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넘어서면서 우리는 이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나이’를 몸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날 거울 속 모습이 달라 보이고, 예전에는 하루만 쉬면 괜찮았던 피로가 오래 남는다. 체중은 쉽게 늘고 잘 빠지지 않으며, 허리나 무릎, 어깨처럼 한두 군데씩 불편한 곳도 생긴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계속 나이가 드는 걸까?’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을 반드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변화이고, 우리가 건강관리를 하는 목적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 젊은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어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몸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년이 되면 건강관리의 첫 번째 목표를 ‘살 빼기’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부비만을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체중계에 나타나는 숫자 하나만으로 건강한 몸을 판단할 수는 없다. 체중이 몇 킬로그램인지보다 내 몸에 근육이 충분한지, 계단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지,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 허리와 무릎의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지난 회에서 이야기했던 ‘버티는 힘’도 같은 맥락이다. 몸을 지지하는 근육을 유지하고 관절과 척추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걷고, 일하고, 여행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단순한 체중이 아니라 ‘기능’이다.
젊을 때는 더 날씬해지기 위해, 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했다면 중년 이후의 운동에는 조금 다른 목표가 필요하다.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편하게 움직이고, 몇 년 뒤에도 내 힘으로 걷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거창한 운동계획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걷고, 근육을 사용하고, 관절을 움직이고, 몸의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는 연습을 생활 속에서 반복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역시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건강관리의 한 부분이다.
우리는 때때로 나이가 든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주름이 늘고 체형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젊었을 때와 끊임없이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건강한 노화의 목표는 스무 살이나 서른 살의 몸을 되찾는 것이 아니다.
50대에는 50대의 몸으로, 60대에는 60대의 몸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건강한 삶이다. 혼자 걸을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고,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며, 일과 취미를 즐길 수 있는 몸. 결국 건강관리가 지향해야 할 곳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며 오래 살아가는 것, 즉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있다.
마흔 이후 몸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을 내 몸이 무너지는 신호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 내 몸을 조금 더 이해하고 돌봐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나이 드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지는 준비할 수 있다. 오늘 30분을 걷고, 몇 분이라도 근육을 사용하고, 충분히 자고, 내 몸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 그런 평범한 하루가 쌓여 앞으로의 10년, 20년의 몸을 만들어간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내려놓아도 좋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젊음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내 삶을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다희 초당대학교 의약관리학과 교수 (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