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창업' 1 ] "맛집에 집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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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창업' 1 ] "맛집에 집착하지 말라"
  • 김철호 계곡가든 대표
  • 승인 2020.01.17 11:18
  • 기사수정 2022-01-18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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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대표
김철호 대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에는 항상 히스토리가 있게 마련이다.

대대손손 손맛을 계승해 온 전통이 살아있다거나, 이색 메뉴로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거나, 토속적인 음식이라는 전문성이 확고한 음식점에서 발견할 수 있는 키워드다.

대체적으로 우여곡절 끝에 맛을 완성해 나간 노력의 역사가 스며들어 있을테고,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스타성을 겸비함과 동시에 남녀노소 혹은 마니아층에게 어필한 충분한 매력을 갖는 소스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 거리가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기준이 되어주기도 한다.

맛 집이 단지 맛으로만 모든 것을 말해 주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 볼만 하다. 서울 강남 역삼동의 생태집은 20년이 넘는 맛 집이다. 스무 평 남짓한 조그만 가게다.

20년 전에도 그 규모이고, 지금도 같은 규모다.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이 없다. 여기서 변함이 없다는 것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훨씬 크고 번듯한 가게를 해야 마땅한

맛 집이지만 도무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하나다.

주인 겸 주방장의 마음씀씀이 때문이다.

흔히 비치하고 있는 가게 명함조차 없는 것을 보면 평상시의 주인장의 마음을 엿볼수 있다. 종업원도 오랫동안 머무는 것을 도통 보지를 못했다. 항상 달라진다. 당연히 손님에게 인색하고, 서비스도 엉망이다.

그러나 맛 하나만은 탁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온다.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단골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고객들뿐이라는 것. 맛 외에는 도무지 볼 것이 없는 식당이니 고객 마음이 변심을 하면 언제든 사람 발길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요소가 잠재돼 있다. 아무리 훌륭한 맛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들 감동과 만족을 느낄 수 없는 식당을 오랫동안 참아주는 고객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생태집은 주인장의 마음만 고쳐먹으면 진작 큰돈을 벌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주인장을 보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맛 집에 집착하지 말라.”

음식점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런 말을 하면 예외 없이 뜬금없는 표정을 짓는다. 도대체 제대로 하는 말이냐는 식이다.

두 번, 세 번 물어도 마찬가지다.

음식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음식점을 창업 하고 싶다면 맛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음식점 창업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창업자들이 맛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용기다. 맛은 손님이 평가하는 것 일뿐이다.

주방장 혹은 주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맛집이어야 소문이 난다. 예전에 성공한 음식점들은 예외 없이 맛 집이었다. 맛 하나만으로 성공했다.

허나 최근에 성공창업을 하는 음식점을 보면 맛으로만 승부를 거는 것은 아니다. 오감을 이용해서 승부를 거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순수하게 입으로 느끼는 맛은 30% 정도다. 나머지 70%의 맛은 몸으로 먹는 것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고, 피부로 느끼는 것 등이 몸으로 먹는 것이다. 음식의 맛은 다분히 소문 혹은 맛있게 보이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의해 맛있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음식 맛에 의해 혀를 내두는 정도로 참맛을 느끼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혀가 전부가 아닌 것이다. 혀끝에서나는 음식 맛은 진짜 맛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음식은 미각만으로 먹는 것이 아니다. 오감을 사용해서 먹는 것이다.

눈으로 감상하는 것이 그 첫 번째 맛이고,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 두 번째 맛이고, 귀로 즐기면서 먹는 게 세 번째 맛이다. 촉각을 사용해서 느끼는 것이 네 번째 맛이고, 마지막으로 미각으로 음식을 가늠하는 것이다.

음식점 창업은 오감의 법칙을 활용해야 한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고루 활용해야 한다.

음식 맛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식재료의 신선도, 식재료의 구성, 식재료의 양, 서비스 방법, 식사장소와 인테리어, 식사 중에 흘러나오는 음악, 입소문 등 종합적이다. 음식을 담는 그릇과 테이블 세팅도 중요하다.

특히 서비스가 맛을 좌우하는 요소를 각광받고 있다. 말로만 하는 서비스는 결코 서비스가 아니다. 손님의 오감을 자극할 서비스를 하는 것은 성공하는 음식점 창업의 중요한 요소다. 이들은 감동과 만족감을 동반한다.

오감에 호소한 음식점은 성공한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시키며 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별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맛과 여러 요소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은 훌륭한 이야기 거리가 된다. 이는 곧 치열한 외식 시장에서 맛 집만 고집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살아남게 해줄 최고의 무기가 되어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투데이 군산'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투데이 군산' 뉴스 디렉터>

 

김철호 대표는?

식품의약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이며 대한민국명인·수산신지식인·전 호원대학교 우석대학교 초당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호텔조리학과에서 쉐프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소비자경제신문. 지방신문에 “맛있는 창업”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산물 제조업체 내고향 시푸드와 전라북도 향토전통식품업소이며 군산시 맛집 계곡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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