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만에 지역구 女도의원 탄생 예고…무투표 당선에 '싸늘'한 民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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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 만에 지역구 女도의원 탄생 예고…무투표 당선에 '싸늘'한 民心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2.05.30 12:30
  • 기사수정 2022-06-0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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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지방선거에서는 군산의 정치사(政治史)를 새롭게 쓸 만한 기록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 군산서 62년 만에 지역구 선출직(?) 여성 도의원 탄생을 눈앞에 뒀다.

박정희 당선 예정자
박정희 당선 예정자

군산시 도의원 제3선거구 박정희(61)의 당선을 예고 중인 것이다.

그는 당내 경선을 거쳐 민주당 도의원 후보로 최종 선출됐지만 본선서 그에 맞설 후보자가 등장하지 않아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상태다.

사실 그는 또 다른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군산시의회 첫 여성 의장(제7대 후반기)을 지냈다. 

하지만 지역서 반세기를 훌쩍 넘어 두 번째 배출한 여성 지역구 도의원이지만 분위기는 기대했던 만큼 들뜨지 않고 냉랭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산 도의원 4개 선거구 중 제3선거구를 포함한 3곳이 무투표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편이다. 

'민주당 일당 독주 폐해'와 '풀뿌리 민주주의 위기'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도의원을 주인인 유권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게 되면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  다시 주목받는 군산의 첫 여성 도의원 故 백효기

고 백효기 도의원/사진=전북도의회 홈페이지
고 백효기 도의원/사진=전북도의회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주목 받는 여성 정치인이 있다. 

군산의 첫 여성 도의원인  故 백효기(1908~1990).

그는 군산의 첫 여성 도의원이면서 전라북도 최초 여성 도의원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 조종안 시민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그는 서울 출신으로 동덕여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단다. 

그는 일본 소화약전(昭和藥專)에서 약사면허를 취득한 뒤 귀국해 서울에서 삼성약국을 개업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길에 나섰다가 군산에 자리를 잡고 명산동에 '백약국'을 열었다는 것이다.   

그는 1956년 5월 신익희 대통령 후보가 급서하자 충격을 받고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군산시의원에 출마했으나 당국의 조직적인 부정개표로 쓴잔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4년 뒤인 1960년 12월 그는 도의원에 당선(군산 제1선거구)됐다. 그의 나이 52세때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도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1961년 5월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가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 해산과 정당 활동을 금지해버렸기 때문이다.  

도의원 첫 등원하는 날 그의 외침은 지금까지도 작은 울림을 주고 있다.

"나는 일개 지방의원이지만 200만 도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내가 죽는 날까지 4.19로 희생된 아들, 딸들의 혼을 머리에 이고 한평생을 열심히 살겠노라"

"그리해서 그들의 한을 꼭 풀어주겠노라"

# 역대 도의원 출마자 73명…2명을 빼고는 71명이 남성

이현주 전 도의원
이현주 전 도의원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1995년에 처음 시작됐다. 

이 때부터 올해 제8회 지방선거까지 지역 내 도의원 출마자는 7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번을 포함해 2명을 제외하고 71명이 모두 남성이다. 

도의원 당선자 역시 제1회부터 제7회까지 27석이 모두 남성 몫이었다. 

김용화와 문면호가 3선, 강임준·송시환·이성일·조현식이 2선이다. 

당별로는 더불어 민주당(민주당 전신 포함)이 무려 27년 동안 당선을 독식하면서 불패의 신화를 써오고 있다. 무소속과 일부 정당 후보들이 간간이 민주당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거듭 실패했다.

군산 출신 여성 도의원은 이번 당선 예정자까지 포함하면 3명째다.

백효기 도의원(1960.12.20~1961.06.16)에 이어 50년 만에 당시 통합진보당 출신의 이현주가 군산서 두 번째 여성 도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제9대 도의회(2010.7.1~2014.6.30)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4년 뒤 이현주는 차기(제6회)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제5회 지방선거 이후 군산은 12년 만에 여성 도의원 배출을 앞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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