경우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노부부 또는 나이든 여주인이 하던 음식점들은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고 있는 경우는 수두룩하다.

한 유명 중식당은 전국적인 유명세에도 자식들이 대물려 받지 않자 다른 사람에게 비법을 넘겨 그 유명세를 유지하고 있는 사례는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들 음식점외에도 다수의 가게들이 이런 형편에 있거나 앞으로 조만간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음식점들은 어떤 의미에선 행복한 고민인지 모른다.

오랜 기간 영업해온 노하우를 무기삼아 경영난을 벗어날 수 있는 반면 신규 음식점들의 처지는 사뭇 다르다.

신규 음식점들은 코로나 19 확산 등으로 운영난을 겪으면서 겨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대부분 일손 구하기에는 아우성이다.

첫발을 뗀지 곧바로 문을 닫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B음식점은 최근 서빙이나 내부 직원들이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바람에 연말특수에도 한정적인 예약손님만 받고 있다.

“돈을 더 주겠다는 공고에도 한달이상 사람을 구하지 못해 영업하기 힘들정도로 심각합니다. 모처럼 연말연시의 특수에도 반쪽 영업을 해야할 정도랍니다.”

군산에서 유명한 C횟집은 최근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이곳은 평소에도 잘된 곳이지만 직원을 구하지 못하거나 뜻하지 않은 직원들이 무더기로 그만두는 바람에 하루를 영업을 하지 못했다.

주말근무는 언감생심(焉感生心)이어서 주말영업을 포기하거나 나홀로 주인만 일할 뿐이다. 가족들이 하는 음식점들만 문을 열 처지다.

이런 인력난은 코로나19 기간 확산한 재택근무, 초단기 근무같은 유연근무 방식에 젊은 층뿐 아니라 사회전반으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코로나 기간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한국을 빠져나간 여파도 있다. 물론 외국인 직원들이라도 구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D유명 음식점은 아예 대부분 직원을 수년전부터 충원하고 인력난에 대비, 언어소통부족을 해결하고 있다.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어떤 곳은 서빙로봇을 구입해 일손을 충당하기도 하고 더 좋은 조건을 내걸어 직원을 구하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다.

다수 음식점들은 “영업도 어려운데 사람구하기조차 쉽지 않아 내년에는 어떻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섞인 한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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