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예술문화+] 블록버스터급 전시와 예술노동 전시풍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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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의 예술문화+] 블록버스터급 전시와 예술노동 전시풍토
  • 송진희 서해환경 이사
  • 승인 2020.08.05 18:31
  • 기사수정 2021-03-1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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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400억 낙찰 후 2002년 천억원으로 자산 재평가된 반 고흐의 '해바라기'(1888년 作)
1987년 400억 낙찰 후 2002년 천억원으로 자산 재평가된 반 고흐의 '해바라기'(1888년 作)

 

반 고흐의 작품은 그가 죽은 후 100년 가까이 되어 세계 경매가를 갈아 치우며 최고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1987년 2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그의 작품 ‘해바라기 (1888년)’는  약 400억원에 일본 손해보험사인 ‘손보재팬’의 손에 넘어가고,  같은 해 11월 소더비 경매에서는 ‘아이리스 (1889년)’이 약 635억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1998년에는 반 고흐가 말년에 어머니의 선물로 그린 자화상 ‘수염없는 예술가의 초상 (1889년)’은 약 657억원에 경매를 통해 거래되었다. 

또  ‘의사 가셰의 초상 (1890년)’은 1990년 약 972억원에 일본의 제지 업체 명예회장 사이토 료에이의 손에 들어갔다.

반고흐의 그림 값은 매년 치솟아 소더비는 2002년 자산재평가 과정에서 ‘해바라기’의 감정가를 8천만에서 1억 달러로 평가했다.

작품 한 점에 천 억원을 호가한다.

그의 생전에는 3만원에 팔린 작품이 유일했고, 평생을 고독과 가난 속에서 살았던 사람.  죽어서 한 작품당 천억을 호가한들 그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을까?

예술을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것이 천박하다고 말하는 예술인이나 애호가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예술계 대다수 예술인들은 대부분 오랜동안 어렵고 힘든 빈곤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심지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들어오는 인부들 조차 인건비를 받아 가는 데 반해 예술인들은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단 1원 한 장도 책정되어 있지 않아  ‘예술노동’에 대한 대가가 전혀 없다는 불평이 나오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예술인들의 예술활동으로 나오는 결과물들은 ‘돈’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전시회는 예술가들의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마저도 없다면 신진 예술인들이나 중견 예술인들은 삶은 영위해 가는 데 더욱 곤란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술 전시를 개인의 이익, 또는 회사의 수익 제고를 위한 이벤트로 활용하는 자들의 꼼수와 횡포다.

과연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 유치하는 것이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문화 촉매일까? 

오래전부터 예술인들의 작품은 ‘소장’의 가치보다 있는자들의 ‘재산증식’의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마치 금궤처럼 가지고만 있어도 가격이 상승하고, 그 희귀성과 가치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재판매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훌륭한 작품은 누군가의 손에서 팔려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들어가고 또 그 누군가가 되파는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세계적 거장들의 제품을 유치하고자 하는 경쟁은 날로 치열해 졌으며 그것을 통한 수익을 노리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영화산업에서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미술전시 업계에도 ‘블록버스터 전시’가 생겼다.

어찌되었든, 돈이 되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도 좋지만 현대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신진 예술가와 중견예술가들이 많은 전시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예술 노동’에 전념할 수 있는 전시풍토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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