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걷다 #86] 군산원협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고계곤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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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을 걷다 #86] 군산원협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고계곤 조합장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9.15 11:24
  • 기사수정 2022-09-1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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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7월 죽성동 시대 개막 후 약 30년만에 96년 2월 본점 이전
8년 연속 클린뱅크 달성… 2012년 5월 예수금 1,000억원 달성
농협의 최고의 상 ‘총화상’ 수상 등 내실 다져 중앙무대 관심사
군산원협
군산원협

옛 산업도로에서 옥산면 방향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군산원예농협 본점과 농산물 공판장이 있다. 아마 이곳은 오늘날 수송동에 포함된 곳이지만 얼마 전까지만도 옥산면 변두리였을 것이다. 오늘날 명칭으로 수송동의 화포로다.

한마디로 이 주변이 군산원협 타운이라 할 수 있다.

군산원예농협 공판장은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직접 수탁 판매하여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소비자에는 믿을 수 있는 양질의 농산물을 적정가격에 공급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도움을 주는 공간이다. 이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덤이라 할 수 있다. 그 역할에 신선한 감동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곳이 군산원협이기도 하다.

이곳의 역사와 현조합장의 활동상을 알아보자.

사진=군산원협
사진=군산원협
사진=군산원협
사진=군산원협

# 군산원협의 탄생과 성장

군산원협은 1967년 5월에 죽성동에 농산물공판장을 개장, 약 40년동안 농산물공판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원협 본점과 공판장은 1996년 2월 수송동으로 이전, 매년 200억원대의 농산물을 취급하여 군산시 농산물 유통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생산자단체로서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운 농산물의 신속한 경매와 경매 과정에서 농업인의 이익보호 및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정착시키는데 힘써오고 있다.

원협이 신용사업을 시작한 때는 1990년 7월부터다. 물론 신용사업 개시는 군산원협의 본점이 있었던 오늘날의 죽성지점이었다.

96년 2월 수송동 청사로 이전한 후 하나로마트 죽성지점 개점을 비롯한 문화지점· 죽성지점 등 승격으로 이어졌다. 지곡지점도 2010년 12월 개점됐다.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을 하면서 2004년 전국품목조합 종합업적평가 1위와 전국품목조합 상호금융대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2012년 5월엔 예수금 1.000억원을 달성한 후 2013년부터 8년 연속 클린뱅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경제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신용사업도 덩달아 성장했다.

내실경영에 힘쓴 결과 2018년 1,980억여원이었던 상호금융 예수금이 최근 2,160억여원을 기록하며 9% 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도 1,460억여원에서 1,550억여원으로 6%가량 늘었다.

여기에다 전 조합원에게 군산짬뽕라면을 제공한 데 이어 포장재 지원, 원예용 종자·종묘 반값 공급 등 다양한 농가 실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군산원협은 2020년 10월 농협중앙회 창립기념식 때 농협 내 최고의 상으로 불리는 총화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군산원협의 총화상 수상은 군산 관내 농협 가운데 처음이다.

지금까지 성장을 뛰어넘은 획기적인 사건은 가공식품분야의 진출이다.

군산원협은 군산시와 군산대와 협력으로 지역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가공식품인 군산짬뽕라면, 뽀사뿌까, 군산불짬뽕컵면 등을 개발했다.

이로 인해 지역의 흰찰쌀보리 소비 촉진과 농가의 소득증진에 큰 기여를 해 농가소득증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작년 말 군산원협의 매출액은 144억9,100만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2억1,000만원이다.

‘짬뽕라면 조합장’ 고계곤 원협 조합장은 누구

고계곤 조합장
고계곤 조합장

<투데이군산>이 연초 설명절을 앞두고 취재한 그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하고자 한다. <2022년 2월9일자>

 

고계곤 조합장의 새로운 도전…'짬뽕라면'에 이어 이번엔 '채소라면'

‘짬뽕라면 조합장’ 고계곤(64) 군산원협조합장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고 원협조합장은 지역 농민들의 각종 농산물 생산‧ 유통 등을 통한 소득증진이란 본업을 뛰어넘어 가공식품 등과 같은 미개척 분야 개발에 온몸을 불사르고 있다.

고 조합장이 그동안 개척한 성과는 기존 신용과 경제사업이 아닌 농산물 판로 개척을 위한 가공식품분야.

이런 성과물이 군산짬뽕라면 탄생을 비롯한 군산불짬뽕컵면, 채소라면, 이순신표 천(청)국장 등은 물론 조만간 출시될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고 조합장은 취임 직후부터 군산은 물론 타지에서 생각도 하지 못한 분야로 발길을 돌린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자신이 태어나 농협맨으로 수십 년 동안 생활하고 있는 군산이 전국적인 흰찰쌀보리 생산지이자 우수한 품질을 지닌 곳인데도 불구, 매년 계속된 수요 감소와 가격경쟁면에서 시름하고 있는 농촌 현실을 목도하면서 자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부터다.

이전에도 고민했지만 정책결정과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원협의 최고 책임자로 취임과 함께 만사 제쳐놓고 군산시‧ 지역대학 등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소요된 시간만도 장장 6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탄생한 역작이 전국라면계를 강타한 지금의 ‘군산짬뽕라면’.

이는 전국 최초의 산‧학‧관이 함께 만든 라면인데 여기에는 핵심재료인 흰찰쌀보리와 감자 이외에도 대파‧ 당근‧ 오징어‧ 미역‧ 홍합 등의 건더기 전체를 국내산 재료로 썼다.

이런 가공식품 성공의 첫 관문이 유통문제였는데 자체 유통망 활용은 물론 발품을 팔고 팔아서 매스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0년 1월, 출시 7일 만에 약 13만개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과정에서 짬뽕라면 외에도 군산불짬뽕컵면‧ 뽀사뿌까 등을 연이어 출시, 흰찰쌀보리 소비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차츰 유통망을 확대, 롯데마트와 이마트‧ 코레일 등 판매망을 개척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에는 총 200만개 판매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미국과 뉴질랜드 등의 수출길도 활짝 열었다.

이런 성과의 든든한 배경에는 군산지역경제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범시민릴레이 챌린지가 크게 한몫했다. 여기에는 지역기업과 시민, 단체 등이 적극 동참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고 조합장과 군산원협은 그동안 경험상 단일제품만으로 한계가 적지 않다는 점을 자각하고 ‘좀 더 건강한 라면’ 개발에 매진했다.

그 신상품이 우리밀과 감자로 만든 ‘군산채소라면’이다.

군산은 물론 전북에서 생산되는 밀과 감자를 이용, 면을 만들고 건더기 스프는 국내산 농산물을 제작한 상품. 이달 중에 포장을 끝내고 그 신비한 맛을 세상에 드러낼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물 외에도 덤으로 군산원협과 고 조합장 및 관계자 등은 군산 최초의 농협중앙회 총화상은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통일부 장관 표창, 농협중앙회장상 등 모두 10여개의 상을 받았다.

짬뽕라면의 신화는 그동안의 흐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과거엔 홍보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읍소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엔 잇단 방송 매체의 ‘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그야말로 싱글벙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변화는 농협몰은 물론 우체국 쇼핑, 네이버스토어팜, 11번가, G마켓, 옥션 등의 오픈 마켓에서 판매실적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 조합장의 꿈은 향후 이들 라면이 전국을 제패, 1,000만개‧ 2,000만개 등을 넘어 1억개 이상 판매하는 미래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굳게 확신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전국의 농협 관계자와 지인 등에게 이들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고 홍보하느라 핸드폰을 놓치 못하고 있을 정도다.

고 조합장은 짬뽕라면과 신상품 등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아니다.

앞서 지역 조합장과 농민들을 만나면서 작년에는 옥산지역의 친환경 콩 판매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곳에서 생산된 콩으로 만들어진 청국장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낸 것.

단순한 상생을 넘어선 그다운 아이디어가 빛을 발휘했다.

제법 그럴싸한 역사적인 사실과 지역생산품을 잇는 창작물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밥상과 연결한 것이다. 기나긴 전쟁으로 피폐하고 지친 충무공이 명량해전(정유재란 때) 승전한 후 고군산군도(선유도)에 도착해 12일간 휴식하고 몸을 재충전했을 때 식사했을, 이른바 ‘이순신의 밥상’을 떠올렸다.

고 조합장은 ‘(이순신 장군이 겪은 국난)이 당시나 지금 온 국민이 참혹하게 겪고 있는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할 건강식이 뭘까’라는 것을 몇 날 며칠의 고민 끝에 청국장을 새로운 지역대표 음식으로 다시 부각시켰다. 반응도 상당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이순신표 천(청)국장’이다. 본래의 이름은 청국장이지만 천 가지 맛을 내는 것을 재차 강조하기 위해 상표명에는 ‘천(청)국장’이라고 붙였다.

그의 개발 아이디어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단순 청국장에서부터 묵은지와 연결한 묵은지 청국장과 묵은지 삼겹살 등을 개발하고 상품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상품들을 (누구나)지역 음식점들과 연계, 판매하는 등의 상생 노력은 전국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자와 만났을 때, 조만간 또 다른 신메뉴도 탄생할 것이라며 은근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취재후기

고계곤 군산원협조합장과는 오래 전 취재인연으로 인해 사적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 전무시절부터 만남을 이어온 그는 부드럽고 보기와 달리 서글서글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이어서 많은 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업무의 열정 때문에 그는 전무시절부터 조합장으로 도전이 점쳐졌고 그의 조합장 출마에 다른 도전자들이 포기하면서 무투표 당선이란 영예를 안았다.

그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태동을 알리는 행사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다른 이들에게 설파, 1972년 군산상고가 역전의 명수라는 이름을 붙은 의미(제26회 황금사자기 쟁탈전: 당시 감독 최관수)를 되살리는 50주년 행사를 범시적으로 추진하자고 했던 주창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적극적인 노력을 받아들여 군산시 등이 참여하는 행사로 성황리에 마무리된 바 있다.

어떤 이는 그에 대한 인색한 평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전국에 짬뽕라면 신화를 만든 ‘열혈 조합장’이라 생각한다. 그의 시선은 조합장의 재선 도전을 넘어 이미 중앙무대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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