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창업' 21] 꼰대의 재발견,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인내를 배우자
최근들어서 언론과 미디어를 점철한 유행어가 있다. 바로 ‘포기’다.
‘n포세대’라는 말에 바로 포기가 들어간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청춘들을 이야기 할 때 주로 쓰이는데, 요즘에서는 자영업자들에게도 통용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독 희생을 강요당하며 시쳇말로 '포기'란 배추 셀 때나 쓰는 법.
포기 하는 것도 습관이다. 포기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지금 이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필요하다.
혹자는 ‘꼰대’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며 비아냥 댈 수도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가끔은 꼰대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이 사회가 고지식한 꼰대의 재발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소상공인을 치면 다양한 검색어가 쏟아진다. 그 중 업종변경 혹은 폐업과 같은 검색어도 종종 보인다.
이 검색어야 말로 요즘을 살아가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리두기 강화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테이블 한 칸 띄어앉기 등으로 도통 정상적인 장사를 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요식업종 소상공인들은 배달로 영업을 전환하려 해도 배달 수수료가 발목을 잡고 있어 쉽지가 않다. 이에 장사를 접고 취직을 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언론보도가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다.
필자 역시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직면한 상황들로 노력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중학교에 늦게 들어가 동기들보다 두 살이 더 많았던 필자는 남들은 쉬이 가는 중학교를 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섬에 들어가 쭈꾸미, 오징어를 잡기도 했다.
힘들고 지친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이 순간을 지나고 나면 나는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며 더 나은 사람이 되었있으리란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 결과 대학교는 물론 대학원도 진학했고, 50세 즈음에는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포기의 순간, 포기를 하지 않았더니 결국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낸 것이다.
인생은 마라톤 게임이라고들 한다. 단거리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묵묵히 레이스를 이어나가는 게임이다.
왜 앞으로 치고 나가는지 조급해 할 필요도 없고 날씨가 험하면 잠시 천천히 가면 된다. 멈추지 않고 조금이라도 갈려는 의지만 있다면 골인점에 도달할 수 있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종내엔 돌에 구멍을 뚫듯이,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다.
수적천석의 출전은 중국 남송 때의 학자 나대경이 쓴 '학림옥로(鶴林玉露)'이다.
중국 북송(北宋) 때 장괴애라는 사람이 숭양현의 현령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당시 숭양현은 도둑질이 만연해 있어 관아의 창고에 있는 물건까지 자주 도난 당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괴애가 관아를 순시하다가 창고에서 황급히 도망치는 하급 관리를 보게 되었다. 수상하게 여겨서 그를 잡아다 심문하니, 창고에서 엽전 한 닢을 훔쳐 상투 속에 숨겨서 나온 것이었다.
장괴애는 관리에게 여죄를 추궁하며 형리를 시켜 곤장을 치게 했다. 그러자 관리는 겨우 엽전 한 닢 훔친 것이 뭐가 그리 큰 잘못이냐면서 항변했다.
이에 장괴애는 “하루에 일 전이면 천 일에 천 전이다(一日一錢 千日千錢). 가느다란 노끈이라도 계속해서 문지르면 나무가 끊어지고, 작은 물방울이라도 계속해서 떨어지면 돌이 뚫리는 법이다”라고 판결했다.
사실 포기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다. 붙잡고 있어 득 될 것이 없다면 빨리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고 자신의 미래가 걸려 있는 부분에서 쉽게 포기해선 안 된다.
노력이 안 되는 일은 때론 인내로 해결될 수 있다. 포기하는 습관을 들이지 말자.
정신력을 강조하는 꼰대라 미안하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렇게 해서라도 버틸 수만 있다면 꼰대가 되더라도 무엇이 대수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텨나가는 습관을 들여 골인지점까지 꿋꿋하게 가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철호 대표는?
식품의약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이며 대한민국명인·수산신지식인·전 호원대학교 우석대학교 초당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호텔조리학과에서 쉐프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소비자경제신문. 지방신문에 “맛있는 창업”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산물 제조업체 내고향 시푸드와 전라북도 향토전통식품업소이며 군산시 맛집 계곡가든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