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소리 떠난 자리에 추억 가득'…레트로 감성 넘치는 ‘임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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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소리 떠난 자리에 추억 가득'…레트로 감성 넘치는 ‘임피역’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6.04 13:13
  • 기사수정 2024-06-04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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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로의 낭만과 과거로의 여행 장소 인기
눈으로 보고 세월의 흔적 느끼는 ‘시간여행’의 愛所
열차는 멈춰섰지만 플랫폼에는 온기는 여전
 대한민국 근대유산 등록문화재 제208호인 임피역사. / 사진=군산시 제공
대한민국 근대유산 등록문화재 제208호인 임피역사. / 사진=군산시 제공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이뿐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코스모스 반겨주는 정든 고향역

다정히 손 잡고 고개마루 넘어서 갈 때/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얼싸안고 바라보았네/멀어진 나의 고향역] - 임종수의 고향역 -

임피역사 / 사진=군산시 제공
임피역사 / 사진=군산시 제공

전국은 감성과 추억 등을 활용한 간이역(驛)과 기찻길 등에 얽힌 에피소드들로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다.

그 철도 얘기의 중심에는 간이역이 있는데, 영화와 드라마· 노래 등을 낭만과 추억물로 승부하고 있는 지역들도 적지 않다.

어떤 낭만 가객은 (간이)역을 소재로 노래말을 만들어 우리의 심금을 울려 여전히 우리의 추억과 눈물샘을 자극하곤 한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기차와 관련된 소재를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낸 일본 영화 ‘철도원’도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런 유형의 작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이역은 근대화 과정에서 서민들의 애환이 스며든 공간이다. 한적한 공간에 위치한데다 저마다의 이력을 지니고 있어 욜로문화, 스토리 관광 등과 맞물려 관광문화자원으로 활용을 시도하거나 서두르고 있다.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은 한국관광공사 선정 가볼 만한 곳에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JTBC 주말 드라마 ‘닥터슬럼프’, 영화 ‘리틀 포레스터’ 등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곳 이외에도 곡성역과 이웃 익산 춘포역, 양평 구둔역 등도 간이역 ‘감성대전’에 참전(?), 전국무대로 관광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곳은 군산과 역사와 지리적인 궤를 같이한 익산의 춘포역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건물이란 테마를 활용한 여러 행사를 만들어 다른 지역의 관광객들에게 추억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엔 어디나 그러했듯이 춘포의 드넓은 들녁에서 수탈한 쌀을 당시 대장역을 통해 군산항으로 옮겼다고 한다.

1914년에 건립되어 그해 11월부터 익산과 전주를 연결하는 전라선이 정차했는데 당시엔 대장역이라 불렀다고 한다.

역 근처에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대장촌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후 치욕의 역사를 걷어내고자 1996년에 ‘춘포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많은 열차를 맞이하고 떠나보내었던 이 역은 오래 전부터 학술 및 문화 등 각종 행사를 통해 추억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군산시도 수년 전부터 이런 흐름에 뛰어들었다.

그 야심작이 임피역이다.

임피역사 내 조형물. / 사진=군산시제공
임피역사 내 조형물. / 사진=군산시제공

백릉의 고향이자 몇몇 소설의 태동적인 공간인 임피라는 점에서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그 첫 도전이 옛 임피역 안팎의 조형물 설치와 공원 조성인데 몇 년 전부터는 생생국가유산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프로그램(6월1일 ‘넌 간이역 임피역 가니?’ 등) 운영을 하고 있다.

군산에 ‘칙칙폭폭’ 소리를 낸 때는 이미 112년을 넘어섰다.

그 사이에 익산과 군산을 오가는 철도에는 간이역들이 생겨났고 그중 가장 오랜 역사동안 유지해온 곳이 임피역이다.

1920년 12월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 역은 70여년 뒤인 1995년 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08년부터는 장항선에 편입됐다가 그후 얼마 안돼 문을 닫았다.

현재의 역사는 남아있는 역 건물의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금은 대한민국 근대유산 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되어 있다.

지금은 폐역이 됐으나 소박한 농촌 간이역의 건축양식과 풍광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임피역에 가보면 역사(驛舍) 내부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0~ 6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친근한 느낌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역 내에선 보따리를 들고 매표하는 노인, 매표 및 검표원 등 근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조형물이 당시 풍경을 소환한다. 역 안팎 조형물들은 임피면 출신 소설가 채만식 소설 속 인물들을 형상화했다.

역사 부근의 기차는 객차전시관으로 활용 중이다. 전시관 내 교복을 입은 학생, 사과를 깎아먹는 아낙네, 마주 보고 앉은 승객 조형물이 볼거리다.

임피역의 정차된 열차. / 사진=군산시제공
임피역의 정차된 열차. / 사진=군산시제공

이제는 더 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이지만 역사 안에는 여전히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다. 오래 전 향수를 그리워하며 이곳까지 찾아오는 발걸음이 힘차게 이어지고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연계될 다른 철도유산 발굴에 아이디어와 지혜를 짜내는 것을 과제로 안고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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