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장 경선에서 쓴잔을 마신 예비후보들이 기다렸다는 듯 전북도의원과 군산시의원 선거로 발길을 돌리면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치적 소신 등에 따른 행보라기보다, 오로지 ‘당선’이라는 생존 논리에 치우친 ‘정치적 명분도 도의도 없는 선회’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이 지난 29일 마감한 군산지역 선거구 조정에 따른 6월 지방선거 도·시의원 후보자 신규 또는 재공모 결과, 시장 경선 참여자였던 김영일, 나종대, 박정희 등 3명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 조정이라는 제도적 틈새가 열리자마자 시장 경선 낙마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도의원 또는 시의원 후보군으로 갈아탄 것이다.
특히 시장 경선 최종 결선까지 올랐던 김영일 전 예비후보는 '급'을 크게 낮춰 연고도 깊지 않은 시의원 마선거구(월명·흥남· 경암·중앙동)후보로 등록했다.
3명을 선출하는 마선거구의 경우 현재 민주당 2명과 조국혁신당 1명만이 등록한 상태로, 이대로라면 무투표 당선까지 점쳐지는 곳이다.
이에 그는 민주당 후보 1명이 부족한 이 지역구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역시 시장 경선서 쓴잔을 마신 나종대와 박정희 전 예비후보도 도의회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나종대와 박정희는 제3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지역 정가의 시선은 유독 차갑다.
시장과 지방의원은 요구되는 역량과 리더십의 결이 엄연히 다른데도 시장 문턱에서 좌절하자마자 '갈아타기'한 것은 스스로의 정치적 무게감을 깎아먹는 행위여서다.
결국 “시장이 되면 군산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시민 앞의 이들의 결기는 사라지고 “무슨 자리든 차지해야겠다”는 정치적 얄팍함과 꼼수만 남게 된 셈이다.
비판의 화살은 민주당의 후보자 공모시스템으로도 향한다.
선거구 획정에 따른 신규·재공모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결과적으로 경선 탈락자들에게 ‘패자부활전’의 멍석을 깔아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지역구를 다져온 후보들은 “시장 경선에서 떨어진 인사들의 이 같은 '갈아타기'는 정치적 명분도 없고 정치 도의에도 맞는 것이냐”며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는 얼마전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보다는 오직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민주당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당 정치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 심사 과정에서 이들의 ‘갈아타기’ 행보가 도덕성과 진정성 항목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주목을 끌게 됐다.
만약 민주당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후보는 물론 민주당도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