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洪·魚·戰·爭'… 군산홍어 게임 체인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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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洪·魚·戰·爭'… 군산홍어 게임 체인저되나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0.20 10:07
  • 기사수정 2022-10-20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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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군산의 위판량 전국 43%(1,376톤)차지 … 신안의 2배
道· 군산시· 수협과 판로개척· 상품개발 통해 흑산도홍어에 ‘도전장’
군산, 최고 어획량으로 위상제고 vs 신안, 근해어획량 제한 견제구
참홍어/사진 출처=해양수산부
참홍어/사진 출처=해양수산부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홍어전쟁이다.

군산수협이 전북도 및 군산시 등과 함께 전국 최고의 어획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력과 상품개발에 나서면서 신안 흑산도 홍어의 아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군산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수협에 위판된 홍어는 1,376톤으로 전국 판매량 3,121톤의 43%를 차지했다.

군산이 홍어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은 최근 계속된 서해안 해수온도 상승(1.5도)으로 오징어와 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다 2009년부터 도입된 흑산도 근해와 서해 북위 37도 이북인 인천 옹진군 해상의 허용어획량 제도의 영향권에 자유로운 것도 한몫했다.

군산이 홍어주산지로 변한 것은 수년전, 엉뚱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충남과 전남에서 근해연승어업(낚시로 잡는 어업) 면허를 사온 군산선주들이 2017년부터 11척의 배로 대구잡이에 나섰다가 어청도 앞바다에 형성된 대규모 어장에서 홍어를 잡아올리면서 본격화됐다.

게다가 군산 앞바다에서는 금어기(6월1일~ 7월15일)를 제외하고 연중 홍어잡이가 가능한 것도 군산이 홍어주산지로 변한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홍어의 최고 주산지임에도 명성이나 요리법, 보관창고. 유통망이 제대로 안갖춰져 아직 흑산도 홍어의 철옹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일례로 위판가 기준으로 흑산도 홍어가 대(大)자 기준 38만원인 반면 절반에 훨씬 못미치는 12~ 15만원에 위판되고 있는 것이 군산홍어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브랜드 가치면에서 게임이 되지 않은 것은 안타깝지만 군산의 서글픈 현실이다.

여기에다 흑산도 홍어의 경우 나주와 목포 등에서는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포털이나 언론 등에 자체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홍어의 본고장의 위상을 강화한 지 오래다.

특히 흑산도 홍어의 집산지라 할 수 있는 목포와 나주 영산포 등에는 다양한 홍어요리집들이 즐비한데다 도매 및 소매상들이 전국 판매망을 주도하고 있다. 다시말해 이들지역이 어획- 보관- 요리 및 판매망 등과 같은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군산홍어’란 상표 등록에서부터 수산물이력제를 도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군산시와 전북도, 군산수협 등은 간담회를 통해 홍어 소비촉진과 판로개척, 지역특화상품 개발 방안 마련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그렇다고 군산홍어의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군산홍어는 과밀낚시(주낙어법)로 잡는 흑산도 홍어와 달리 낚시에 미끼를 걸어 잡기 때문에 활어상태에서 포획이 가능해 신선도와 좋은 상품으로 유지되고 있다. 덤으로 전국 최고의 위판량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브랜드화가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자칫 쌀에서 경기미에 한수아래인 전북의 쌀과 같은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고민도 있다.

군산홍어의 도전기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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