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 명칭 바뀐다는데~'… 市·정치권 보도자료에 단 한 줄 언급도 없었다

새만금특위만 이름 변경에 대해 살짝 아쉬움 피력 시, 시의회, 신영대 국회의원, '의도적 은폐' 의심

2025-05-13     신수철 기자
신영대 국회의원 보도자료

126년의 역사를 가진 ‘군산항’이라는 이름이 항만법에서 사라지게 됐지만, 정작 군산시와 정치권은 그 사실을 보도자료나 공식 입장문에서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름 변경이 지역 정체성과 직결된 사안임에도 시민에게 설명 없이 넘어간 것은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 마저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중앙항만정책심의회는 지난 2일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을 통합해 '새만금항'이라는 이름의 국가관리무역항(One-Port) 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항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존 ‘군산항’의 이름을 삭제할 예정이다. 126년 역사의 군산항 이름이 사실상 법률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군산시와 시의회, 신영대 의원이 각각 발표한 각종 보도자료 및 성명서 어디에도 군산항 명칭 변경 사실에 대해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군산항 제2의 도약’, ‘전북 관문 항만’, ‘원포트 성공’ 등의 표현을 써가며, 원포트 지정의 성과만을 내세웠다.

실제로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군산항은 전북특별자치도의 항만 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2 도약의 발판”이라며 '원포트' 결정 만을 부각시켰다.

그렇지만, 명칭 변경의 법적 근거이자 향후 절차인 항만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시의회도 성명에서 “원포트 무역항으로 지정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전북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 평가했다.

역시 ‘군산항 명칭 삭제’에 대해선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다.

신영대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통합은 당연한 결과이며, 지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면서 “관할권을 군산으로 귀속시키는 데 끝까지 힘쓰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군산시청 보도자료

그나마 시의회 새만금특위가 환영 입장을 내면서 “통합항 명칭이 군산항이 아닌 새만금항으로 결정된 점은 아쉽지만, 전북의 통합 항만 브랜드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군산항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닌 지역 정체성 그 자체인데,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넘어가는 건 시민에 대한 기만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지역 정치권이 의도적으로 숨기려하지 않았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자칫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원포트 지정을 성과로 포장하면서 가장 민감한 이름 변화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 은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산항이 새만금으로 이름이 변경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시장과 시의원, 국회의원의 주권자인 시민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사는 "강임준 시장과 신영대 국회의원 재임시기 '군산항' 이름이 사라지게 된 것을 역사는 똑똑히 기억할 것이고, 또 적절히 대응했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