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향수 가득 군산의 유일 오일장 ‘대야장날’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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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향수 가득 군산의 유일 오일장 ‘대야장날’ 가봤더니…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3.05.02 11:17
  • 기사수정 2023-05-02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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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었더니 몰려드는 인파…매달 1, 6, 11, 16, 21, 26일 열려
‘흥과 정, 덤’이 넘실거리는 인기의 오일장
‘지경장’이란 이름 시작한 120년의 재래시장… 한때 우시장도
/ 사진=투데이군산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 유일의 오일장인 대야장은 꼭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전통시장이다.

매월 ‘1일과 6일’이 들어가는 다시말해 1일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면 어김없이 장이 들어선다.   

처음엔 장날인 줄 모르고 어제(1일) 대야의 한 카페에서 만나 우연하게 의기투합, 친구 2명과 함께 대야장에 들렀다.

5월, 녹음이 짙어져 가는 들판을 보면서 친구들과 만났다.

처음에는 대야장의 명물 ‘꽈배기를 사먹자’고 시장통에 발을 내딛었다.

어릴 적에 어머님을 따라 나섰던 시장 구경을 한다는 마음에 살짝 설렜다.

초입부터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보통은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주류인데 비교적 젊은층들도 상당해 의외였다.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란 시장 행렬이 길가에 진열되어 있고,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할 정도의 물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시장에 가면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5일장에는 만물 상회에서부터 어물 가게, 과일 가게, 채소 가게, 어묵 가게, 생필품 가게 등이 가득했다. 또, 간식거리 뻥튀기를 파는 곳부터, 없는 게 없는 옷 가게와 알록달록 예쁜 꽃들은 물론 모종할 채소, 관상수와 유실수 묘목들….

한 친구는 최근 밭일에 재미를 붙여 그곳에서 필요한 수도꼭지와 인근에 있는 부엌칼 세트를 사기 위해 흥정을 벌이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부터 1만원, 2만원의 현금을 꺼내 들고 곧바로 사들였다. 역시 아저씨급인 우리들은 밀고 당기는 흥정에는 재주가 없는 것 같다.

그곳에서 물건을 판 60대가량의 상인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판 물건을 담아줬다.

그곳을 지나 시장통 속으로 더 들어가자 끝없는 행렬로 이어졌다. 빵이며 어묵, 옥수수 등 식품류에서부터 옷 판매하는 좌대들로 북적였다.

한쪽으로 갔더니 엄청난 인파가 있어 자세히 보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JTV 와글와글 시장 가요제’가 열리고 있었다.

/ 사진=투데이군산
/ 사진=투데이군산

경연에 참여한 참가자가 나서야 하는데 손발이 안맞자 사회자가 순발력있게 그곳에 취재하던 촬영기자가 최근 승진했다면서 그에게 박수를 유도해 어색한 장면을 모면했다.

장날이 누군가를 만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한 친구를 그곳에서 만났다. 대야 토박이인 그에게 “대야장의 명물 꽈배기를 어디에서 사냐”고 물었더니 대야성당쪽에 있다는 것이었다.

몰려드는 인파를 뒤로하고 한적한 도로쪽으로 발을 돌렸더니 꽈배기를 파는 부부가 있어 그곳에서 꽈배기가 맛있느냐고 흥정했더니 공짜라며 거져줬다. 맛이 있어 두봉지나 샀다.

이맛에 다시 명물 꽈배기를 사려고 차를 이용해서 성당쪽으로 갔더니 길다랗게 줄이 이어져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 대야장은

대야장은 1904년 지경장의 후신격으로 다른 지역에서 처음 시작되어 1912년 군산선이 개통되면서 현재의 대야로 옮겨왔고 1965년에 대야장이란 이름으로 개설됐다.

우(牛) 시장으로 한때 유명세를 치렀던 지경장은 소와 돼지 등의 가축이 거래되었고, 대야까지 생선을 운반하는 배가 들어왔었기에 싱싱한 수산물 판매도 성행했을 정도다.

대야장은 대야에 사는 사람들 외에도 인근 마을인 임피, 서수, 성산, 개정과 군산 시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었다. 전주와 군산을 잇는 전군도로 길목과 전라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서는 대야장은 익산, 김제 등지에서 장꾼들이 모여들었단다.

1948년 대야역 설립으로 대야면 산월리 부근으로 서서히 이전되어 현재의 장터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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