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항 관할권 만장일치 군산 결정…‘3개 시군 상생’·'항만 명칭' 과제
새만금신항 관할권이 군산시로 결정됐다.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중분위)가 7일 새만금신항 개발사업 해상 매립지와 신항 방파제 등 해상 매립지의 관할 지방자치단체를 군산시로 귀속하기로 의결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군산·김제·부안 간 관할권 갈등이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다만 김제 측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이 당장 끝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군산시는 이번 결정을 ‘승리’로만 받아들이기보다 김제·부안과의 갈등을 매듭짓고 새만금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관할권 결정 이후 새만금신항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의 무게중심이 ‘누가 관할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함께 개발할 것인가’로 옮겨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군산항을 ‘새만금항’으로 바꾸는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의 향방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중분위 "군산시 귀속"…7차례 심의·현장장문 거쳐 결정
행정안전부는 이날 중분위가 새만금신항 개발사업 해상 매립지와 새만금신항 방파제 등 해상 매립지의 관할 지자체를 군산시로 귀속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 대상은 새만금신항 건설을 위해 매립이 완료된 일부 구간이다. 향후 항만 접안시설과 관리부두, 진입도로, 방파제, 어선보호시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 지난 1월 행안부에 관할 결정 신청을 낸 이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이 각각 의견을 제출하면서 2월부터 중분위 심의가 시작됐다.
중분위는 공정한 판단을 위해 모두 7차례 심의를 진행하고 한 차례 현장방문도 실시했다.
군산·김제·부안 3개 시·군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군산지방해양수산청, 새만금개발청, 전북특별자치도 등 관계기관의 의견도 청취했다.
중분위는 신규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인근 지역과의 연접관계, 자연지형과 인공 구조물의 위치, 행정 효율성과 주민 생활 편의성, 매립으로 인해 기존 지자체가 잃게 되는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해당 매립지의 관할 지자체를 군산시로 최종 결정했다.
중분위는 특히 새만금을 둘러싼 지방정부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의결 과정에서 인접 지방정부 간 대립을 지양하고 협의와 협력을 통해 새만금이 글로벌 신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결정에 이의가 있는 지자체는 통보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군산시 "이제 갈등 끝내고 군산·김제·부안 함께 가자"
군산시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지역 간 갈등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재준 시장과 김의겸 국회의원은 이날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6만 시민 여러분께 기쁜 마음으로 이 소식을 알린다”며 “오늘의 결정은 시민의 열망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이번 결정을 군산의 ‘승리’로만 규정하기보다 새만금의 공동 발전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과 김 의원은 “이제는 새만금을 둘러싼 갈등도 매듭지어야 한다”며 김제시와 부안군에 진행 중인 법적 다툼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함께 정리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연합 구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군산·김제·부안이 각자의 이해관계만 앞세워 경쟁하기보다 새만금이라는 공동 자산을 기반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시장과 김 의원은 “군산, 김제, 부안이 따로 움직여서는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새만금의 꿈을 함께 현실로 만들고 그 성과를 세 지역 주민들의 삶으로 돌려드리자”고 말했다.
군산시 입장에서는 관할권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반복돼온 지역 간 갈등의 고리를 끊고, 새만금 개발의 성과를 3개 시·군이 함께 나누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김제 측 "일방적 결정"…법적 대응 가능성
반면 김제 측의 반발은 거세다.
군산·김제·부안乙 지역구로 둔 박지원 국회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분위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정부와 당, 지역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으고자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일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번 결정이 지역의 화합과 자율성을 무시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8월 김제시와 부안군이 중분위 심의 연기를 요청했음에도 의결이 강행된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관할이 먼저 결정될 경우 행정력과 재원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사용되기보다 불복과 소송 등 갈등 대응에 소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동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시점에 관할선부터 그어 합의의 여지를 좁혀버렸다”고 비판했다.
현장 행정 여건과 연접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육상 접근성과 행정서비스, 상주 인력의 생활권, 개발 지연 가능성 등을 우려 사항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새만금 3개 시·군의 상생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정부와 전북도에 관할권 결정 이후에도 상생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군산·김제·부안이 기반시설 비용을 분담하고 개발에 따른 편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별지방자치단체 논의 역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는 행정체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새만금의 관할은 나뉠 수 있어도 전북의 미래까지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김제시는 오는 8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분위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과 함께 법적 대응 여부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새만금신항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은 법적 절차를 통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관할권 결정 이후 항만법 시행령 항만 명칭 변경 문제는?
관할권 결정은 또 다른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해온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해수부는 그동안 국가관리무역항인 군산항의 명칭을 ‘새만금항’으로 변경하고, 그 아래에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을 두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 재입법예고된 개정안에도 기존 군산항을 새만금항으로 변경하고 새만금신항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을 하나의 항만체계로 묶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새만금 개발의 상징성을 항만 명칭에 반영한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였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새만금신항의 관할권까지 군산시로 결정되면서 군산항과 새만금신항 모두 군산시 관할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군산항의 이름을 굳이 ‘새만금항’으로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의겸 의원 역시 이날 새만금신항 관할권 결정이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기존 개정안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새만금 신항 관할권 결정으로 127년 역사를 품은 군산항의 명칭이 새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새만금신항 관할권 결정 이후의 논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