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전국 최고 주산지가 군산?…"왜 자체 브랜드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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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전국 최고 주산지가 군산?…"왜 자체 브랜드 없나요?"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8.26 09:43
  • 기사수정 2022-08-2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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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부상에도 맛 전국화 실패… ‘흑산도 홍어’란 이름 속에 갇혀
자체브랜드 육성 과제만 가득… 군산수협, 전문업체와 숙고 중
전국은 ‘홍어전쟁 중’… 전남 흑산도 vs 인천 대청도 vs 군산
홍어회/사진=신안군청 홈페이지
홍어회/사진=신안군청 홈페이지

군산, (참)홍어 최고 주산지인데 아시나요?

군산은 최근 수년동안 확고한 홍어주산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유명세에 떠밀리고 있어 안타까움만 가득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국의 홍어는 ‘흑산도란 이름’ 속에 녹아내리면서 그야말로 ‘전국구 홍어’로 등극한지 오래다. 흑산도 홍어는 영화 ‘자산어보’에도 나올 정도로 스토리텔링된데 이어 각종 맛 사이트까지 점령하는 바람에 전국적인 산지 중 하나인 군산지역은 자제 브랜드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군산이 전국 최고의 홍어주산지라고 지칭(또는 자칭)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위판량을 보면 군산이 전국적인 수준이다.

자료출처=군산수협
자료출처=군산수협

# 군산의 홍어 위판량 ‘전국 최고(?)’

군산수협 위판 내역을 보면 이렇다.

2019년 8월 말 기준 약 165톤에서 매년 증가해 2020년 동기 약 313.839톤으로 두 배 늘더니 작년에는 약 973.597톤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710톤에 달했다.

이를 국내 집산지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아 간접적인 비교를 해봤다.

기준이 되는 시기는 다소 달라도 인천의 경우 2014년 800톤이었고, 전남의 경우 502톤이었다는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군산의 홍어 어획량이 전국적이란 추론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전남에서 운영하는 ‘흑산도 홍어사이트’에는 다양한 맛 비법과 홍어의 특성, 유명음식점 등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엄청난 위판량에도 군산은 전국 홍어시장에서 흑산도 홍어와 싸움다운 싸움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지 오래다.

흑산도가 주산지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전라도 지역민들이 오래 전부터 홍어 삭힌 것 등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을 전국화하면서 풍부한 수요를 창출, 자체 브랜드로 전국을 제패한데 따른 것이다.

군산도 전남 목포 등처럼 유사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지만 왜 흑산도 홍어에 기(氣)조차 펼수 없게 된 것은 자체브랜드로 만들기에 실패하면서 고가로 위판할 수 있는 전남 목포 판매망(시장) 등에 종속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주요 집산지인 인천의 대청도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례는 전남 영광(법성포) 굴비 등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군산수협도 최근 지혜를 모으고 있다.

지역의 전문업체와 상생전략을 마련, 홍어의 지역 브랜드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군산 홍어값을 제대로 받고 지역어업인들의 소득 증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 홍어 먹는 방법 등 연구한 전라도 음식으로 입지 굳건

우리나라의 흑산도 지역에서 많이 보이는 참홍어(Raja pulchra)와 일반적인 홍어(Okamjei kenojei)로 구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낸 결론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참홍어와 홍어 2가지 뿐’ 이라고 한다. 물론 두 가지는 종이 다르다.

그 외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지만 결국은 참홍어가 아니면 ‘간자미/ 간재미/ 갱개미/ 가오리’ 등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전부 홍어다.

참홍어는 간재미, 가오리보다 체형이 사각형을 띄는 것이 특징 중의 하나며 꼬리에 2개의 작은 꼬리지느러미가 있다. 간재미 등은 갈색으로 많은 회백색 반점이 있다.

의외로 국내 홍어의 최대산지는 전라남도 서해안이 아니라 군산 등 도내 서해안권, 인천광역시라고 한다. 강화도, 덕적군도, 영종도 등지에서도 많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홍어가 한류성 어종이다보니 따뜻한 남부지방 바다보다는 차가운 바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호남 지역의 홍어 요리들이 많이 유명해져서 전라도의 대표적인 요리들 가운데 하나로 많이 알려졌다. 다만 전라도에서도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은 전라도가 주산지에 편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 홍어의 산지는 경기도의 강화도, 안산과 충청도의 당진, 서산, 태안, 보령, 서천과 경상도의 울산, 사천, 하동과 평안도의 용천이라고 적혀있으나 의외로 전라도는 없다.

이런 역사에도 흑산도 홍어란 이름으로 왜 자리잡았을까.

이런 추론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물산이 풍부한 전라도지역이 다양한 음식과 수요를 좌우하면서 홍어 요리에 대한 특화한 결과물일 수도 있고, 당시 가치 높은 주생산지인 쌀을 무기화(?)한 시대적인 산물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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