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 칼럼] 정치 무관심, 누가 가장 기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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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칼럼] 정치 무관심, 누가 가장 기뻐할 것인가
  • 강성옥 LX 파트너스 대표이사
  • 승인 2022.07.12 13:50
  • 기사수정 2022-07-12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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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강성옥

지난 4일 민선 8기 집행부와 제9대 시의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1948년 제헌헌법을 통해 처음 시행된 지방자치제도는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일부 지역에서 실시되었다. 43년이 지난 1995년부터 지금과 같이 단체장과 기초, 광역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영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브라이스는 '지방선거는 민주주의의 학교'라고 말하였다. 2022년도에 치러진 민주주의 학교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 50.9%를 기록하였다. 군산은 평균 투표율에 한참 못 미치는 38.7%였다.

지방자치제도의 취지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역의 주민들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다. 다만, 주민들이 행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으므로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주민의 대표를 뽑아 행정사무를 대행토록 하는 것이 기초, 광역의원과 단체장이다.

주민들의 복리, 문화와 교육 등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방선거에서 참여율이 이토록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정책이나 중앙정치에 비해 지방정치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여겨서 관심을 덜 갖기도 한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누가 되든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정치불신과 혐오주의가 주민들의 참여 정치를 가로막기도 한다.

지역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은 지방자치 발전으로 이어진다. 지방정치인들 또한 지역주민의 이익에 복무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시민들의 알 권리와 참여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정책결정 과정과 의정활동을 시민들이 쉽게 접하고 감시할 수 있게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시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를 돌아보면 방송국 촬영, 의정지기단 방청의 경우에 의원들이 발언을 절제하며 표현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책 결정이나 의정활동 등에 대하여 SNS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으로 시민들에게 직접 송출하는 방법도 의미가 있다.

둘째, 위법·부당 행위를 저지르거나 직무가 태만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있다면 언제든지 주민소환을 요구하거나 추진할 수 있도록 주민소환제 완화가 필요하다.

2007년 5월 시행된 주민소환제는 지역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 투표와 유효 투표 중 과반수 찬성으로 해임할 수 있다. 주민소환제는 지역주민 10~20%(시·도지사는 투표권자 총수 중 10%, 시장·군수는 15%, 지방의원은 20% 이상) 서명으로 소환투표 청구를 하고, 주민소환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 투표에 유효 투표 과반수 찬성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자투표와 개표요인인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에서 4분의 1로 완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주민소환 제도가 남용되거나 압박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주민소환 청구 사유에 대한 이유가 분명한지 판단하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주민청원제를 법제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이 제출한 청원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청원법]으로 정하였다. 지방정부도 주민들이 제안하는 청원이 정책과 행정, 의정활동에 반영되도록 [주민청원 조례]를 신설하여야 한다. 주민청원은 일정 수준의 주민동의가 있는 경우 공식답변을 하도록 해야 한다. 주민청원제도는 지방자치의 주민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넷째, 지방자치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은 지방자치 발전의 원동력이다.

1932년 이탈리아 총리에 오른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축구와 종교 음악으로 돌렸으며 교육에 투자를 하지 않아 40%에 달하는 문맹률을 기록하였다. 그는 파업과 공장 폐쇄 등 노동조합 활동 금지를 비롯하여 집권당에서만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하였으며, 사회활동 모두를 국가가 조정, 관리하고, 사실상 총리 해임이 불가능한 법안을 제안하였다. 정치에 신물 난 국민들은 법안에 무관심했고 결국 36년간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가 집권하는 꼴을 지켜봤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정치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가장 많이 발현된다. 대선 이후 뉴스를 안 본다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정치에 대한 불만이나 불안정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관심이라는 심리상태를 더 크게 드러내는 셈이다.

지방정치에서도 토호세력을 비롯하여 부패한 정치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정치에 무관심한 주민들이다. 일찍이 기원전 400여 년 전에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강성옥은?

현재 LX 파트너스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군산시의회 3선 시의원(5대~7대)

제6대 군산시의회 전반기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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