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지만 핵심 내용은 지난해 입법예고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가 개정안에 대해 줄곧 반대 의견을 제출했지만 해수부가 기존 방침을 사실상 유지하면서 향후 지역 정치권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해수부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7월27일까지 항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9월2일부터 10월13일까지 해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군산시와 김제시 간 이견으로 후속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이번 재입법예고는 그로부터 8개월 만이다.
재입법예고한 개정안은 국가관리무역항의 명칭을 기존 '군산항' 대신 '새만금항'으로 하고, 그 아래 항만으로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으로 정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입법예고안과 비교해 사실상 차이가 없다. 군산항 수상구역과 새만금항 신항 수상구역을 별도로 구분해 편집한 점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다.
기존에는 '새만금항(군산항·새만금항 신항)'으로 묶어 수상구역을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두 항만의 수상구역을 각각 구분해 기술한 것이다.
위치 표기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다.
기존 개정안에 담겼던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및 새만금 제2호 방조제 전면 해상'이라는 표현은 '전북특별자치도'로 간략화됐다.
시는 그동안 항만명 변경과 위치·수상구역 표기 등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우선 국가관리무역항 명칭에서 '군산항'이 삭제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군산항은 개항 127년의 역사성과 상징성, 인지도를 가진 항만인 만큼 새만금항으로 변경할 경우 항만 브랜드 가치 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외 대부분의 항만이 관할 행정구역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새만금은 행정지명이 아닌 국가사업 명칭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는 '군산 새만금항' 또는 '새만금항(군산항·새만금항 신항)'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위치 표기와 수상구역 설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는 아직 관할권이 확정되지 않은 새만금신항의 위치를 시행령에 특정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향후 관할권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상구역 설명 과정에서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새만금 제2호 방조제'라는 표현이 사용된 점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번 재입법예고에서도 기존의 개정안 뼈대를 유지했다. 사실상 시의 핵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해수부가 재입법예고를 통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시행령 개정안의 최종 통과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결국 역사성과 정체성, 관할권 사수라는 난제를 떠안은 시로서는 막판 설득 외에 선택지가 좁아진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도 긴박해질 전망이다.
국회 차원의 대응을 이끌어야 할 김의겸 국회의원과 새 시정을 이끌어갈 김재준 시장 당선인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