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복합단지上] 국내시장 초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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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복합단지上] 국내시장 초경쟁 예고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4.22 15:43
  • 기사수정 2020-05-03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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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식도동 일원 22만7396㎡… 수출비즈니스센터‧ 매매업체 입주단지 등 조성
2022년까지 1000억여 원 투입 고용창출 1040여명 등 기대효과 상당
기존 90% 차지하는 인천이나 울산 등과 경쟁해야 할 처지… 장밋빛 환상 ‘금물’
연간 25만대에 이르는 인천항 수출용 중고자동차들이 인천항 내항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인천항만공사
연간 25만대에 이르는 인천항 수출용 중고자동차들이 인천항 내항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인천항만공사

 

군산시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있는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감은 엄청나다.

이 분야에서 최강자라 할 수 있는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수출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인천지역과의 경쟁을 해야 할 처지에 있지만 최근 장밋빛 환상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울산시까지 새로운 자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는데다 관련 용역을 이미 진행 중이어서 군산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꼴이다.

기존 시스템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경우 기대했던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의 악순환에 빠져들 우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군산중고차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과 국내중고차시장의 현황(군산의 중고차 산업의 위치), 일본의 중고차시장의 강점, 향후 우려되는 문제점과 그 대안 등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점검하는 장을 마련했다.

 

국내 중고차 시장 현황과 수출추이

‘2017년 25만1300여대, 2018년 31만5800여대, 2019년 41만8900여대…’

이는 무역협회 무역통계 자료에 따른 수치다. 비교적 최근 수년 동안 나름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일본의 수출추이는 자료가 미비해서 대비할 수는 없지만 2012년 100만4800여대에서 2017년 129만7700여대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상황도 우리와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보다 심각한 것은 수익성 문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에 국산중고자동차 수출이 상대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수출물류단지의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군산중고차수출복합단지 조성 사업은 중고차수출산업의 단비와 같은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 활력 프로젝트인 중고차수출복합단지의 조성과 기대효과는 뭘까.

 

중고차 수출복합단지와 기대효과는

군산중고차수출복합단지는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벌써 1년여를 훌쩍 보낸 후에야 관련 용역의 윤곽이 드러냈다.

오식도동 인근에 들어설 이 단지는 국내 최초로 내수와 수출용 중고차는 물론 건설기계, 농기계, 특장차 등을 종합적으로 다룰 뿐 아니라 수출비즈니센터(경매장, 품질인증센터), 매매업체 입주단지, 정비‧ 튜닝부품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규모는 22만7390여㎡에 달하며 오는 2022년까지 총사업비 1008억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인 예산내역은 국비 275억원과 지방비 220억원, 민간 513억원 등이다.

관련 용역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복합단지가 조성되면 경제 사회적 편익은 모두 2050여억원, 고용창출 1040여명 등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이 조성사업은 그동안 기획재정부 보조금평가위원회 적격심의와 지방투자심사관리센터 타당성 통과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크게 문제될 일은 없겠지만 벌써 많은 시간을 흘러 보냈다.

일본과 경쟁도 하기 전에 국내시장을 사실상 주도하는 인천과 울산의 엄청난 투자 등을 감안한다면 지역 산업계는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의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처한 위치는 어딜까

‘ 2019년 수도권 수출금액 국내 비중은 87.1%, 전북 0.5%(국내기준 7번째)… ’

이 자료는 최근 무역협회 지자체별 무역통계에 근거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확산여파로 중고차 수출시장은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수출시장의 분위기가 말 그대로 개점휴업상태다.

군산은 물론 국내 중고차를 수출하는 업체들의 판매방식은 보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해외바이어가 미리 주문한 차를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수출업체가 자신이 매입한 중고차에 대한 정보를 현지 바이어한테 제공해 가격협상을 거쳐 판매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는 야적장에 중고차를 전시해놓고 외국 중개인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인천 송도유원지와 율도야적장에서 이뤄지고 있고 그 규모면에서 국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장은 두 번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는 국내 중고차수출업체의 경우 대부분 영세개인사업자들이란 점이다.

그 수만도 전국적으로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체규모가 영세하다보니 국내중고차는 일본 중고차에 비해 신뢰도면에서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국내의 경우 중고차를 수입하려는 바이어들이 허위 및 미끼 매물을 피하기 위해 직접 매매업체를 찾아가 일일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흥정하는 구조다.

심지어 수출대상 중고차들은 등록이 말소돼 성능 점검기록부 고지 의무조차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군산은 그중에서도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시쳇말로 10대 수출대국 우리나라에서 이해할 수 없는 구석기시대 유물이란 말밖에 할 수 없다.

이대로 가면 국내 중고차 산업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음은 이미 작동한지 오래다.

이를 극복하려면 중고차시장의 낡은 패러다임을 판매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여기에다 매매 딜러 실태파악과 관리문제가 가장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이며 낙후된 국내 거래 중고차 가격산정방식, 난립한 중고차 매매단지 혐오시설 논란 등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군산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한 전면적인 구조변화가 우리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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