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도극장‧군산극장, 군산의 미래유산으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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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도극장‧군산극장, 군산의 미래유산으로 활용해야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7.08 17:15
  • 기사수정 2021-07-12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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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극장가의 기본 골격 유지… 도내 극장의 기원이란 역사성 살려야
씨네마 우일 역사…군산좌‧ 군산극장 이원체제(1930년)→ 씨네마 우일(2007년 3월 폐관)
국도극장 역사… 희소관→ 남도극장→ 국도극장(2005년 4월 휴업)
문화재 이외 유‧ 무형자산 대상 서울미래유산제 도입… 군산벤치마킹 절실
옛 국도극장/사진=투데이 군산
옛 국도극장/사진=투데이 군산
옛 우일시네마(군산극장)
옛 우일시네마(군산극장)

군산시도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 중 국가·서울시 지정·등록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울의 미래유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그 핵심적인 도입 대상이 전북과 호남극장의 원형 역할을 해왔던 국도극장과 씨네마 우일이다.

이들 극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북 최초의 극장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전북과 군산의 극장문화를 선도했을 뿐 아니라 그 당시 건물들이 어느 정도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복동의 옛 극장가는 초기 극장가 형성 이후 해당 건물들이 과거의 형태를 유지한 채 거의 100년~ 수십 년 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부경대 김남석 교수는 자신의 ‘개항장 군산의 대표극장 군산극장의 설립 배경과 역사적 의의에 관한 연구’에서 초기 조선의 지역극장 역사에서 군산극장의 존재는  전북을 넘어 전국에서 차지하는 위상 또한 크게 격상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군산극장과 쌍두마차 역할을 해온 희소관(국도극장)은 약 100년간 지역 극장가의 핵심적인 공간이었고 그 현존 건물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가고 있다.

# 군산의 극장 小史… 약 100년 역사 자랑

1914년 조선철도국 자료 ‘호남선’에 따르면 군산에 군산좌와 명치좌가 존재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뤄 그 시기 이전에 (군산에) 극장이 개설되었음은 분명하다. 명치좌는 중앙로1가(중앙로 1가)에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군산좌는 죽성동 수협 앞골목(동광한의원 뒤)에 위치했었단다.

아쉽게도 명치좌의 폐관 등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북 최초의 극장인 군산좌는 군산극장의 전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김남석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군산좌와 군산극장은 엄연하게 별개의 극장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그 근거로 한때 군산의 대표극장이었던 군산좌는 1930년 군산극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이후에도 여전히 운영되었고, 1932년 화재로 전소되면서 군산극장이란 이름만 남게 된 것.

군산극장과 군산좌는 공존하며 운영됐던 양립시기가 분명 존재했으며 일정한 공존기간을 거쳐 군산좌가 화재와 함께 사라지게 된 것.

군산좌의 화재 이후 군산극장이 지역의 대표극장으로 인정됐는데 후신으로 오해한 것은 극장주가 동일인이었기 때문에 빚어진 촌극이었고, 오늘날처럼 1호관과 2호관이란 개념이 없었던 시기여서 별도체제로 운영됐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를테면 일종의 형제 극장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아니면 초기형 지역 프랜차이즈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 개복동 극장시대 개막… 국도극장‧ 씨네마 우일의 과거와 현재

일본인 가와카미가 1921년 개복동에 희소관이란 전북 최초의 전문영화상영관을 열어 당시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곳은 해방 후 남도극장으로 바뀌었다가 1971년 건물 전면 증‧개축을 마치고 국도극장이란 이름 다시 바뀌었단다. 2005년 4월 휴업한 이후 사실상 폐관상태에 놓여있다.

지역 극장의 쌍두마차격인 군산극장은 1930년경 개복동에서 개관했는데 현재의 씨네마 우일의 자리다.

이곳은 역사성이 있는 군산좌의 자리에 축조된 극장이 아니라 기존 희소관과 인접한 곳으로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 극장가가 확대되게 됐다.

오늘날로 말하면 기존 건물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시설을 갖추고 인근 지역에서 경쟁을 벌인 것은 과거나 현재에도 흔하게 볼수 있는 일이다. 그것이 사업상 이유든지, 아니면 상권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곳은 연극공연과 영화상영이 가능한 다기능 공연장이었지만 해방 이후 확장공사를 거친 후 1996년 내부공사를 거쳐 씨네마 우일로 개칭했다.

씨네마 우일도 신축 당시 군산극장 시절의 기본 골격과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 서울시 사례 벤치마킹해야… 서울극장 등 서울미래유산제도 도입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 중 국가·서울시 지정·등록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미래유산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역사적 사건 및 인물과 관련된 장소나 서울 시민에게 잘 알려진 특색 있는 장소, 기념물을 비롯해 서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총망라한다. 예컨대 서적, 건물, 예술품, 시장, 골목 등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기술, 음악, 경관 등 무형 자산도 선정 대상이 된다.

선정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은 영화제작사인 합동영화(주)가 재개봉관이었던 종로 세기극장을 1978년 인수, 1979년 현재의 이름(서울극장)으로 바꾸며 개관한 곳이다. 당시 1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한 영화관은 1989년에는 3개관을 운영하며 국내 최초로 복합상영관을 도입했다. 1990년대에는 할리우드 직배사 영화를 수입·상영하며 국내 영화 배급에서 큰 역할을 했다. 서울극장은 이러한 역사성을 인정받아 2013년에는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군산도 가칭 군산미래유산제도의 도입 적극 검토해야

서울시가 문화유산을 육성하고 보존하기 위해 서울극장을 미래유산제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군산의 극장들은 초기 극장의 전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제도 운영의 필요성은 적극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향후 군산도 이 제도의 취지와 참고할 만 내용은 상당하다 하겠다.

이를 테면 월명동주민센터 앞의 도시재생홍보거리는 1930년대에서 1980년대 골목형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범위를 확대할 케이스라 평가된다. 또한 고군산군도의 특징적인 묘지 형태인 초분(草墳)도 이런 성격을 지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무형의 자산들도 서적이나 오래된 일기. 오래된 한의원의 한방 진료기록지(표)등도 가능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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