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군 斷想] 반등해도 '본전', 못 하면 '절망'…‘운명의 시험대’ 선 市 청렴도
군산시가 올해 청렴도 평가에서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등급 반등의 문제를 넘어선다.
시가 지금 처해진 상황은 청렴도 등급이 올라가도 본전이고, 만약 그대로라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지는 이중의 딜레마다. 올 한해 시는 그야말로 '운명의 시험대'에 선 셈이다.
올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할 2025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를 앞두고, 시는 외형적으로는 청렴도 반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주재 청렴도 추진협의회를 개최하고, 보조금 분야 개선, 인사제도 정비 등 각종 실천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시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전국 최하위권인 '5등급'이라는 바닥 상태가 만들어내는 역설적인 부담이 존재한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냉소 속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바닥을 찍었는데,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지 않았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만약 등급이 한두 단계 상승하더라도, 지역에서는 이를 '당연히 회복해야 할 최소한의 수준'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칭찬받기는커녕, "이제야 제자리"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구나 강임준 시장에게 이번 청렴도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정치적 무게감을 동반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올해 청렴도 평가는 사실상 민선 8기의 청렴도를 공식적으로 평가하는 마지막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다.
참고로 강 시장은 민선 8기 임기 내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결국 시 입장에서는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청렴도가 반등한다면 "이제야 최소한의 책임을 다했다"는 인식을 벗어나기 어렵고, 반등하지 못한다면 "끝내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감과 절망감으로 직결될 것이다.
청렴도 평가는 단순한 행정 성과를 넘어, 시정 전반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묻는 일이다. 더욱이 청렴도는 단순히 숫자로만 환원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지금 시에 필요한 것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행정을 바라보고, 그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다.
물론 ‘몇 등급 상승’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진짜 중요한 건 시민이 그 변화를 믿고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단순한 숫자 반등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본질적인 과제가, 지금 시와 강 시장 앞에 또렷이 놓여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