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군 斷想] 화려한 참모에서 외로운 수장…이제 책임은 김재준의 몫

"중앙정치 무대의 사고 논리로만 지역 현안을 재단하려 든다면 큰 낭패"

2026-06-25     신수철 기자
사진 편집=투데이 군산
투군 편집국장

후보 지지율 3.8% 꼴찌에서 역대 시장 선거 최고 득표율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거머쥔 김재준 시장 당선인이 내달 1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국회의원 보좌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 춘추관장, 국회의장 공보수석, 그리고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총괄선대본 공보부단장까지.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쌓아 올린 이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 곁에서 국정을 조망했던 그의 ‘중앙 네트워크’는 군산의 발전을 견인할 강력한 자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화려한 경력의 이면에는 단 한 번도 ‘최종 책임자’로서 시험대에 서보지 않았다는 맹점도 숨어 있다. 참모 시절에는 설령 판단 실수가 있더라도 그 정치적 책임의 끝은 결국 자신이 모시던 지도자들이었다. 비바람을 막아주던 그늘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민선 시장이라는 자리는 정책 결과는 물론, 사소한 정무적 판단 하나까지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외롭고 엄중한 자리다.

더욱이 그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도 그리 녹록지 않다.

군산 출신이면서도 그의 지역 내 정치적 지지기반은 지극히 취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당장 새로 출범하는 군산시의회만 둘러봐도 선거 과정에서 그를 지지했던 시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정치적 우군’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김재준 호의 앞날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열쇠는 결국 ‘지역민과의 치열한 소통’ 그리고 정책적 성과 뿐이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그에게는 시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시정 동력을 확보할 강력한 지지대다. 여기에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굵직한 민생 성과가 더해진다면 그 어떤 우군보다도 막강한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중앙정치 무대의 관성이나 사고 논리로만 지역 현안을 재단하려 든다면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또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중앙의 화려하고 세련된 문법만 고집하는 순간, 민심은 차갑게 돌아선다.

김재준 호의 첫 취항을 바라보며 축하의 박수 이면에 지울 수 없는 불안감이 교차하는 것은 비단 기자의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이 서늘한 우려는 역설적이게도 그가 실패한 시장이 아닌, 군산의 지형을 바꿀 성공한 시장이 되기를 바라는 지역사회의 간절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투데이군산>에 실린 어느 한 시민의 시구처럼 '가장 눈부신 오늘일수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지 말고, 고개를 숙여 너를 꽃으로 만든 흙을 보아라'는 충언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한다. 

시민들이 시장 김재준에게 기대하는 것은 중앙 정치 무대의 화려한 경험 보다는 군산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성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