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기자의 DJ 취재기]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님께(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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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기자의 DJ 취재기]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님께(2004)
  • 2004년 12월 26일 조종안(chongani)
  • 승인 2025.07.26 06:09
  • 기사수정 2025-07-26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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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자택 방문한 DJ 팬클럽 회원들(2005년 1월 1일)/사진=조종안
동교동 자택 방문한 DJ 팬클럽 회원들(2005년 1월 1일)/사진=조종안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 안녕하세요.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도 닷새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지난 1년, 혼탁한 정계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오직 국익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신 대통령님의 노고에 감사와 축하인사 드립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대통령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모르는 진실을 알기 위해 만든 '후광김대중마을‘카페 운영자, ’종아니(인터넷 필명)‘라고 합니다.

어제는,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지구촌 사람들이 아기예수 탄생을 축복하는 성탄절이었습니다. 대통령님 댁에서도 가족이 모여 축하 예배드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평소에도 일요일이면 가족이 교회를 다녀오신다고 들었는데, 지난봄 결혼한 귀엽고 영특한 손녀(정화)와 손녀사위도 함께 참석했을 것이니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겠습니까.

대통령님!

지난 25일 새벽, 예수 탄생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동교동으로 새벽송 다녀온 후광 김대중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대통령님께 금일봉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받은 만큼이나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어제저녁에는 TV에서 불우아동 돕는 ‘사랑의 리퀘스트’에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나와 금일봉 전달하는 장면을 시청했습니다. 국민의 정부를 승계한 노 대통령을 보니, 따뜻하고 인자하신 전임 대통령 모습이 떠오르고, 안부라도 여쭙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봅니다.

대통령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정세와 국내 정치는 대통령님을 실망하게 했던 사건들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은 대한민국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홍보맨으로, 나아가 인류 평화와 화합을 위해 활동했던, 보람 있는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수립 이후 일곱 분의 대통령이 경무대와 청와대를 거쳐 갔지만, 퇴임 후 떳떳하게 활동했던 분이 없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나라와 국민의 불행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대통령님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더구나 오는 1월 1일에는 대문을 활짝 열고, 저희를 맞아주시겠다고 하셨으니 이보다 더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 있겠습니까.

‘김대중’ 앞에는 항상 ‘대통령’이나 ‘총재’, ‘대표’, ‘선생님’, ‘이사장’ 등 다양한 호칭이 따라다닙니다. 또한 통일의 문을 연 대통령, 노벨상을 수상한 대통령, 외환위기를 잘 넘긴 대통령, 박학다식한 대통령 등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냥 ‘김대중’을 더 존경합니다. 그 이유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섬에서 나고 자란 떠꺼머리 청년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인권과 민주화운동 전면에 항상 김대중이 있었고, 민초들의 사랑을 받는 김대중이기에 독재자에게 죽음을 넘나드는 핍박을 당했습니다. 80년 9월에는 신군부의 조작된 사건으로 사형 언도가 내려집니다. 하지만 부당한 권력의 회유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지요.

한 정치인이자 가장으로 가정의 화목을 깨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당한 타협은 상식일진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를 지켰습니다. 조작된 죄목으로 사형수가 되었으니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었을 터인데도, 책을 가까이하고 화초를 가꾸며, 하느님을 믿고 따랐던 그리스도 정신은 훗날 세계인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아내에게는 존경과 위로의 편지, 자식들에게는 격려의 편지, 손자·손녀들에게는 애틋하고 따뜻한 정이 담긴 글을 보내는 정성, 그리고 눈앞의 불행을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리는 정신이, 저에게는 임기 동안 업적보다 위대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이 아닌 ‘인간 김대중’을 더 존경하는 것입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정치인 가운데 부부애가 가장 좋고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김대중이라고 짤막한 설명을 곁들이며 자신 있게 말합니다.

대통령님이 겪었던 일들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지요.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 낙선하고, 네 번째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지요. 하지만, 박정희가 일으킨 쿠데타로 당선증은 휴지 조각이 됐고 구속까지 되셨습니다. 그게 40년 시련의 시작이었음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은 납치와 감금 고문과 협박, 여러 차례의 죽을 고비를 ‘인동초’처럼 이겨내시고 선진국 정상들에게 존경받는 거목으로 거듭나셨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빨갱이라서 싫다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들을 대할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열여섯 나이에 ‘대한독립 만세!’ 외치다 일경에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했던 유관순 누나를 생각해 봅니다. 1세기가 되어가지만 우리 모두는 그분을 할머니가 아닌 ‘누나’라 부릅니다. 또한 출신지를 따져 충청도 천안의 유관순 누나라 하지 않듯 당신도 지역과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의 지도자 ‘김대중’으로 불리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희호 여사님이 어련하시겠습니까만, 부디 건강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내일모레면 여든이 되는 제 장모님도 대통령님의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후광김대중마을’카페 회원 중에도 일흔 넘는 회원이 여럿 있습니다. 세상사 모른다며 질책받는 노인 가운데에도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분이 상당하다는 걸 아시면 조금이라도 위로될까 해서 말씀드린 것이니 ‘40대 기수론’을 외치던 시절의 힘과 용기를 잃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을유년이 시작되는 2005년 1월 1일 대통령님께서 저희를 맞이하기 위해 대문을 활짝 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아내는 함께 상경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대통령님을 뵈면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과 함께 흥분이 되는군요. 하지만 두 분께 드릴 작은 선물을 준비해 놓고 차분한 마음으로 뵙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1월 1일 그날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후광김대중마을’ 카페지기 종아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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