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기자의 DJ 취재기] '김홍일 전 의원 돕기' 성금모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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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기자의 DJ 취재기] '김홍일 전 의원 돕기' 성금모금 행사
  • 2010년 2월 6일 조종안(chongani)
  • 승인 2025.08.23 06:34
  • 기사수정 2025-09-20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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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2009년 7월 13일 폐렴 증세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받았다. 어느 날 증세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나 하루 만에 폐색전증이 발병하였다. 이후 인공호흡기 부착한 채 치료받아온 대통령님은 입원 37일째인 8월 18일 오전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유족과 의료진이 임종을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1시 43분 서거하였다.

빈소에 등장한 김홍일(김대중 대통령 큰아들) 전 의원은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행동·언어 장애를 연상케 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 전 의원이 파킨슨병을 얻게 된 것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안기부에 의해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당한 뒤 그 후유증 때문으로 알려진다.

김 전 의원의 모습은 얼굴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아 표정 변화가 없고 언어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줘 조문객과 TV 시청자들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그 순간 박정희와 전두환의 살기에 찬 인상이 오버랩되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아래는 김 전 의원이 <김대중자서전>에 남긴 기록 일부이다.

“남산에 끌려온 첫날, 수사관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두들겨 팼다. 하루를 한마디 말도 없이 구타만 했다.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눈을 뜨니 새 얼굴이다. 담당이 대여섯 명 되는 것 같았다. (중략) 까무러치기를 여러 번, ‘차라리 죽이라’고 소리쳤다. ‘죽여달라고? 허허, 이놈이, 여기서는 죽는 것이 가장 호강하는 거야. 너 좋으라고 죽여줘?’ 카메라가 보였다. 만약 내가 자백을 하면 ‘봐라, 김대중이 아들이 말했다’고 악용하려는 것일 거다. 나는 혹여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까 두려워 수사관의 눈을 피해 자살을 기도했다...(아래 줄임, 출처: <한겨레 21>)”

필자는 그해 4월에 쓴 기사(DJ 마지막 고향방문 동행취재기)에서도 김홍일 전 의원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였다.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김홍준(DJ 조카) 씨에게 사촌 형님(김홍일) 병세가 악화되어 보좌관이 수저로 떠 넣어주는 죽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긴 했지만, 고문 후유증이라는 생각에 착잡한 심정을 가누기 어려웠다.

몇 개월 후 필자의 기사를 읽은 회원 ‘대포동(미국 거주)’님은 “고문 후유증으로 식사도 혼자서 못 할 정도라니 마음이 아프다”며 ‘김홍일 전 의원 돕기’ 운동을 펼치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뜻있는 제안이었으나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해서 대포동님 뜻을 자유게시판에 공유했더니 다수 회원이 동참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희호 여사님이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으로 계시면서 활발하게 활동하실 때 추진해야겠다고 마음 굳히고 회원님들에게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 성금은 김대중 평화센터에 전달

‘후광김대중마을’ 카페 회원들의 정성이 담긴 성금모금 통장/사진=조종안
‘후광김대중마을’ 카페 회원들의 정성이 담긴 성금모금 통장/사진=조종안

지난 1월 4일 ‘김홍일 전 의원 돕기’ 안내문을 공지에 올리고 성금을 모으기 시작, 20일에 마쳤다. 성금 모금은 대통령님 서거 전부터 하고 싶었으나 현금을 모으는 예민한 행사여서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시작할 수 없었다. 해서 비서실을 통해 이희호 여사 허락을 받아 자유게시판에 안내문을 올렸다.

김홍일 전 의원 돕기 모금 행사는, 어려움에 부닥친 전직 의원을 돕는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참여하는 숫자나 금액에 부담을 갖지 않았다. 짧은 댓글이지만,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주고받는 자체가 성공이라고 믿었다.

미국, 덴마크 등 국외 거주 회원을 비롯한 각 지역 회원들이 골고루 참여해 줘 더욱 보람을 느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희호 여사는 물론 처음부터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대통령님도 무척 기뻐하셨을 것 같아 내심 흐뭇했다.

모금액이 1백만 원 가까이 되었다. 해서 이희호 여사 계좌로 입금하려고 비서실로 전화했더니 적당한 장소에서 전달식 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김홍일 전 의원 사모님이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성금 수령을 극구 사양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직접 댁으로 몇 차례 전화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중 대통령님 내외분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후광김대중 마을’ 회원들의 정성인데 참으로 안타까웠다.

어쩔 수 없이 비서실과 상의했고 여러 회원들의 뜻을 모아 2월 13일 ‘김대중 평화센터’로 1백만 원을 송금했다. 김홍일 전 의원과 이희호 여사, 그리고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도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비서실에서 전해왔다. 안타까움 가득했던 성금 모금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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