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예술문화+] 다빈치, 천재성 근원=겸손+관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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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의 예술문화+] 다빈치, 천재성 근원=겸손+관찰력
  • 송진희 서해환경 이사
  • 승인 2021.03.02 15:57
  • 기사수정 2021-03-11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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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77 x 53cm, 프랑스 루브르미술관​
모나리자, 77 x 53cm, 프랑스 루브르미술관​

15세기 인간중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역할이 매우 컸다.

화가, 조각가, 음악가이며, 건축가, 공학자, 도시건설가였으며, 천문학자, 지리학자, 발명가였다.

그는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섬세한 근육에 매료되어 해부학에 심취하기도 했다. 

이러한 다방면의 관심과 연구는 자신이 주문받은 작품의 3분의 2를 완성하지 못한 채 고객의 원성을 사게 됐고, 오히려 7,000 페이지가 넘는 스케치와 방대한 자료를 남겼다.

도를 넘은 이 천재 화가는 자신의 메모도 왼손을 사용해 역방향으로 써내려가 그만의 특징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해독하기 조차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현대의 제품은 기술력이나 기능 못지 않게 디자인이나 아름다움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미를 연결한 제품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듯, 현대의 기업은 그러한 분야를 접목할 줄 아는 인재를 요구한다.

레오나르도는 학문의 경계를 허물어 융합을 시도한 인물로도 유명한데, 그 대표적 결과물이 ‘비트루비우스 맨’이다.

1490년 펜과 잉크를 사용해 종이위에 그린 그림으로 현재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의 자연에 관한 치열한 관찰과 연구는 회화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이 그린 그림 속의 장식품과 같이 중요치 않은 옵션 중의 하나로 여겨졌던 중세의 화풍이 르네상스 시기로 오면서 소재의 윤곽이 부드러워지고 배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인간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는 데에는 레오나르도가 사용한  스푸마토(Sfumato)기법의 영향이 크다.

‘스푸마토’란 ‘연기처럼 사라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sfuma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색을 연기와 같이 미묘하게 변화시켜 색사이의 윤곽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도록 부드럽게 처리하는 명암법으로 ‘안개 마감법’ 혹은 ‘공기 원근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레오나르도는 ‘공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무수한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물과의 거리가 멀어져 공기층이 여러 번 겹칠수록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라고 생각하여 이를 회화 기법으로 사용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 진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레오나르도는 아주 작은 붓으로 모나리자의 입 부분만 30겹 이상의 붓질을 하여 모나리자의 입술에는 선이 없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뒷배경에도 선을 의도적으로 처리하지 않아 인물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레오나르도는 살아 생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나보다 앞선 사람들이 필요한 주제를 전부 다룬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잔치에 늦게 온 가난뱅이가 할 수 있는 일뿐이다. 나는 나은 이들이 버린 것들을 모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려 한다.”

자연이나 사회현상을 관찰하며 지혜를 얻기보다 하루하루 바쁜 일과를 해치우는 데 바쁜 현대인들은 반세기 전 레오나르도가 모아 나누어주는 지혜를 아주 조금 나누어 갖는 가난한 이들 중 하나일 뿐이다.

잠시 짬을 내어 그의 지혜 한조각 나누어 가지는 사치도 때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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