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창업' 23] '예비 창업자라면 ‘명태 멸종’에 대해 성찰해야'
우리는 자원을 지구에 빌려 쓰고 있다. 무한정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식재료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정된 상황 속에서 종이 멸종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그 당연한 진리를 잊고 산다.
창업을 할 때도 이 점은 중요하다. 원재료가 풍부한 창업 아이템을 선정해야 하는데, 고갈되어 복원할 수 없는 것을 복원하려고 시간이 드는 원재료를 선택하면 필패를 면치 못한다.
원재료가 멸종 상태에 다다랐다는데 ‘명태’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명태 어업은 조선 후기 들어 크게 번성했었다. 공식 사서(史書)에는 효종 3년(1562년) 승정원일기에 처음 언급된 이후 조선후기 사서에 줄지어 명태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명태가 우리 선조들에게도 ‘국민 생선’ 이었다는 것을 많은 역사 기록이 확인해주고 있다.
명태는 과거 동해안의 최대 소득원이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적게는 연간 1만여톤에서 많게는 5만여톤까지 잡혔다.
국가통계포털 어업·품종별 통계(1970∼2020년)에 따르면 강원도 명태의 최대 풍어기는 1974년으로, 그해 5만5,081톤을 잡아 올렸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감했다. 1999년에는 1,329톤, 2001년에는 72톤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졌다.
2007년부터는 어획량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연간 어획량은 많아야 연간 2톤을 오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63년 수산자원보호령 제10조에 길이 27㎝ 이하의 명태는 포획을 금지시켰으나, 8년 뒤 노가리를 대상으로 하는 소형명태 어업을 합법화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엄청났다. 노가리 어획량이 명태 어획량의 85∼94%를 차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가리 남획으로 명태 어획량이 떨어지자 정부는 1996년 10㎝ 이하, 2003년 15㎝ 이하, 2006년 27㎝ 이하의 명태를 잡지 못하게 했지만 너무 늦었다.
1971년부터 2006년까지 30년 넘게 노가리가 남획되면서 명태가 동해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 2019년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했다.
1980년대까지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명태가 사라지면서 100% 수입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를 보면 2021년 국내에서 수입한 명태 99.9%가 일본산(13만7216t)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이 0.1%(134t)를 차지했다.
국산 명태가 떠난 빈자리는 수입산 명태로 채워졌다. 국산 명태는 멸종 상태에 있고, 외국산 의존도는 더욱 커지면서 동해안에서는 사라져 가는 종(種) 자원회복에 대한 시급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4년부터 인공 종자 어린 명태를 방류하는 등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시대와 국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명태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종의 멸종이 일어날지 생각하면 눈 앞이 아득해진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구인의 입장에서, 창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종의 멸종에 대해 더욱 성찰을 해야 한다.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원재료가 풍부한 것을 찾아야 한다. 물론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원재료가 풍부 하려면 그 종을 지키려는 전 지구적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SF 영화 속 캡슐 하나로 배부르게 하는 미래사회의 이면에 종의 수많은 멸종이 암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린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철호 대표는?
식품의약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이며 대한민국명인·수산신지식인·전 호원대학교 우석대학교 초당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호텔조리학과에서 쉐프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소비자경제신문. 지방신문에 “맛있는 창업”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산물 제조업체 내고향 시푸드와 전라북도 향토전통식품업소이며 군산시 맛집 계곡가든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