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소는 잃더라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치자"
상태바
[정영욱의 '望市作記'] "소는 잃더라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치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5.26 14:54
  • 기사수정 2022-01-17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만금개발청, 수변도시 선도사업 추진 … 시, 당황한 기색 역력
전략의 미스인가 …새만금국제협력과 축소의 결과물 비아냥
과거 정부의 메르스사태 실패 교훈 삼아 조직개편도 검토해야
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만사회단체들이 새만금개발청을 항의방문했다.
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만사회단체들이 새만금개발청을 항의방문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란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일반적인 의미는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하고 손을 써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원인만 제대로 찾으면 그 속에 해법이 있다는 반어적인 표현이 될 수 있다.

이 속담과 딱 떨어지는 일이 요즘 벌어졌다.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최근 새만금개발청이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수변도시 선도사업을 놓고 시 안팎이 요란하다.

이 사업은 오는 2024년까지 1조1000여 억 원을 투자, 새만금사업 지역 국제협력용지 내 660만㎡를 조성하고 이곳에 1만 세대 2만5000여명이 거주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군산시는 아직 정중동(靜中動) 모드이지만 외형과 달리, 내심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 같다.

추측컨대 과거 새만금방조제 개통과 새만금 3, 4호 방조제 관할권 다툼을 벌이면서 빚어진 뼈아픈 경험과 트라우마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재판의 후유증은 상상이상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안군과 김제시에 각각 새만금 1,2호 방조제의 관할권을 넘겨주는 법적인 토대를 만들어줬고 새만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군산시가 오히려 수세에 몰린 꼴이 됐다.

이 사건이 있기 전에는 적어도 새만금과 군산시의 관계는 한마디로 등식에 가까웠다는 인식에서 엄청난 충격적인 상황을 맞은 것이다.

그야말로 일격을 당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새만금수변도시 선도사업은 그 충격의 현실화, 다름 아니었다.

특히 이는 김제시와의 행정구역 분쟁을 촉발할 뿐 아니라 이곳이 자칫 타 지자체로 넘어가면 새만금 신항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 긴장감은 실로 엄청났다.

이번 사태의 촉발은 중앙부처의 정책 추진에서 비롯됐지만 미리 이를 간파하고 대비했어야 하는데 ‘뒷북행정’의 전형처럼 보여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과 아쉬움만 가득하다.

그동안 시 행정의 일반적인 행동패턴은 ‘현안발생- 시민단체 반발 성명- 서명운동- 항의방문 및 결의대회’ 등의 수순이라는 ‘플랜 A’에 그쳤다.

실례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에 따른 주된 행정 흐름도는 이런 방식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지 않는가.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할 방안이나 해법이 없는 전략만을 아둔하게 고집했다.

제2, 3의 길이나 출구를 고려한 일종의 ‘플랜 B’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향후 ‘플랜 B’를 고려한다면 과거 조직개편의 내용을 복기(復棋)해보면 그 해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군산시 민선 6기 시절에는 새만금사업의 중요성과 방조제 관할권 분쟁 등을 대비, 새만금지원담당관이란 담당부서를 새롭게 만들어 유용하게 운영한 것이 2010년 1월이었다.

후에 2015년 1월 국제협력과를 흡수, 새만금국제협력과로 업무를 유지하는 등 새만금관련사업에 어느 정도 대응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민선7기에는 새만금지역 태양광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도 새만금사업 등에 대한 총괄 사업을 다루는 과(課)를 축소, 계(係) 형태로 유지하는 누(累)를 범했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작금의 군산시 대응이 보다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접근이 되게 하려면 에너지담당관의 기능에다 새만금업무를 넣어서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그 명칭이 어찌됐든.

우린 그동안의 경험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에 인색한 것 같다. 벤치마킹은 일종의 선(善)이란 접근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것에는 용기가 부족했다.

누가 뭐래도 잘못은 잘못인 만큼 실패를 극복하려면 사고의 대전환이 유일한 해법인데 말이다.

과거 정부차원의 메르스 대응 실패에 따른 전염병 방역체제의 재점검 등을 통해 오늘날의 K-방역 성공은 엄청나게 국격(國格)을 높였다.

어떤 이들은 올림픽을 여러 차례 치른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해외각국의 평가도 쏟아졌다.

가까운 이웃 김제시가 오롯이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담당과(課)를 유지, 체계적이고 보다 효율적인 접근을 한 것처럼 우리도 잘 대비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의 모범이 될 수 있는데.

그것도 제대로만 고친다면 그동안의 아픔과 실패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는 만큼 강임준 시장의 군산호에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똑 같은 우를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