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맛' 대첩] 회무침과 밥알의 절묘한 식감…'반지회덮밥' 인기(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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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맛' 대첩] 회무침과 밥알의 절묘한 식감…'반지회덮밥' 인기(17)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4.23 14:54
  • 기사수정 2022-01-1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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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생소한 반지 회덮밥 원료 준치와 다른 밴댕이
중앙식당‧ 유락식당 등 백종원의 삼대천왕에 소개되기도
반지회덮밥
반지회덮밥

 

군산지역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음식 중 하나가 반지회덮밥이다.

일반화되지 않아 현지인들만 아는 음식이어서 일부에서는 군산사람들이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주지 않는 음식이라고 오해하곤 한다.

너무 맛이 좋아 지역사람들만 먹기 위해 외지인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처럼….그런 말이 사실인 것처럼 숨겨졌었는데 우연히 외부에 알려졌다.

수년 전 한 공중파의 먹는 방송(일명 먹방) 프로그램에 이들 음식점들이 소개되면서 군산을 대표하는 보배와 같은 음식의 하나로 각인됐다.

군산의 미식가들은 겨울이나 봄이면 무조건 반지로 한 끼 정도를 먹는 풍류를 지니고 있다.

보통 회덮밥이라고 말하지만 반지회덮밥이 정확한 이름이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군산에서만 반지가 제 이름으로 불린다.

다른 지역은 밴댕이로 부른다. 반지와 전혀 다른 원래 밴댕이는 디포리(보리멸과에 속한 바닷물고기)라 불리는 생선의 이름도 있다.

수도권에서 반지를 지역 사투리인 밴댕이로 불렀다.

강화나 인천의 밴댕이가 유명해지면서 반지는 자기 이름을 빼앗기는 아픔을 갖고 있다.

봄에 밴댕이를 많이 찾는데 한겨울 밴댕이도 기름진 살이 부드러워 맛이 좋다.

회정식도 좋지만 새콤달콤한 무침과 흰쌀밥의 궁합은 최고다.

째보선창으로 불리는 죽성포구 일대에 유명한 집들이 몰려 있다.

백종원의 삼대천황에도 소개된 째보선창을 지키고 있는 중앙식당(1996년 11월 개업)과 유락식당(1981년 9월) 등 모두 4곳이 그 주인공이다.

이 곳은 반지회덮밥을 전문으로 하는 군산토박이들의 전용 실비집이라 할 수 있다.

자웅을 겨뤄야 할 정도로 맛이 일품이어서 이를 만드는 이들 식당주인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유락식당은 오랜 역사답게 최근 코로나 19 위기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자녀들이 부모의 식당일을 돕고 있는 일종의 가족기업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시기에 모범적인 납세 때문에 군산세무서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을 것을 간직하고 있어 좀 이색적이다.

지난해 겨울엔 우연히 이 음식점 중 한곳을 들렀는데 외국인까지 그것을 찾고 있는 것을 보고 옆에서 정확한 발음을 해주면서 거들었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반지’는 군산사람들이 부르는 ‘밴댕이’의 또 다른 이름.

‘반지’라는 생선은 밴댕이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목포 등 하구도시에서 인기 있는 준치와 식감이 비슷하다.

이것의 올바른 명칭은 반지이고 밴댕이는 사투리다. 실제 본래의 밴댕이라는 생선은 따로 있지만 주로 말려서 사용되는 만큼 반지의 사투리인 밴댕이와는 다른 생선이다.

준치와 다른 생선류인 반지는 선어상태로 냉장 보관했다가 꺼내서 회덮밥을 만드는 것이 반지회덮밥이다.

반지는 겨울,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성 어족이다.

하지만 이들 음식점에서는 연중 싱싱한 반지회를 맛 볼 수 있다. 특히 잘 익은 갓김치에 싸먹는 반지회의 맛이 일품이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육질과 갓김치의 매콤 알싸한 맛이 어우러져 입 안 가득 침을 고이게 한다.

반지회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해마다 1월이면 1년 치(분) 물량을 구입하고 서해 먼 바다에서 잡아온 반지를 손질해 급랭시켜 보관했다가 손님상에 내고 있는 것이다. 

굳이 1월말에 난 것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 무렵이 연중 반지가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

4월에 나는 반지는 기름이 많아 구워 놓으면 물이 안 좋은 것처럼 배가 터져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한다.

군산 토박이들이 선뜻 추천해준 맛집일 만큼 찾아오는 손님들도 전국구다.

군산사람들은 물론 충청도, 대전, 광주 등 객지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심지어 외국인도 한번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이 곳을 찾을 경우 식당 종업원들은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손짓 발짓 통역을 하느라 곤혹스러워 할 정도다.

반지회덮밥은 생선 반지를 회 무침으로 버무린 뒤 밥에 얹어 비벼 먹는 방식인데 새콤달콤한 양념에 고소한 참깨 맛까지 어우러져 밥알과 함께 씹히며 느껴지는 식감이 천하제일이다.

이들 식당이 외지에는 반지회덮밥의 맛으로 알려졌지만 아나구탕도 그 못지않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 이들 식당은 온통 자리잡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 식당을 즐겨 찾은 이들은 40대 이상의 토박이 미식가들이다.

이곳을 자주 찾은 지역 50대 인사는 “이곳에서 맛보는 반지회덮밥은 엄청나다”면서 “외지 인사들을 안내하면 그 맛에 반해 단골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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