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군산의 축산농가…믿었던 로컬푸드매장 마저 타 지역 독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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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군산의 축산농가…믿었던 로컬푸드매장 마저 타 지역 독차지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5.14 09:51
  • 기사수정 2024-05-16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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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로컬푸드들 지역생산품 외면…타지역축협· 목우촌 입점
동군산· 군산· 옥산농협 로컬푸드 정육코너 타지산품 채워져
지역축산농들, 로컬푸드 매장 없어 속절없이 안방내줘야 할 판
“제발 우리産品 애용장치 좀 만들어주오”…지역축산농가들 절규
(자료사진)지역의 로컬푸드
(자료사진)지역의 로컬푸드

군산축산농들이 절정의 코로나 한파보다 더 어려운 경제상황을 맞고 있으나 정작 지역 농협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당국의 전향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축산농들이 처한 상황은 심각하다.

최악의 경기침체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데다 지역 농협들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정육매장들조차 타지역의 잔치상으로 전락, 매년 수십억원대의 축산농가 기대 소득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

지역축산농가들에 따르면 군산시의 농협들이 운영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의 정육매장에서 지역축산농의 생산품들이 판매될 수 없는 구조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이에 따른 지역축산농들의 직간접적인 손실규모는 6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앞장서서 만드는 곳은 지역 농협들이다.

소리소문없이 동군산농협과 군산농협의 로컬푸드 매장에는 타지역 축협과 농협중앙회의 핵심적인 자회사인 목우촌의 제품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엎친데 덮친 격으로 로컬푸드의 선구자격인 옥산농협의 로컬푸드직매장의 정육매장까지 다른 축협이 차지하게 된 것.

13일 옥산농협의 정육매장에 대한 입찰결과 김제· 완주· 전주축협이 지역업체들과 경쟁했지만 시설규모와 유통망, 자본 등에서 비교우위를 활용, 상당한 점수차로 최종 낙점됐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로컬푸드의 개척자격인 옥산농협의 로컬푸드 정육매장을 해당 축협에서 향후 약 2년간 도맡아 운영함으로써 지역 산품의 판로는 사실상 차단되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농협들이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농가소득증진을 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지역축산농의 판로를 막는 행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행정지침과 맞물려 있다.

지역농가에서 생산한 산품을 애용하도록 되어 있는 엽채류와 달리 축산물은 안정적인 유통구조와 위생문제 등을 감안,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생산하는 산품까지 도내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지침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게 해당 농협들의 해명이다.

옥산농협의 한관계자는 “과거 지역 축산농에게 맡겨 본적도 있지만 위생과 유통구조 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공개입찰을 했는데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다만 공조직답게 입찰 과정의 투명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접근했는데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 축산농가 및 전문가들은 “해당 축협 등이 정육매장을 관리, 운영함으로써 지역축산농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전북특별자치도에 지침 변경은 물론 지역산품 배려 등에도 정책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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