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복합단지中] "투명거래 시스템 서둘러 만들어야"
상태바
[중고차 수출복합단지中] "투명거래 시스템 서둘러 만들어야"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4.27 16:42
  • 기사수정 2020-05-03 0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고 일본, 중고차거래 패러다임 바꿔 세계시장 주도
日 중고차산업은 ‘품질‧ 신뢰’ 앞세워 경쟁력 제고 극대화
중고차 경매장 전산화 도입 등 출품 前 ‘철저한 차량검사’ 필수
바이어가 믿고 바로 주문하는 체제 구축
사진 출처=군산시
사진 출처=군산시

 

‘중고차 수출시장의 세계 1위, 중동지역 뉴스에 나오는 차종들의 다수가 일본산…’

일본은 중고차 매매를 위해 바이어가 해외에서 인터넷을 통해 믿고 바로 주문하는 투명거래시스템을 구축, 해외로 매년 130만대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강국이다.

이와 같은 일본 중고차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일본 중고차의 대부분은 일본 내 경매장 160여 곳에서 매매되고 있고 이곳에서 거래되는 80%는 일본 내수시장용이고, 나머지 20%는 수출시장에 판매되는 형태다.

나고야와 요코하마, 고베, 사카이 등 주요항구도시들이 경매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되는 일본중고차의 경매장은 고베시와 같이 대부분 항만이 발달한 대도시에 들어서 있을 뿐 아니라 항만에 인접해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일본 중고차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강점은 경매장과 전산화된 투명한 매매시스템 운영이라 할 수 있다.

 

벤치마킹 주된 내용은… ‘일본의 중고차 거래방식’

우리나라와 일본의 중고차시장 경쟁력 차이는 거래방식이다. 전국적으로 거의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거래방식은 우리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방식을 살펴보면 HAA 고베옥션처럼 중고차 경매시장 운영업체에 등록한 회원사들이 매입한 차량을 경매시장에 출품(出品) 등록하면 다른 업ㅊ체가 경매를 통해 낙찰을 받아 내수시장에 되팔거나 수출하는 방식이다.

출품 등록을 할 땐 차량에 대한 정보가 있는 그대로 반영된다.

출품등록업체가 희망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의 시작이다.

성능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바랄 경우 낙찰이 안되고 수수료만 발생하기 때문에 중고차 매도자는 경매장 등록 회원사와 성능대비 적정 가격을 써내 시장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입고(入庫) 차량을 매매시스템에 등록한 뒤 엔진, 내부 및 외부 정밀검사 등을 진행하고 ‘검사 내역도 전산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중고차 시장은 시장의 신뢰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출품 전(前) 차량검사’는 매우 철저한 과정을 거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의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량검사원은 경매장이 양성한 전문정비사가 도맡는다.

검사결과에 대해 차량 구매자와 판매자는 물론 국제시장에서 신뢰가 담보되고 있어 현장에서 차량을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이나 위성 TV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대지진 ‘고베’ 사례 …중고차 수출산업 유치로 극복

1995년 1월 고베시는 대지진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복구과정에서 중고차 경매단지를 만들어 대지진 극복의 동력으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베시의 경우 일본 중고차 수출비중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 항구도시다.

주요 수출국은 북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등이다. 고베항에는 고베항만공사가 있는데 지방공기업이다.

일본 정부는 1997년까지 약 2년 동안 5400억엔을 투입, 항만 인프라를 복구했다.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고베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부산항과 상하이항 등으로 대거 이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실제로 고베항의 물동량은 1994년 241만TEU를 기록했으나 지진 발생이후 거의 절반인 140만TEU로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베시는 절치부심했다. 그 대안이 중고차 수출산업 유치였다.

중고차 경매장을 항만 배후단지에 유치, 중고차 산업 활성화와 수출을 통한 항만물동량 창출을 꾀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자동찬 연식(年式)이 오래될수록 누진세를 적용하는 자동차 리사이클 법(法)을 2005년 제정하고 폐차 때 비용부담을 늘리면서 중고차 수출이 급증했다.

중고차 경매장 HAA고베옥션은 고베항만 시설 중 약 12만㎡를 고베시로부터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시가 부지를 저렴하게 임대해주고 있다.

고베공항(일본 기준 국내선)에서 15분 거리에 있을 뿐 아니라 고베항 선석에 인접해 있어 바이어의 주문을 받을 때 선적이 바로 가능한 이점도 있다.

HAA고베옥션은 전국중고차 경매장 160여 곳 중 실적면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낙찰된 차량은 20%는 수출되고 중고차 매매회사만도 2000여 개가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고베옥션장 경매시스템과 중고차 보관시설은 ‘HAA’란 회사가 투자해 조성했다.

HAA고베옥션은 출품, 거래, 낙찰수수료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다. 보관료를 따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출품할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하는 구조다. 물론 경매에서 낙찰을 받지 못한 차량이 다음에 다시 시장에 나오면(출품) 당연히 수수료를 다시 내야 한다.

매물차량이 경매장에 들어오면 HAA고베옥션이 차량을 검사하고 차량에 대한 정보자료를 인터넷을 올려 경매 참여자들이 미리 알 수 있게 하도록 하는 구조다. 차량 1대가 거래되는 평균 소요시간은 10~ 20초다.

 

또 다른 경매장 모델 USS옥션… 일본 최대 중고차 경매회사

나고야에 본사를 둔 USS옥션은 일본내 최대 중고차 경매회사 중 하나다. 경매장만 18개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 경매업체 중 실적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의 경매는 매주 한 차례 열린다.

일본 경매장 중 가장 큰 규모가 큰 곳은 USS도쿄옥션은 전국 1위 매장으로 부지만 약 100만㎡에 달한다.

경매회사 3500여개가 참여, 하루 1만4000여대를 출품하는데 낙찰률은 6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USS옥션의 특장은 차종별로 경매장이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

중장비 차량에 대한 경매는 삿포르, 니카이, 요코하마 등 5개 지역에 특화돼 있다.

 

온라인 활용 중고차 시장 활성화

정보통신(IT)이 발전하면서 일본 중고차 경매시장 판도는 엄청난 변화와 함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각종 중고매장처럼 중고차시장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중고차 경매시장은 2000년대부터 경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참여할 수 있게 제도적인 장치를 완비했다.

일본의 경우 당시 인터넷 비중이 7.6%였던 것이 2013년 58%로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오늘날은 거의 대부분 확대되는 양상으로 변한 지 오래다.

현장 경매장에 참여하는 회원(중고차 매매업체)은 회비가 없어도 되지만 인터넷 회원의 경우 연간 1만엔을, 위성 TV의 경우 6만엔을 각각 회비로 내야 한다.

낙찰수수료 역시 경매장에서 내는 수수료보다 훨씬 비싸다.

다만 USS옥션 회원이 되기 위해선 자동차 매매자격증이 1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할 뿐 아니라 주차장(야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경매장에서 중고차를 낙찰받은 수출업체가 해외바이어와 수출계약을 맺고 해당차량이 부두에 들어서면 부두운영회사는 선적부터 운송-보관- 통관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중고차 시장이 제품만 보장된다면 세계적인 IT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의 경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일본에서 운영하는 전산화된 경매장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절실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고차매매업도 역차별 규제가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서 일본 등 의 외국계열기업이 국내시장을 장악하는 사례로 변하고 있다.

중기적합업종은 2011년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업의 신규출점 제한, 출점 가능지역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017년 중고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같이 국내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외국계 자동차 업체 판매비중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수백%씩 성장했다. 선진기술로 무장한 일본계 업체들의 영역확장은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