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共感)의 틈] '다섯 개의 1/5이 모여 하나가 되는 군산 공동체'

2026-06-09     정회상 군장대 석좌교수(미국 정치학 전공)
장학재단 매촌의숙 정회상 이사장/사진=투데이 군산

최근 한국의 지방선거가 끝났다.

군산 출신으로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필자는 시차가 있는 미국의 새벽, 잠이 이루지 못한 채 이 글을 쓴다.

오랜 해외생활 끝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내 고향 군산이 더 발전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지금, '승자'와 '패자'라는 표현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과 '상대적으로 적은 지지를 받은 사람'이라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경쟁의 과정이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다시 함께 손을 잡고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시민의 더 많은 지지를 받아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른 분들께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치인은 다섯 종류의 부류와 사람들과.함께 가야 한다.

첫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온 지연·학연의 친구와 동문들이다.

둘째는 선거과정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뛰어준 선거 동지들이다.

셋째는 새로운 정치적 인연을 통해 가까워진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후보직을 내려놓고 자신을 지원해 준 이들도 포함된다. 

넷째는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주민들이다. 생각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 때로는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까지 포함된다. 

다섯째는 가족과 친척들이다.

정치인은 이 다섯 부류의 의견을 각각 1/5씩 존중해야 한다. 다섯 개의 1/5를 더하면 결국 하나가 된다.

여기에 자신의 정책과 비전, 전임자들의 긍정적인 성과, 지역 원로와 각계각층의 의견까지 더해질 때 비로소 지역발전을 위한 온전한 방향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무엇보다 주민의 뜻을 우선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시민의 선택이 부여한 책임은 이재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한표 한표에는 지역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명령이 담겨 있다.

정치학자 레비스키의 저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하는 제도며,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조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선출직 지도자들은 독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삼권분립 또한 결국 '견제와 균형'에서 출발한다.

지방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기관과 정치세력이 주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바탕으로 견제하면서도 협력할 때 건강한 지방자치가 가능하다.

지금 군산은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대교체의 흐름도 단순한 나이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시민문화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정책과 더불어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군산적 민주주의'가 정착된다면 전국의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들이 상대의 의견을 더욱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수였던 의견이 내일은 다수의 의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결국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치르며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만큼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렇기에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이들은 이겼다고 생각 말고, 상대적으로 적은 지지를 받은 이들은 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지역에 필요한 것도 바로 함께 가는 힘이다. 

학연과 혈연! 지연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튼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철학인 '우분투UBUNTU'는 당신이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I am because you are!) 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의 군산에도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군산을 하나의 공동체 기업인 '군산 주식회사'라고 생각해보자. 시민은 주주이고, 선출직 공직자는 경영을 맡은 대표자다.

주주들이 서로 협력하고 대표자들이 책임 있게 역할을 수행할 때 기업이 성장하듯, 군산의 발전 역시 시민 모두의 참여와 협력 속에서 가능하다. 

회사의 이익이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듯, 군산의 발전은 곧 시민의 행복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멀리서 고향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간절히 기원한다.

정당도 중요하다. 그러나 주민이 있어야 정당이 존재하고, 주민이 있어야 지방정부도 존재한다.

군산이 하나의 공동체로 더욱 단단해지고, 여기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 더해지는'하나+ α(알파)'의 모범도시가 되길 바란다.

멀리서 응원하는 한 노병의 작은 기도다.

이제는 군산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