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군 데스크 브리핑] 새만금 신항 관할권 지자체 자율적 합의의 현실성

2026-08-13     신수철 기자

새만금신항 관할권 결정을 앞두고 박지원 의원(군산·김제·부안 을)이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중분위)에 예정된 심의를 연기하고,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만금특별자치단체’를 통해 자율적인 합의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새만금신항을 둘러싼 군산·김제 등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고, 막대한 행정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상황을 피하자는 것이다.

취지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가 없다.  새만금을 지역 간 다툼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 미래산업의 거점으로 만들자는 주장은 충분한 명분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율합의’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점이다.

군산과 김제는 이미 새만금신항 관할권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각 지자체가 나름의 논리와 법적 근거를 내세우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에게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고 한다고 해서 쉽게 합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새만금 신항 관할권 문제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경계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항만 운영과 행정권한, 지역의 이해관계, 향후 세수와 각종 권한 등이 얽혀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을 지자체의 자율적 협상만으로 풀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왜 지금 중분위 심의를 미루자고 제안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박 의원은 중분위의 위원 한 명이 공석이고 정부 당연직 위원들의 의견 수렴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검토 가능한 주장이다.

하지만 심의를 연기한 뒤 ‘새만금특별자치단체’에서 자율합의를 추진하자는 구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합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자는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근거도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심의 연기 이후 무엇을 할 것인지, 그 기간에 어떤 방식으로 지자체간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분위의 결정이 늦어질수록 관할권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그만큼 길어진다. 새만금신항 개항과 항만 운영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할 주체가 확정되지 않는 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이 실제로 군산·김제·부안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과 합의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름만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어 놓고 관할권 결정만 뒤로 미룬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시간을 연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